기사 메일전송
한은 “지난 60년 우리나라 경제위기 특징, ‘기업부채’ 위기”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8-01 02:27:57

기사수정


[이승준 기자]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가 적어도 3번의 경제.금융위기에 직면했고 이는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가계나 정부 부채 위기가 아닌 기업부채 위기로부터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최연교 통화신용연구팀 과장은 31일 ‘지난 60년 경제환경변화와 한국기업 재무지표 변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앞으로 중소기업과 부동산업 등의 재무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1960년대 들어 소위 ‘관치금융’이라고 불리는 정부 주도 금융자원 배분체제를 확립했고 이후 약 30여 년간 한국 기업들이 취약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고성장을 거듭해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금융체제와 이로부터 파생된 기업의 재무구조는 외부충격에 근본적으로 취약했고 수차례의 부채위기를 넘기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첫 번째 위기는 1971∼1972년 기간으로 제조업 부채비율은 1965년 93.7%에서 1971년 394.2%로 급등하고 차입금 의존도는 26.2%에서 55.9%로 상승했다.


두 번째 위기는 1980∼1981년이다. 1980년 평균 부채비율은 487.9%, 1982년 451.5%까지 치솟았고,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7.0%와 18.1%로 지난 60년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1997∼1998년의 세 번째 위기 역시 부채비율이 1997년 396.3%까지 올라갔지만 자기자본비율은 20.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다만 1997~1998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의 재무지표는 크게 변화해 성장성이 낮아지고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는 많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면서 각종 자금, 창업 지원과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확대됐고 차입금 평균 이자율에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중소기업들은 국내 시장의 과밀한 경쟁, 신흥국 제조품과의 경쟁 압박, 대기업과 원청 관계에서 협상력 열위 등으로 ‘매출액영업이익률’에서는 대기업과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과거 정부의 금융 개입과 과도한 정책적 지원이 대기업들의 안정성을 저하시키고 외부 충격이나 경기 변동에 취약하게 해 결국 부채위기를 맞게 됐던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차입금의존도, 부채 비율, 낮은 이자보상배율이 지속 되는 데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행해진 각종 금융지원책이 기업 신용리스크를 단기적으로 낮춰 잠재 리스크를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인 영향이 시간을 두고 나타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5년 이후 제조업의 비중이 줄고 부동산업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 눈에 띈다며, 부동산업이 총자산회전율이나 명목 GDP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인 데 비해 부채 비중이 팬데믹 기간 중 가파르게 늘어난 부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경제일반더보기
 기업·산업더보기
 금융더보기
 부동산더보기
 뷰티더보기
 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