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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 이상재 서거 95주년 기념 자료공개행사 및 학술회의 개최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2-03-28 2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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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독립기념관(관장 한시준)은 29일 월남 이상재 서거 95주기를 맞아 이상재 관련 기증자료에 대해 자료공개행사 및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올해 1월 월남 이상재의 장남 승윤(承倫)의 증손인 이상구, 차남 승인(承仁)의 손자 이공규.증손 이진구 씨로부터 집안에서 소장해온 월남 이상재 관련 자료와 조부 이홍직 씨가 소장한 구한말 일제강점기 교육자료 등 149점을 기증받았다. 마침 3월 29일 이상재 선생 서거 95주기에 맞춰 자료기증식과 함께 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독립기념관은 2018년에 이상구 씨로부터 관련 자료를 기증받아, 2021년에 '월남 이상재 민족운동 자료집'(독립기념관 자료총서 60집)을 간행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 중 새롭게 조명되는 것은 '한성감옥 도서대출대장'이다. 이 자료는 이상재 선생과 차남 이승인 씨가 함께 1902년 한성감옥에 투옥된 후 감옥 내에서 운영하던 도서실의 도서 대출 내역을 정리한 장부(1903.1 ~ 1904.8)이다. 


1904년 9월 이승인이 출옥할 때 이 장부를 가지고 나온 덕분에 현재 전해지게 됐다. 이 자료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1985년에 고 이광린 교수가 감옥 내 온건개화파들의 기독교 전도 관련 자료라는 관점에서 언론에 소개했고, 이후 이승만과 기독교 관련자료로 일부 연구자들이 주목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독립기념관에 기증된 원본 자료를 살펴보니, 기독교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 외에 훗날 독립운동가로 활약하는 많은 인물들이 한성감옥을 거쳐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상재 외에 독립운동의 '삼만'으로 불린 이승만, 정순만, 박용만,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돼 그곳에서 순국한 이준,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이종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초대의장인 이동녕 등이다. 


더욱이 한성감옥은 일반사회와 분리 격리된 공간이 아니라, 배재학당의 학생, 사법당국인 평리원 직원, 간수실 직원, 출옥한 후의 수감자도 도서 대출을 이용하는 등 이채로운 공간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즉, 당시의 한성감옥은 서구의 신진사상에 대한 탐구와 대한제국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국제정세를 연구하면서 전제정치를 넘어 민주공화제의 정치 이상을 구상해나간 장으로 존재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기증자료는 전하고 있다.


한성감옥에 도서실이 개설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승만과 유대를 맺고 있던 선교사들이 상해 광학회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태서신사(泰西新史)', '중동전기(中東戰記)', '자서조동(自西徂東)', '만국통사(萬國通史)', '경학불염정(經學不厭精)', '광학류편(廣學類編)', '아국정속통고(俄國政俗通考)' 등의 도서를 구입해 기증한 덕분이다. 


이와 함께 국내의 제임스 게일(J.S. Gale이 저술한 '유몽천자(牖蒙千字)', 호머 헐버트(Homer Hulbert) 의 '사민필지', 애니 베어드(Annie Baird, 1864-1916)의 창작인 '샛별전' 등, 국문 187책, 한문 316책이 도서실에 구비돼 있었다. 여기에는 감옥서장 김영선의 배려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그 외에 기증된 자료 중에는 1911년 이상재 선생이 일본 방문 사진, 1907년 사립 법학강습소 제1회 수료식 사진, 사립국민사범학교 제1회 졸업식 사진, 일제강점기 소실된 봉은사 대웅전 앞에서 찍은 YMCA 소풍 사진(1909) 등 진귀한 사진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독립기념관(관장 한시준)은 오는 30일 오전 자료기증식에 이어 같은 날 오후 월남 이상재 서거 95주기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2021년에 독립기념관에서 '월남 이상재 민족운동 자료집'(독립기념관 자료총서 60집)을 간행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이를 토대로 진행된 연구 결과물을 발표한다. 먼저 경상대학교 이향아 교수는 '사회가 애도하는 죽음, 죽음이 불러낸 사회 – 월남 이상재의 사회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통해 국내 전국적 규모로는 처음 치러진 이상재의 사회장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경기대학교 이왕무 교수는 '월남 이상재의 유교적 사조의 전환 고찰'이라는 주제로, 자료집을 통해 공개된 과거시험 답안지인 '시권' 등을 분석해 유학자인 이상재의 사상적 전환과정에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한시를 통해 본 월남 이상재의 일상'이라는 주제를 준비한 단국대학교 박영미 교수는 자료집 등에 실린 한시 57편을 분석해 이상재의 공적인 삶보다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사적인 일상생활과 교우관계 등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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