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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원대, ‘한일합섬 여성 삶 기억’ 세미나 개최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2-23 19: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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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원대 경영대학원 세미나실에서 ‘한일합섬, 지금도 살아 숨쉬는 역사’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가 열렸다.[박광준 기자] 국립창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산업도시연구사업단은 국립창원대 경영대학원 세미나실에서 ‘한일합섬, 지금도 살아 숨쉬는 역사’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경남여성가족재단 이정희 연구위원이 발표자로 나서 '경남여성 생애구술사' 발간 기획의 두 번째 결과물인 ‘한일합섬, 일하고 공부하고 꿈꾸다’의 내용을 나누는 자리가 됐다. 


마산 한일합섬에서 일하고 한일여고에서 공부했던 여성들의 생애 이야기를 공유하고, 향후 과제를 도출하는 뜻깊은 자리에 여러 연구자와 학생, 지역사회 활동가와 시민들이 참석했다. 

  

세미나 1부는 이정희 연구위원이 한일합섬과 한일여고에 다닌 여성들의 생애구술사를 발간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설명하고, 구술 내용의 특징과 의의를 개괄했다. 한일합섬은 1970-80년대 한국 섬유산업과 수출 발전을 이끌었던 기업으로, 마산의 지역 경제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정희 연구위원은 ‘여성 생애구술사 기록전문가 양성과정’을 거친 공동필진들과 함께 한일합섬 옛터와 한일여고를 방문하고 한일여고 동문회의 협조를 얻으면서 구술자들을 만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했다. 


‘어떤 시련과 곤궁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소녀 이외에는 이 교문을 들어설 수 없다’는 교시를 가슴에 새기며 일과 공부에 매진했던 당시 10대 여성들의 기억을 다층적으로 풀어내고자 한 구술작업의 의의에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했다. 

  

발표 이후에는 다른 공동 필진의 소감을 청취하고, 구술작업의 학술적 의의 및 과제를 짚어보는 토론을 진행했다. 김수희(한국선비문화연구원), 김효영(국립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 필자는 “구술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기존의 여공 인식에 제한되지 않는 여성들의 기억을 사려깊게 이해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연구원은 일본의 사례와 비교하며 노동과 교육 연계 제도의 함의를 짚었고, 여성 통제의 공간이자 여성들의 우애가 다져진 공간으로서 기숙사의 역할에 주목했다. 유현미 연구원은 교육사적 측면에서 이번 작업이 가지는 의의가 크며, 지역사회에서 여성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발굴하고 중요한 역사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여성들이 경남의 산업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한 지점을 공적인 상징과 기록으로 축적하는 작업이 향후 과제로 제안됐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도 다양한 질문과 의견이 나왔다. 


한일합섬 내 노동자 성비나 생활에 있어서의 차이, 노동쟁의나 갈등의 양상, 노동운동 성장의 맥락에서 한일합섬 구술기록의 위치, 다층적 구술자료의 재해석 방법 등이 토론됐다.


발표와 토론을 통해 국립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는 경남지역 산업근대화의 상징인 한일합섬과 그곳에서 청춘을 보낸 여성들의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작업이 가지는 현재적 의의를 확인했다.


“집안에서는 가족을 위해서 희생했고, 사회를 위해서는 산업화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는데, 우리의 이름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는 한 구술자의 질문을 새기면서, 산업도시의 현재적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도 주요한 참조점이 될 세미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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