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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361] 극단 프랑코포니, 까띠 라뺑 연출 '나는 멀리서 돌아온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4-05-20 05: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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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프랑코포니의 끌로딘느 갈레아 작 임혜경 역 드라마투르기 까띠 라뺑 연출의 나는 멀리서 돌아온다를 관람했다.


문학을 전공하고 연극배우, 신문기자로 활동했던 경험들을 살려 소설과 청소년문학, 희곡, 방송극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집필한 프랑스의 저명한 여성작가 끌로딘느 갈레아(1960년생)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 2021년부터는 낭테르 아망디에 극장의 전속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희곡 <나는 멀리서 돌아온다>(2002)는 최근 2023년 코메디 프랑세즈 스튜디오에서 공연되었을 뿐만 아니라, 마티유 아말릭 감독의 <홀드 미 타이트 Hold Me Tight>로 영화화되어 프랑스판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세자르상에서 2022년 각색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연되어 한국에서는 영화로 먼저 소개되었던 작품이다.


Confluences지에 “글을 쓰는 것은 추억들을 기억에 남기는 일이다”라고 밝힌 바 있는 그녀의 글은 시적이고, 단어들은 촉각적이며, 우리의 의식을 깨우고 기억을 되살리고 우리 삶에 대해 질문하도록, 우리의 성찰을 위한 여지를 남겨두면서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번역과 드라마투르기를 한 임혜경 숙명여대 프랑스 언어문화학과 교수는 신임 한국불어불문학회 제50대 회장이다. 임 교수는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몽펠리에III대학교에서 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5년부터 숙명여대 프랑스 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2012~2014년 문과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프랑코 포니’ 대표를 맡고 있다.


1991년 대한민국문학상 번역 문학상 신인상, 2003년 한국문학 번역 원 번역 상, 2014년 서울연극인대상 번역상 등을 수상했다. 2018년 제11회 한국여성연극협회 올빛상 평론상을 수상했다. 번역한 작품으로는 ‘벨기에 물고기’ ‘두 한국의 통일’ ‘이 아이’ ‘당지 세상의 끝’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렸지’ ‘동물 없는 연극’ ‘유리알 눈’ ‘고아뮤즈들’ 그 외 한국문학 불역출판을 하고 평론을 겸하고 있다.


연출가, 까띠 라뺑(Cathy Rapin)은 파리 7대학에서 최인훈 희곡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한 독특한 이력이다. 까띠 라뺑은 프랑스에 한국 연극을 가장 많이 소개한 번역자로 2003년 한국문학 번역원 번역상을 임혜경 교수와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시인이자, 연출가, 번역가인 한국 외국어대학교 불문과 교수인 까티 라뺑(Cathy Rapin)이 느끼는 감정을 독백하듯 풀어낸 ‘맨살의 시(MISES A NU COREENNES)’가 출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한국여성연극협회 올빛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벨기에 물고기’ ‘두 한국의 통일’ ‘이 아이’ ‘당지 세상의 끝’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렸지’ ‘동물 없는 연극’ ‘유리알 눈’ ‘고아뮤즈들’ 등을 연출한 미녀연출가다.


무대는 배경에 불어 대사를 시종일관 투사해 이해를 돕는다. 배경에 가로로 폭이 좁은 긴 창을 설치하고 백색 커튼을 무대 좌우에 세개씩 중간막처럼 설치헤 믹 사이로 출연진이 등퇴장을 한다. 무대 하수쪽에 벤치가 놓이고, 중앙에 식탁과 의자를 배칙하고 상수쪽 객석 가까운 공간에도 의자를 배치했다. 무대 바닥에는 미루비딕 같은 문양의 천을 덮었다, 조명의 색감과 변화로 장면전환을 한다.


어느 날 새벽, 카미으는 남편 마크와 딸 뤼시, 아들 폴을 남겨둔 채 말없이 집을 떠난다. 남겨진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부재에 대해 계속 질문하며 일상을 이어가지만 점차 혼란과 슬픔, 고통, 그리움, 분노, 애증의 복잡한 심정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아직도 엄마를 굳게 믿는 폴과는 대조적으로 마크와 뤼시는 그녀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카미으로부터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도 없고 이웃사람들이 수근대는 그녀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만 무성한 상황에 마크는 집을 옮기고 환경을 바꾸고 싶어 한다.


왜 떠났을까? 결국 돌아왔을까? 그리고 이유 없이 모습을 감췄던 그녀가 가족들이 모두 사라진 빈 집에 홀연히 나타나 그녀가 부재하는 동안 가족의 생활을 상상한다.


<나는 멀리서 돌아온다>는 가족을 떠난 카미으와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이별과 상실의 비극적인 운명을 밝히고 비극을 수용하는 여러 단계를 거쳐 고통의 극복, 삶의 회복이라는 가치를 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주곡, 즉흥곡, 1,2,3악장, 피날레로 이어지는 음악 형식처럼 구성된 새로운 극작 스타일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내면의 소리와 외부의 소리를 음악과 신체 움직임을 접목하여 무대에 구현하는 한편, 단순한 소리를 넘어 독백체, 대화체, 보이스 오프, 소문들, 등 다양한 목소리들이 섬세하게 뒤섞여 서사적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이성과 논리를 벗어나는 사랑, 그리움, 고통, 후회와 같은 감정들의 파고를 만들어낸다.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에 출연한 채연정이 ‘카미으(엄마)’역에, 연극 <파우스트>, <십이야>, <환등회>등 수많은 연극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한인수가 ‘마크(아빠)’역으로 출연하고, 극단 학전의 연극 <지하철 1호선>, <복서와 소년>에 잇달아 출연한 이하정이 ‘폴(아들)’역에, 연극 <피아노맨>, 무용극 로 출연한 안미혜가 뤼시(딸)역을 맡아 호연과 열연을 한다.


특히 연극 <왕서개 이야기>로 제57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이자 연극 <개의 심장>, <알마게스트> 등의 연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전중용이 액팅코치로 합류하여 더욱 세밀하고 조화로운 연기가 펼쳐진다.


무대 심채선, 조명 유성희, 의상 박소영, 분장 장경숙, 음악 장석구 조성필, 무대감독 유창대, 기획 조혜랑, 홍보 김미영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들어나, 극단 프랑코포니의 끌로딘느 갈레아(Claudine Galea) 작 임혜경 역 드라마투르기 까띠 라뺑 (Cathy Rapin) 연출의 나는 멀리서 돌아온다를 창아기발한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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