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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348] 박정기의 공연산책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의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4-04-22 06: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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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터 쿰에서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의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를 관람했다


손기호는 경주 출생. 안동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연출을 배웠다.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다시 서는 남자 이야기', '부부 쿨하게 살기',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 '우리 동네 굿 뉴스', '사랑을 묻다', '사랑해 엄마', '엄마가 낳은 숙이 세 자매', '누굽니까?', '나는 지금 나를 기억 한다' 등의 작품을 창작·연출하였으며, '넙쭉이'(리홀 작), '지금도 가슴 설렌다'(이혜빈 작) 등의 작품을 연출하였다. 거창국제연극제 희곡상, 전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대본공모 당선, 서울연극제 대상·희곡상·인기작품상(2회), 차범석 희곡상,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 작품상, 노작 홍사용 연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 차범석 희곡상 수상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1부작 <사랑을 묻다>을 시작으로 2부작 2020년 ‘나는 누구인가?’는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주제로 사실과 경계를 허물어 가며 연극의 다양한 층을 통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져 큰 화제를 모았다.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 연기상, 노작 홍사용 단막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3부작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는 무대와 객석과 연극 안의 연극과 그 사이에 해설자가 자리를 잡고, 실연(實演)과 입체낭독이 병행된 연극이다. 입체낭독은 중간 중간에 일어나서 실연(實演)하고 효과, 음악, 영상, 소품이 가미된다. 해설을 적극적으로 활용, 긴 서사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연극이다.


무대에는 상수쪽 벽에 해설자의 좌석이 받침대와 함께 배치되고, 바닥에 바퀴가 달린 정사각의 입체로 된 조형물 일곱개를 의자 대신 배치해 출연진이 앉으면서 이동시켜가며 공연을 진행한다.


1막에는 상계동 산동네의 철거민들의 생활모습이 연극 입체낭독장면처럼 펼쳐지고 배경에 88 올림픽을 비롯한 산동네 숲의 영상과 날씨의 변화 그 외의 영상이 효과적으로 투사된다 2막에는 연출가까지 등장해 실제 연극연습장면처럼 진행이 된다. 그러나 3막은 무대전체를 정사각의 단으로 채우고 중앙에 커다란 식탁과 배경쪽에 낮은 장을 배치하고, 통나무를 잘라 만든 벤치형태의 조형물을, 3막이 시작되면 단 아래 객석 가까이 중앙에 내려놓고, 실제 연극이 펼쳐진다.


이번 작품은 연극 속에서 과거 엄마를 연기한 딸 지수가 현재 엄마를 만나면서 나와 너, 삶과 죽음을 망라하는 연극무대 같은 인생 속에 존재하는 자신을 묻는 내용이다. 웃음과 눈물 속에 내 딸과 내 엄마의 이야기, 딸 속에 엄마가, 엄마 속에 딸이 있다. 그들은 시공을 공유하고 아픔과 감동을 함께한다. 아버지를 닮은 이웃집 남자와 가까이 지내는 엄마의 모습에 놀라고 항의하는 딸,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진성성으로 대답하는 엄마의 모습, 이웃 남자의 딸까지 등장해 아버지의 재혼을 권유하는 장면......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는 '연극과 실제, 그리고 나',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는 '연극 안에 연극, 그 연극 밖의 연극, 그리고 나', '사랑을 묻다'는 '캐릭터와 배우, 그리고 나'라는 구조를 지녔다. 연극 안의 인물(배역)과 연극 밖의 인물(배우)을 통해 현실의 나(관객)를 돌아보는 작품이다.


구자승·조주현·나종민·장하란·하지웅·김하리·김태우·이정근·이나경·채승혜 배우가 출연해 성격설정에섲부터 감성표현은 물론 열연과 호연으로 연극을 이끌어가고 갈채를 받는다.


무대감독 김태우, 조연출 서진희, 무대 김태훈, 조명 임효섭, 영상 윤호섭, 음향 김영락, 디자인 정주원, 진행 윤인아, 협력PD 김세영이 참여해,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의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를 관객의 기억에 아로새겨질 한편의 창아기발한 연출작품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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