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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노 엄마와 발레리나 딸의 유쾌한 티격태격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11-10 20: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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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희극발레 '고집쟁이 딸'...발레리노가 여장하고 엄마 '시몬' 役

[이승준 기자] 국립발레단이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희극 발레 '고집쟁이 딸(La Fille mal gardee)'을 공연한다.


국립발레단은 영국 로열 발레단 버전으로 지난해 '고집쟁이 딸'을 국내 초연했고 이번에 같은 프로덕션으로 1년 만에 재공연한다. 영국 로열 발레단은 1960년 창립 안무가인 프레더릭 애슈턴(1904~1988)이 안무한 버전의 '고집쟁이 딸'을 만들었고, 애슈턴 버전은 로열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애슈턴은 1963~1970년 로열발레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고집쟁이 딸'은 '돈키호테'와 함께 대표적인 희극발레로 꼽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사랑스러운 고집쟁이 딸 '리즈'와 그녀의 연인이자 건실한 젊은 농촌 총각 '콜라스'다. 리즈의 엄마 '시몬'은 딸을 콜라스와 헤어지게 한 뒤 부잣집 아들 '알랭'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이 과정에서 좌충우돌 소동이 벌어진다.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유쾌한 이야기에 무용수들의 재미있는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강압적이지만 어설픈 엄마 '시몬' 역을 발레리노가 여장을 하고 연기해 딸 리즈와 티격태격하면서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시몬이 리즈의 성화에 못 이겨 신발을 갈아신고 '클로그 댄스(나막신 춤)'를 추는 장면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애슈턴은 영국 민속무용에서 안무를 차용해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리즈와 콜라스의 리본 춤도 유명하다. 리본은 두 사람의 감정이 연결됐음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감정이 리본의 다양한 모양과 움직임을 통해 표현된다. 1막 1장에서 리즈와 콜라스 두 사람이 리본을 통해 하나로 연결이 됐다가 실뜨기하면서 사랑의 '파드되(2인무)'를 만들어 내고, 1막 2장에선 여덞 명의 무용수들과 함께 '파니 엘슬러 파드되'를 완성한다.


파니 엘슬러(1810~1884)는 19세기를 풍미한 오스트리아 태생의 발레리나다. 엘슬러는 1837년 고집쟁이 딸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발레리나가 기존 안무에 새로운 안무를 추가해 의뢰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엘슬러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에타노 도니제티(1797~1848)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선율에 맞춰 새로운 안무를 추가해 자신의 이름을 딴 '파니 엘슬러 파드되'를 완성했다.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

이 외에도 시골 풍경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캐릭터인 닭의 유머러스한 춤과 행진, 순수한 부잣집 아들 '알랭'이 들고 다니는 빨간 우산 등 다양한 캐릭터와 소품들이 활용돼 시종일관 유쾌하고 재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고집쟁이 딸'은 프랑스 안무가 장 베르셰 도베르발(1742~1806)이 만든 작품이다. 프랑스 혁명 직전인 1789년 7월1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초연했다. 장 도베르발은 유리 가게 창문 너머로 시골의 작은 창고에서 엄마에게 혼나고 있는 딸과 그 뒤로 도망치는 젊은 남성의 모습이 담긴 그린 한 점을 보고 희극 발레 '고집쟁이 딸'을 탄생시켰다.


'고집쟁이 딸'은 귀족, 왕실, 인위적인 존재들이 아닌 평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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