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유족 측이 법관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재판부 교체를 신청했다.

유족을 대리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14일 "법관과 담당 사건의 피고들 소송대리인 사이 특수관계가 의심된다"면서, "법관에 대한 기피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관은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로, 민변은 "이 판사가 지난 2003년부터 2017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했다"면서, "일본 기업 측 소송대리인 중 일부는 이른바 김앤장 '징용사건 대응팀' 일원으로 알려졌고, 이 판사가 김앤장에 근무한 기간에 해당 팀이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판사가 일본 기업 측 대리인들과 유대관계를 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사법부와 김앤장 간 강제동원 사건에서 위법하고 부당한 재판거래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관련 재판까지 진행 중"이라면서, "김앤장에서 근무한 판사가 강제동원 사건에서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의심할 객관적 사정이 인정된다"고 했다.

앞서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공소사실에 의하면 김앤장은 지난 2013년 피해자들에 대한 전범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뒤집기 위해 전직 외교부 고위공무원과 법관 등으로 구성된 강제징용 사건 대응팀을 만들어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