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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 구석 251] 원각사를 복원한 '정동극장'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4-02-15 09:47:59
  • 수정 2024-04-10 22: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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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훈 기자] 근대식 극장이 우리나라에 처음 세워진 것은 1908년이며 극장 이름은 원각사였다. 원각사는 관객 수용인원이 2,000여 명 정도이었것으로 보아 작은 규모의 극장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신소설의 효시라고 일컬어지는 '혈의 누'를 쓴 작가 이인직이 창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인직의 또 다른 소설 '은세계'는 원각사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져 공연됐고 이 연극은 한국 최초의 신연극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관 당시에는 국립 중앙극장의 분관이었으나 1997년에 재단법인으로 독립법인체를 갖추었다.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극의 공연을 주로 많이 했지만 그 외에도 땅재주, 줄타기, 재담, 무용 등의 공연도 있었다고 전한다. 정동극장은 한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근대식 극장 원각사를 복원한다는 의의로 1995년에 건립했다. 정동극장은 전통예술의 발전과 보급, 생활 속의 문화운동 전개, 청소년 문화의 육성 등의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출발했다. 


개관이래 현재까지 수준 높은 공연.예술을 기획 개발해 선보이고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는 복합 공연장이다. 당시에는 국립 중앙극장의 분관이었으나 1997년에 재단법인으로 독립법인체를 갖추어 오늘에 이른다.



정동극장은 전통예술, 음악, 무용, 연극 등 모든 장르의 공연예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정동극장에서 기획되는 공연으로는 정기공연과 맞춤공연이 있다. 정기공연은 ‘정동극장 상설국악공연’이란 이름으로 올려지는 무대로, 우리나라 궁중음악과 전통공연을 무용.풍물.기악연주.소리 등 4개 분야로 분류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비해 맞춤공연은 정기공연과는 달리 자유로운 프로그램 구성으로, 신청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주문자의 요구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정동극장은 전통예술의 대가들을 초빙한 ‘명인전’을 비롯해 주목받은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아트 프론티어’를 기획해 무대에 올림으로써 예술 마니아층의 관심을 끌었다.


또 정동극장은 정동길을 찾는 직장인들을 위한 ‘정오의 예술무대’를 통해 일반관객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왔다. 특히 전통 뮤지컬 '미소(美笑)'는 연인원 65만 명이 관람하는 등 폭발적 호응을 얻기도 했다. '미소'는 사물놀이, 탈춤, 한국무용, 오고무 연주, 국악 등 우리나라 전통 공연예술의 모든 요소를 망라한 공연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에 따라 정동극장은 2010년부터 공연 타이틀을 이름으로 하는 ‘미소’ 전용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동극장은 미국대사관 관저와 정동교회 사이에 있는 대지 1,496㎡, 지상 2층 지하 3층의 철골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대한제국기의 지도를 보면 이곳을 퍼블릭파크(Public Park)로 기록하고 있기도 하고, 당시에는 테니스 코트로 사용하기도 했다.



정동극장 마당엔 도포와 갓을 쓴 차림에 부채를 손에 들고 있는 동상이 하나 서 있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조선말부터 근대까지 5대 명창 중 한 명인 이동백이다.


1867년에 태어난 명창 이동백은 김정근과 김세종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46세에는 서울로 올라와 원각사에서 창극을 공연했다. 이동백에 대한 고종의 총애가 특히 각별했다고 전한다. 통정대부의 벼슬을 내리기도 했고 원각사에서 열리는 그의 판소리 공연을 전화기로 들었을 정도라고 한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정동극장은 시민들이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정겹고 친근한 문화공간으로, 2010년에는 전통 창작 뮤지컬 '춘향연가'를 초연하면서 상설공연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조선시대 풍자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서 양반들의 거짓된 위선을 꼬집고 인간의 욕망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배비장전' 등 정동극장의 공연 작품들은 내국인은 물론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아름다운 예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또한 정동극장이 자리하고 있는 정동과 광화문 지역은 고풍스러운 과거와 세련된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여유와 낭만을 즐기기에 좋은 공간이다./사진-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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