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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누명 벗은 49년 만의 재심...당사자는 이미 고인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1-05-30 13: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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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군사정권 시절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피랍됐다가 풀려난 뒤 간첩으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았던 어민이 49년 만에 재심에서 누명을 벗었다.


하지만 누명 벗은 당사자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서울고법 형사10부는 간첩,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혐의로 1972년 기소됐던 김 모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 씨는 1972년 10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으로 감형돼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지만 출소 이후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불법 구금을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재심 청구를 기각했지만 대법원은 2019년 4월 재심 사유가 있다며 기각 결정을 파기했고 서울고법은 2019년 9월 재심을 개시했다.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에 불법 체포.감금돼 심리적 압박이나 정신적으로 강압된 상태에서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한 뒤 검찰에서도 자백한 것"이라면서, "임의성을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압수물이나 압수조서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영장주의 원칙을 위배해 수집하거나 획득한 증거"라면서, "이를 유죄 증거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검사가 적극적으로 증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4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재심 결정 2개월 뒤인 2019년 11월 78세로 숨져 재심 결과를 지켜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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