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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33] 2020 한국창극원 박종철 작 연출 이쁜 고모의 아리랑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20-05-09 1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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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소극장에서 한국창극원의 박종철 작 연출 ‘이쁜 고모의 아리랑’을 관람했다.
 
박종철은 전문예술단체 한국창극원, 창덕궁 소극장 대표인 작가 겸 연출가다. 서울시 국악발전위원, (사)한국전통예술진흥회 부이사장, (사)판소리고법보존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희곡)회원, (사)한국연극협회(연출)회원, (사)한국소극장협회 회원이다.전 국립극장 기획위원(기획홍보실장 겸임), 광복50주년 전문위원, 미래문화연대 대표, 월간 우먼골프 발행인, (사)국악협회 이사,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오유란 전’ ‘김홍도와 샤라쿠 사라진300일’ ‘천상지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사도세자’ ‘유리벽 속의 왕’ ‘눈꽃나비 雪花’ ‘백야’ ‘세종대황즉위 600주년기념창극 성왕의 낙원’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이 작품은 상해임시정부수립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아직 해결되고 있지 않은 피해자 위안부의 이야기다. 일본에 의한 우리 현대사의 치욕, 악몽,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지도 못한 상처를 창극을 통해 치유하려고 한 작품이다.
 
때는 1914년 조선의 봄, 충청도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린 소녀 봉선이는 절름바리인 조카의 다리를 고쳐주고 싶어한다. 이 마을에 화장품 공장 선전을 하는 광대가 등장해 일본 화장품공장에서 노동자를 뽑고 있으니 지원하라고 선전을 하며 가루분을 나누어 준다. 봉선은 지원을 하게 되고, 같은 마을 부농의 딸인 경옥은 동경유학을 하러 떠난다. 경옥은 유학을 가서 게이코라는 일본학생과 가까워진다. 게이코는 일본정치거물의 딸이다.


게이코의 집에서 숙식을 하며 학교를 다니던 경옥은 마침 그 저택에서 회합을 갖는 정치인들의 조선을 통째로 들어먹으려는 책략을 듣게 되고, 바로 현장에서 첩자로 붙잡힌다. 게이코와 그녀의 어머니가 첩자가 아니라고 말리지만, 살려주는 대신 혀를 자른다. 


한편 봉선이는 화장품회사가 아닌 군 위안부 노릇을 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혀가 잘린 채 매를 맞고 쫓겨난 경옥은 바로 위안부들이 있는 고장으로 보내진다. 바로 그곳에서 봉선과 경옥은 해후를 하지만, 봉선은 경옥이 위안부 노릇을 하지 못하게 함께 탈출을 시도하지만 경옥은 일본군에게 발견되어 사살되고 봉선은 행방을 감춘다.
 
백두산 조선족 마을에 봉선이 기절한 상태로 실려 온다. 조선족 마을사람들은 번 돈으로 끊임없이 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지원한다. 봉선은 마을사람들의 돌봄으로 깨어나지만 말을 하지 못한다.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으로 마을사람들은 생각한다. 봉선은 혀가 잘린 경옥처럼 행동한다. 



그러면서 봉선은 틈틈이 일을 해서 모은 돈과 과거 위안부 생활을 하며 받은 금액으로 작지만 개인 이름으로 임시정부 독립자금을 지원한다. 임시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이 백두산 마을에 들러, 이장과 개인 이름으로 독립자금을 대는 여인을 찾는다. 바로 경식이라는 청년이다. 이 청년은 봉선과 첫사랑을 하던 청년이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봉선인 줄 알 리가 없다. 청년은 떠나고, 봉선은 청년을 생각하며 노래한다.
 
드디어 1945년 일왕의 항복 선언과 함께 조선의 광복이 눈앞에 다가온다. 모든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봉선은 돌아가지 않는다. 움직이지를 않는다.
 
마지막 장면은 봉선의 조카가 등장한다. 어릴 적 봉선이 늘 업어주던 조카다. 조카는 이야기 한다. “이쁜 고모 모습이 보고 싶고, 광복이 되면 고모는 돌아온다고 했지만, 고모에게는 아직 완전한 광복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돌아오지를 않는다”면서, 고모가 보고 싶다고 부르는 노래로 대미를 장식한다.
 
전예주가 도창 작창, 홍선윤이 작곡 연주, 허숙자 일본정치인 부인, 이승옥 마무리 해성 여인, 여무영 일본인 고관, 이미자 촌장, 남덕봉 데라우찌, 임일애 일본정치인의 부인 게이코의 어머니, 정병열 하세가와, 이계순 주인공 봉선, 박삼식 봉선을 사랑하는 청년, 태 정 봉선의 첫사랑, 홍하영이 게이코, 조원희가 광대, 류상우가 장두, 고지은이 경옥, 김영미 정유진 박유리 이지민이 무용수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과 무용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안무 김연미, 기획 박효진, 작곡 연주 홍성윤, 조명 조성한, 음향 김현준, 캘리그라피 최명범, 홍보디자인 pino K 등 스탭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한국창극원의 박종철 작 연출 ‘이쁜 고모의 아리랑’을 전국순회공연을 권장할만한 명작창극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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