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대정부질문에서 전.현직 법무부 장관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한동훈 장관이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왕중왕"이라며 비판했고 한 장관은 이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치.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을 향해 "오랜만이요"라면서 운을 떼더니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을 아느냐. 모르는가", "법무부에 인사(를 위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가. 피하지 말라"면서 질문을 쏟아냈다.

법무부가 산하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해 공직자 인사 검증을 하는 방안을 두고 공세에 나선 것이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피하는 게 아니고 그 이슈는 이미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법제처의 판단이 있었고, 과거 민정수석실이 인사혁신처에서 위임받아 검증할 때도 같은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면서 받아쳤다.

그러자 박 의원은 "법제처장 검수를 받았다니, 초록은 동색 아닌가", "법무부장관 업무범위에는 인사(검증)가 없다. 동문서답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임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이어 "왜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수석들까지 검증해야 합니까"라면서,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왕중왕 1인 지배 시대, 그것을 한동훈 장관이 지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 판단 없이 기본적인 자료를 넘기는 것인데 그게 무슨 문제냐"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또 "의원께서 장관으로 있을 때 검찰 인사를 완전히 패싱 하시고…"라면서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과거 박 의원의 법무장관 재임 시절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표명 파동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곧바로 "택도 없는 소리"라고 맞받았고 민주당 일부 의원들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손뼉을 치는 등 한동훈 장관의 발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 질문 공세를 쏟아부은 뒤 "잠깐 들어가 계세요"라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답을 벌인 뒤 다시 한 장관을 불렀다.

두 사람의 설전은 약 15분 동안 이어졌다.

두 사람의 설전에 장내 여야 의원들의 반응도 과열되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박수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