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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공연산책 22] 극발전소301, 박복안 연출 ‘분홍나비 프로젝트’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10-20 22: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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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그린씨어터에서 극발전소301의 정범철 작, 박복안 연출의 ‘분홍나비 프로젝트’를 관람했다.


정범철(1976~)은 경기대학교 무역학과와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극 발전소 301 대표이자 극작가 겸 연출가다. 


2006 옥랑희곡상 ‘로미오와 줄리엣은 살해당했다’로 등단, 2006 옥랑희곡상, 2007 제4회 파크 희곡상, 2009 AYAF 차세대 예술인력 집중육성지원 1기 선정, 2011 차세대 희곡작가 인큐베이팅 선정, 2014 제34회 서울연극제 신인연기상, 희곡상, 연출상, 대상 ‘만리향’, 2015 제35회 서울연극제 연출상 ‘돌아온다’, 2018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 ‘분홍나비 프로젝트’, 2019 ‘그 날이 올 텐데’ 춘천연극제 대상, 연출상, 한국극작가협회의 올해의 극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테러’ ‘논두렁연가’를 발표 공연했고, 연출작은 ‘점’ ‘도로시의 귀환’ ‘총각네 야채가게’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만리향’ ‘돌아온다’ ‘인간을 보라’ ‘그날이 올텐데’ ‘아일랜드 행 소포’ ‘액션스타 이성용’ ‘주먹쥐고 치삼’ ‘너 때문에 발그레’ ‘분홍나비 프로젝트’ ‘가미카제 아리랑’ 등을 집필 또는 연출했다. 



박복안은 배우이자 연출가다. ‘그날이 올텐데’ ‘청춘이야기’ ‘어차피 겪어야 될 사랑이야기’ ‘만리향’ ‘칸사이 주먹’에 출연했고, ‘분홍나비 프로젝트’를 연출했다.


무대는 교도소 내의 1실이다. 탁자와 의자가 있어 검사와 죄수가 마주앉아 취조 심문을 한다. 주변에 커다란 사각의 틀이 벽 또는 문처럼 배치되어 장면변화에 대치하고, 과거로 돌아가면 임시정부의 1실로도 사용된다.


연극은 도입에 여죄수가 의자에 앉아 혼자 낮은 소리로 무슨 말인가 지껄이는 장면에서 시작되고 곧이어 여검사가 등장해 서류철을 펼치고 대질 심문을 한다. 여죄수는 일제치하에서 친일행적을 한 인물의 자손 4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고,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을 한다. 살인현장에서 발견된 분홍나비 브로치도 자신이 남겼고 단독 범행임을 강조한다. 


범행을 벌인 동기가 자신이 상해임정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한 여인의 분신임을 강조하고, 독립운동가 여인의 사망 날자와 시각이 자신이 태어난 날자 시각과 일치함을 여검사에게 알린다. 정신이상자 같은 주장에 여검사는 여죄주의 행적을 밝힌다. 여죄수는 탈북을 해 남쪽에서 적응 교육을 받다가 포기하고 취직을 해 일을 하다가 친일파의 후손들에게 차례로 살인행각을 펴 분홍나비 브로치를 남긴 후 체포 구금된 것을 상기시킨다. 



당연히 여검사는 친일행각을 한 자라면 몰라도 그 자손을 왜 살해한 이유를 따져 물어본다. 여죄수는 부친과 자손은 똑같은 피가 흐르기에 시대가 변해도 아버지와 똑 같은 일을 저지를 것이 분명하기에 처치했다고 답변한다. 그리고 자신이 임정여인의 분신임을 한 씨 성을 가진 석학이 긍정적으로 인정했음을 알린다. 검사장인지 검찰청장인지 수뇌 급 인물이 등장해 죄수를 엄중히 다루라고 지시를 한다. 


장면이 바뀌면 한 씨 성을 가진 석학이 증인으로 등장해 여죄수와 마주 앉아 검사의 취조에 응한다. 여죄수의 주장과는 달리 한 씨 성의 석학은 여죄수와 초면임이 대질과정에서 밝혀진다. 여죄수는 석학의 부친이 상해 임정에서의 반민족행각을 벌인 일을 상기시키고 목을 조르려고 덤벼든다. 한 씨 성의 석학은 여검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벗어나 퇴장을 한다. 


장면전환이 되면 상해 임정에서 여죄수의 분신이라 일컫는 독립운동가 여인이 등장한다. 여인의 친구도 등장해 여인을 축하한다. 여인은 곧 동료인 임정의 독립운동가 남성과 결혼을 할 것임이 알려진다. 그러면서 두 여인은 보자기에 싼 권총을 꺼내 사용법을 가르쳐 준다. 인기척이 들리자 친구여인은 권총을 소지하고 옆방으로 들어간다. 그 때 축하객으로 한 씨 성을 가진 석학의 부친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등장한다. 


임정 독립운동가 남성과 여인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결혼과 선물 이야기를 펼치다가 친일행각을 한 인물에 이야기가 대화대상이 된다. 그런데 한 씨 성을 가진 남성은 친일행각을 두둔하고 매국적 행각을 벌인 인물들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독립운동가 남성과 여인은 천만 뜻밖의 인물을 만난 듯 놀라고 분노를 표하니, 한 씨 성을 가진 남성은 권총을 꺼내 독립운동가 남성에게 발사를 하고 인기척이 감지되는 옆방에도 발사를 한다. 



그리고 독립운동가 남성과 여인에게 총구를 겨눈다. 그 때 총성이 들이고 한 씨 성을 가진 남성은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옆방에 있던 여인의 친구가 총을 겨누고 등장한다. 그러나 친구여인도 가슴에 총격을 받은 듯 피를 흘리고 절명한다.


장면이 바뀌면 또 한 여인이 체포되어 취조실에 앉아있다. 그 여인은 한 씨 성의 석학을 살해한 혐의다. 그리고 여죄수의 동료인 것으로 밝혀진다. 여죄수는 분홍나비 프로젝트를 설치하고 동료 수십 명과 결사대를 조직해 친일행적을 한 이들의 후손을 일망타진할 결의를 한다. 


장면전환과 함께 검찰청장이 분기탱천한 모습으로 등장해 여죄수를 폭행하고 의자를 번쩍 들어 여죄수를 내리치려 한다. 여검사가 제지를 한다. 청장이 퇴장을 하고 여죄수가 끌려 나가면 여검사에게 조명이 집중괴고, 여검사가 친일 행각을 한 인물과 그 자손이 현재까지 요직을 담당하고 경제적 부를 누리며 호의호식을 하며 지내는 현실을 상기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신현종, 도창선, 임일규, 이성순, 김대용, 최영준, 문지영, 이나경 등 출연자 전원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호연과 열연은 객석에 감동을 전하고 갈채를 받는다. 여검사 역의 이성순과 여죄수 역의 문지영의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제작PD 김효준, 조연출 안진기 권도현, 조명 배대두, 무대 이창원, 의상 김민경, 사진 김대흥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극발전소301의 정범철 작, 박복안 연출의 ‘분홍나비 프로젝트’를 전국 문예회관 순회공연을 권장할만한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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