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참사 당일 ‘첫 신고’ 처리 기록이 조작된 사실을 포착하고 윗선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은 27일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을 압수수색해 내부 메신저 송수신 내역 등을 확보했다.

참사 발생 전 압사 가능성을 언급한 첫 신고의 처리 기록이 허위로 기재됐고, 이후 2차례 수정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첫 신고는 참사 당일 저녁 6시 34분 접수된 것으로, ‘해밀톤 호텔 골목에 사람이 계속 밀려와 압사당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태원파출소에서 근무하던 팀장은 신고 접수 1분 만에 ‘순찰차와 경찰관 2명을 현장에 보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로 두 사람은 참사 현장으로부터 3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무전 취식’ 신고를 처리하고 있었다.

첫 신고에 대한 출동 인원과 출동 기록은 참사 이틀 뒤인 지난해 10월 31일 한 차례 수정됐고, 다음 날인 11월 1일 추가 수정됐다.

11월 1일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112신고 녹취록을 공개하고 사과한 날이자,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의 대처 미흡을 처음 보고받은 날이었다.

검찰은 신고 대처 미흡이 지적된 날, 출동 기록이 수정된 데에는 윗선의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검찰은 또 참사 당일 이태원에서 접수된 93건의 신고 중 11건의 처리 기록이 허위로 기재된 사실을 확인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