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와 금융안정 상황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8일 오후 서울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는 물가상승률이 5%를 넘었고, 금리를 올리는 게 우선순위였는데 지금은 이미 금리가 높은 수준에 있으니 이것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데이터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것을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물가 흐름에 대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상승세는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뒤늦게 반영되며 주요국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유로 지역 전기.가스요금 등 에너지 요금 상승률이 40%를 웃돌았지만, 한국의 에너지 요금 상승률은 1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유가 수준이 지난해보다 낮아지더라도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올해 전기.가스요금에 뒤늦게 반영돼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가 주요국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이어 "금융 안정과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어려움도 커질 것"이라면서, "부채 문제로 한국 금융시스템에 단기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나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걱정스러운 것 3가지를 꼽아 달라는 기자 요청에 이 총재는 희망적인 것 3가지와 걱정스러운 것 3가지를 말하겠다며 '유가 안정, 미국.유럽 등 주요국 경착륙 우려 완화, 중국 경제 정상화 가능성'을 희망적인 것 3가지로 꼽았다.

이어 걱정스러운 부분으로는 "중국 경제 회복이 빨라질 경우 유가를 상승시킬 우려가 있고, 국지적 정치 분쟁이 악화돼 수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부동산시장 연착륙이 제대로 될지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