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경찰이 전북의 대표 미제 사건인 ‘백 경사 피살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대전 은행강도살인 사건’의 범인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특정했다.
전북경찰청은 강도 살인혐의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승만과 이정학을 최근 각 4차례씩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백 경사를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며 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거 사건 당시 발견됐던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과 최근 발견된 백 경사 총기 감식결과 등을 토대로 적어도 이승만, 이정학 가운데 한 명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승만과 이정학이 2001년 12월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 사건’ 두 달 전에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고 총을 빼앗아 범행에 썼는데, 이러한 범행 수법으로 미루어 2003년 1월 이들이 벌인 ‘현금 수송 차량 탈취 사건’이 넉 달 전 발생한 ‘백 경사 피살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불법 음반 테이프 유통업을 하면서 충남과 전북 전주, 익산 등을 오갔던 것으로 확인돼, 백 경사가 피살된 전주 지역의 지리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백 경사 피살사건’은 2002년 9월 추석 연휴 첫날 새벽, 전북 전주시 금암2파출소에서 홀로 근무 중이던 백선기 경사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으로, 당시 백 경사가 갖고 있던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권총도 함께 사라졌다.
그 뒤 21년째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가, 최근 경찰이 이승만으로부터 사라진 총기 행방에 대한 단서를 포착해 울산의 한 여관방 천장에서 백 경사 권총을 발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