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집 구조까지 그려가며 3천만 원을 전달한 구체적인 정황을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2019년 9월 정 전 실장의 아파트로 찾아가 5백만 원 현금 묶음 6개와 과자봉지가 담긴 비닐봉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재판부의 요청으로 정 전 실장의 집 내부 구조를 직접 종이에 그려 제출하고, "봉지를 쏟아서 돈을 보여주고 왔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10월에도 정민용 변호사와 동업한 다시마 비료 사업 관련 청탁을 위해 정 전 실장의 경기도청 사무실을 찾아가 돈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받은 3천만 원을 1천만 원씩 편지봉투 3개에 나눠 담아서 입고 있던 코트에 넣어서 경기도청으로 갔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무실에) 넓고 폭이 큰 서랍이 있는데 서랍을 열고 돈을 넣고 닫았다"면서, "당시 정 전 실장은 책상에 앉아 있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재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고려해 법조 인맥이 화려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의형제를 맺었고, 김 씨의 인맥에 대해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의원을 통해 김만배 씨와 어느 정도 친분이 생겼는데 그때 본인이 성남에 와 있는 이유는 특검을 하셨던 박영수 씨가 권해서 왔다고 했다"면서, "김수남(전 검찰총장)과 통화하는 것도 옆에서 지켜봤고 최재경(전 검사장)은 소개받아 여러 번 만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