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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국음식문화사 - 한국 음식문화의 미학, 그 여정에 대한 역사적 이해' 발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4-02-08 08: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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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원조 논란 속에 들여다보는 한국 음식문화의 역사와 미학


[이승준 기자]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박지향)은 김치, 삼계탕, 쌈문화 등의 한국음식이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문화원조 논란 속에서, 한국문화의 특징과 역사성을 확인하고 동아시아 문화교류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기 위해 기획한 연구총서 '한국음식문화사- 한국 음식문화의 미학, 그 여정에 대한 역사적 이해'(구도영 등 공저)를 발간했다.


예로부터 한국인은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었고’, 떡국을 ‘먹어야’ 비로소 한 살을 ‘먹는다’고 했다. 한국인은 특별한 음식을 차려 먹는 행위로서 새해를 맞았고, 먹는다는 표현으로 나이 듦의 과정을 이해하고 공유했다. 먹는 행위나 음식의 표현은 비단 한 해의 시작과 나이 듦에만 멈추지 않는다. 먹는 것에 대한 애정을 반영하듯, 한국에는 유달리 음식과 관련된 속담도 많다. “금강산도 식후경”, “마음 먹기 달렸다”, “밥벌이”, “그 나물에 그 밥”, “죽도 밥도 안 된다”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음식 안에 인생의 희노애락이 들어있고, 밥 먹었느냐는 말이 인사말이 될 정도다.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에는 한국문화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음식문화는 단지 개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사회상과 역사상을 반영하는 공동체적 행위이기도 하다.


이렇듯 음식은 각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품고 있어 지역과 사회, 국가를 표현할 수 있는 주요한 주제이지만, 그간 한국역사학계에서 한국의 음식문화사를 학술적으로 종합한 연구서는 없었다. 이 책은 설을 맞아 한국 음식문화의 정체성과 특징을 엮은 첫 번째 음식문화 역사 연구를 돌아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한국인의 밥과 쌀(정연식, 서울여대 사학과 명예교수)”, “한국 발효음식의 진수, 김치의 탄생과 진화(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의 국물문화와 삼계탕(정희정, 한국미술연구소 책임연구원)”, “다채로운 나물문화의 형성과 특징(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한국 육식문화의 시대적 추이(차경희,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우리나라 장(醬)문화의 발달과 추이(박유미, 한국체육대 교양교직부 강사)”, “동아시아에서 한국 인삼의 위상과 의미(구도영,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한국 음식문화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삼계탕, 장 문화 등 역사적으로 새롭게 밝혀낸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빈곤담론에 갇혀있던 보리밥과 쌀밥, 채식문화와 육류문화에 대한 편견을 벗어날 수 있는 단서도 제공하고 있다. 유독 나물을 즐겨왔던 한국 음식문화의 면면도 확인할 수 있고, 고려인삼의 위상도 선명하게 음미할 수 있다. 음식의 그림과 사진 등 다양한 시각자료들도 적절히 제공하여 음식사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한국 음식은 한국의 자연환경과 기질, 문화 교류와 경제, 정치사회적 특징이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 다져진 한국의 문화이자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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