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박광준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의 첫 정식 재판에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합의 25-2부 심리로 열린 서 전 국가안보실장 등의 첫 공판에서 서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이미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안보실 직원 수백 명이 피격을 알았고 대통령에게 보고도 했는데 은폐하려고 마음먹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은폐하지도 않았고 은폐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들도 "첩보 자료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을 뿐 첩보 삭제를 지시한 적 없다"거나, "보안 유지나 첩보 삭제를 공모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 전 실장은 지난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의해 살해되자, 이튿날 새벽 1시 관계 장관회의에서 보안 유지를 지시하면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원장과 서 전 장관은 은폐를 공모하고 국정원의 첩보 보고서와 국방부 첩보를 각각 소속 직원들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