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드루킹 김동원 씨가 15일 자신의 재판에서 댓글 조작 사건 등은 특검이 짜 놓은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조용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공범으로 기소된 도두형 변호사 측 증인으로 신문을 받았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과 김경수 경남지사 사이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 후보로 거론된 인물로, 김씨는 도 변호사 측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내에서 도 변호사가 핵심 실세였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면서 경공모 조직이 외부에 잘못 알려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씨는 “언론에서 때리면서 (저를) 쓰레기로 만들었고, 특검은 제가 (경공모) 두목이라고 프레임을 짰다”면서, “그럴싸한 놈들을 묶어 넣으려다가 경력 좋은 변호사가 있으니 그 변호사를 2인자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문재인 정부에도 “경공모의 목표는 재벌 개혁 등 경제민주화였고 그래서 대통령에게 올린 보고서에도 관련 이슈를 다 적어놨다”면서, “당시 문재인 후보 이미지만 보고 괜찮은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보면 전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제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속한 경공모는 지난 2017년 1월 재벌 개혁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는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의 기조연설에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도 “명절에 (경공모에서) 선물을 주는 사람이 몇 명 있었는데 유시민에게도 설이나 추석에 한우 세트를 여러 차례 보냈다”면서, “본인도 받으면 고맙다며 핸드폰으로 동영상도 찍어 보냈는데, 이 사건 터지고 방송에 나와서 저를 전혀 모른다고 해 깜짝 놀랐다”면서 불편한 감정을 털어놨다. 

김씨는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도 명절 선물을 보내고 강연료도 줬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특검팀이 기소한 것처럼 불법 정치자금을 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