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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문화재 108] 용암사 감로왕도 (龍巖寺 甘露王圖)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4-03 06: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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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망자를 극락으로 천도하기 위한 수륙재 의식에 사용된 감로왕도는 조선조에만 보이는 불화로서 전각의 하단(下壇)에 봉안되는 하단불화(下壇佛畵)에 속한다. 그 도상적인 큰 특징은 하계의 지장보살이 극락의 주존(主尊)인 아미타불과 함께 등장하는 점이다. 또한 이야기체로 진행 되는 불화에는 그 당시의 풍속상이 그려지게 마련이다. 이 감로왕도에는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천상(天上: 불, 보살의 내영), 지상(地上: 飯僧), 지하(地下: 아귀상)의 수직적 삼계(三界)로 구성된 감로왕도는 한편으로는 상단(上段)의 아미타불 일행이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 지옥의 아귀(下段)를 서방정토(西方淨土)의 구품연대(九品蓮臺)로 맞아 극락왕생하게 한다는 데에서, 이 주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단의 내영장면에 있다. 또 한편으로는 감로왕여래(아미타여래), 혹은 관음보살이 감로(甘露)를 내려 인간을 재앙(災殃)으로부터 구제, 예방하는 보호 신으로서의 역할이 하단의 재난(災難)장면들에서 증명된다.



이와 같은 내용이 묘사된 이 감로왕도(1925년)는 금성당 성전(錦城堂 性典, 1868-1920 활동)이 혼자 그렸을 뿐만이 아니라 현재까지 발견된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신자료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정교한 형태 묘사, 화사한 채색의 칠불(七佛) 아래, 중단(中段)은 영가천도의례인 반승 (승려에게 공양하고 설법을 듣고자하는 승려 숭배 신앙으로 보시, 즉 자비를 의미한다) 장면이 인간세계에서 펼쳐져있다. 화면 중앙의 祭床에는 제물, 꽃, 지방, 幡, 명패 등이 장식되고, 이 주위로 의식을 행하는 승려들이 나타나있다. 


18-19세기 감로왕도에 유행한 비로자나삼신불 번에는 나무천백억화신불, 나무청정법신불, 나무원만보신불이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6개의 명패에 각기 ‘主上, 殿下, 天體, 安寧, 聖壽, 萬歲’ 라는 문구가 있다. 하단에는 한 쌍의 아귀상을 중심으로 六道諸相(위난상), 풍속장면 등이 이어진다.



분홍, 주홍, 녹색 등 파스텔톤의 화사하고 차분한 색조의 구성 및 소나무 등에서 보이는 함축된 형태묘사, 숙달된 필선, 장식 등에서 그 섬세함이 돋보인다. 세로 166cm, 가로 101.7cm의 화면에 수많은 장면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능력에서 성전의 뛰어난 기량을 엿 볼 수 있다.


화기에 등장하는 시주비구 운허흥원(化主比丘 雲虛興元)은 철종(1831-1864)의 부마이자 갑신정변(1884)에 가담했던 박영효(1861-1939)의 서자(박춘서, 박흥원)라는 이야기가 봉원사에 전해지고 있으나 확인된 바 없다. 2017년 10월 12일 서울특별시의 문화재자료 제69호로 지정됐다/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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