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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가짜석유 제조 일당.먹튀 주유소 운영자 적발...첫 현장 압류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12-11 19: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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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국세청 제공[이승준 기자] 가짜 석유를 만들어 차랑용 경유로 속여 팔거나 면세유를 빼돌려 팔다 적발되면 폐업한 뒤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 주유소'를 운영해온 일당들이 국세청에 대거 적발됐다.


국세청은 지난 9월부터 이달 초까지 35개 유류업체를 조사해 무자료 유류 304억 원, 가짜 석유 44억 원어치를 적발하고 처음으로 현장에서 유류 압류에 나섰다.


국세청은 우선 차량용 경유에 무자료 선박유나 값싼 등유를 혼합해 가짜 석유를 제조해 속여 팔아온 판매대리점들을 적발했다.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자동차용 경유와 무자료 선박유, 값싼 등유를 혼합하여 44억 원 상당의 가짜석유 제품을 제조한 뒤 일당이 운영하는 19개 먹튀 주유소를 통해 차량용 경유로 속여 판매해 왔다.


이들은 적발될 때를 대비해 도피 자금 1억 원을 주기로 하고 대신 처벌 받을 사람을 포섭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무조사 당시 19개의 먹튀 주유소는 이미 폐업한 상태였지만 국세청은 실행위자로 판단되는 이 모 씨에게 관련 세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와 함께 노숙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이른바 '바지 사장'으로 내세워 동일 장소에서 먹튀 주유소를 반복 운영해온 실행위자들도 적발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했다.


노숙자 명의를 내세워 사업 중이던 한 주유소는 국세청이 조사를 착수하자 무단 폐업한 뒤 곧바로 동일 장소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기초생활수급자를 사장으로 내세워 주유소를 재개업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주유소에서 확보한 일일수입금액 장부를 통해 수익금 귀속자를 추적한 결과 실행위자인 김 모 씨를 적발해 매출누락 68억 원, 무자료매입 54억 원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고 고액 세금계산서 미수취 혐의로 고발했다.


100억 원 상당의 면세유를 무자료 매입해 유통시킨 판매대리점도 적발됐다.


한 급유대행업체는 브로커로부터 뒷돈을 받을 목적으로 외항 선박사와 공모해 면세유를 빼돌린 뒤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무자료 매입하여 먹튀 주유소 등에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먹튀 주유소 운영 혐의가 짙은 개업 1년 이내 신규 주유소 10곳에 대해 명의 위장 및 무자료 유류 거래 등을 확인해 즉시 폐쇄조치 했다.


또 조사 착수 당일 석유관리원, 경찰과 공조해 먹튀 주유소 4곳의 유류 127kl, 시가 2억 원 상당을 현장에서 처음으로 압류했다.


압류한 유류는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매각해 국고에 환수할 예정이고, 앞으로는 단속 시 현장 유류 압류를 절차화해 조세 채권 확보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국세청은 먹튀 주유소 운영 혐의가 있는 사업자등록 신청자의 경우 전담 직원이 자금 출처와 유류 매입처, 사업 이력 등 명의 위장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재개업자 등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전담 직원이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대부분 먹튀 주유소가 폐업한 뒤 대응해 실행위자를 적발하는데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전산 분석 체계를 개선해 불법 유류 유통 혐의 업체에 대한 단속 시기를 최대 4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불법 유류의 온상이 되고 있는 면세유 유통 흐름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13개 기관의 면세유 자료를 전산 수집하고 분석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을 정식으로 개통할 예정이다.


최근 먹튀 주유소가 세금 징수를 회피하기 위해 신종 수법을 악용하는 사실도 국세청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른바 '신용카드 매출채권 팩토링 계약'이란 수법이다.


먹튀 주유소를 개업할 때 발생할 신용카드 매출 채권을 담보로 주유소가 팩토링사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으면, 팩토링사가 주유소의 선순위 채권자가 되어 나중에 국세청이 주유소의 신용카드사 매출 채권을 압류할 수 없게 되는 방식이다.


최근 3년간 한 팩토링사와 계약한 394개 주유소 기운데 1년 이내 단기 폐업한 먹튀 혐의가 있는 주유소는 94개(24%)로 이들의 체납액은 165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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