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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 연극을 한국 연출과 배우의 낭독극으로 만난다...'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4-03-01 21: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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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한일연극교류협의회(회장 이성곤)는 일본의 일한연극교류센터(회장 시라이 케이타)와 협력해,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직무대행 오현실)과 공동으로 '제11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을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개최한다. 


2002년 발족한 한일연극교류협의회는 일본의 카운터파트너인 일한연극교류센터와 함께 해마다 서울과 도쿄를 오가면서 희곡집 발간, 낭독공연,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고, 양국의 연극 경향을 소개하면서 한일 연극의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창구로서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11회를 맞은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에서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대표작을 엄선해 소개할 예정이다. 최근 일본의 연극계에서는 자국의 현대사나 전쟁과 식민 지배 등 국제관계에 관한 반성과 성찰을 담은 새 작품들이 다수 창작됐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을 소개해 한국 관객들에게 일본 연극의 동향에 관한 이해 및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현대사에 관한 공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한 작가와 관객이 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 콘서트 등 충실한 부대행사를 마련함으로써 현대 일본 연극의 경향과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낭독공연의 첫 번째 작품은 면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밀도 높은 희곡을 써내는 극작가 나이토 유코(内藤裕子)가 오키나와 반환 문제를 온기 어린 휴머니즘으로 묘파해낸 연작 희곡의 첫 작품 '가타부이, 1972'이다.



'가타부이, 1972'는 오키나와에서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이 남긴 상흔을 짚어보고, 역사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고 작용하는지를 섬세한 필치와 잔잔한 스토리로 그려낸다. 특히 미국에 의한 27년의 군정 이후 일본으로의 반환을 앞두고 내홍을 겪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복잡한 속내는 분열과 갈등이 더해져가는 지금의 국내외 정세와 중첩되어 넓은 공감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3부작으로 기획된 오키나와 일본 반환 50주년 기념 공연의 첫 작품으로, 이후 2024년 제2탄 '가타부이, 1995', 2025년 제3탄 '가타부이, 2025'의 공연으로 이어질 예정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전화벨이 울린다.' '인정투쟁: 예술가 편' '이반검열' '당선자 없음' 등을 통해 소외되고 차별받는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무대화하면서 성실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섬세하고 서사적인 연극성을 추구한다고 평가받는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의 이연주 연출에 의해 공연될 예정이다. 이윤재, 이주영, 신강수, 황은후, 김상보, 박수진 배우가 출연한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 '조지 오웰– 침묵의 소리'는 '니오이(匂衣)' '카스미소(霞葬)' '사이게츠(妻月)' '아오오니(青鬼)' '가격표가 없는 전쟁'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연극인들과도 깊이 있는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스즈키 아쓰토(鈴木アツト)의 작품이다.

  


스즈키 아쓰토 작가가 발표한 4부작 ‘국가와 예술가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으로, 조지 오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BBC(영국방송협회)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했던 시절과 그 후의 이야기를 무대에 담았다. 


파시즘에 대항해 싸우는 한편으로 인도 식민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영국 정부에 협력하게 된 조지 오웰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일본의 전쟁 수행과 아시아 식민지 지배를 영국인의 시각에서 다루기도 한다.

  

이 희곡의 연출은 '아일랜드' '현장검증' '황금밥식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진흙' 등을 통해 인간 실존의 문제를 깊숙이 파고들면서 다채로운 표현 방식을 펼쳐 보여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는 극단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서지혜 연출이 맡았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이번 낭독공연의 작가인 나이토 유코와 스즈키 아쓰토가 그들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들려주는 '이야기 콘서트' 시간을 마련했다. 제11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은 3월 7일부터 국립극단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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