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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364] 극단 이구아구, 정재호 연출의 '스쁘라브카 열람'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4-06-02 21: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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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혜화에서 극단 이구아구의 안톤 체홉 작 여무영 각색 번역 정재호 연출의 스쁘라브카 열람을 관람했다.


안똔 체홉(Анто́н Че́хов, Anton Chekhov,1860~1904)은 러시아의 의사, 소설가, 극작가이다. 1867년 고향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예비학교를 다닌 후, 1869년 고전 교육을 목표로 하는 타간로크 인문학교에 입학한다.


1879년 8년 과정으로 학교를 졸업함으로써 대학 진학 자격을 얻는다. 같은 해 10월 모스크바 대학의 의학과에 입학한다. 그러나 이 때부터 체홉은 의학공부를 하는 한편 타간로크에서 받는 장학금과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의 잡지에 유머 단편을 쓴다.


1887년 연극 이바노프의 첫 공연이 있기까지 체홉은 문학잡지 《귀뚜라미(Strekoza)》, 《파편(Oskolski)》, 《자명종(Budilnik)》, 《페테르부르크 신문》 등에 100줄에서 150줄로 한정된 짧은 단편과 수필을 썼다. 특히 1883년에는 《Oskolski》에 이주일마다 모스크바의 일상을 스케치하는 컬럼을 맡는다. 체홉의 글은 호평을 받았으며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이미 신진 소설가로서의 명성이 높았다.


1883년 10월부터 의학 졸업시험 준비에 열중하여 다음해 9월 졸업을 했다. 그러나 23세 때 걸린 폐결핵이 체홉의 건강을 늘 위협해 11월에는 요양소에 입원하게 된다. 1884년에는 또한 첫 단편집 《멜포네네의 우화》가 출판된다.


톨스토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체홉은 시베리아, 사할린 섬 여행을 계획하고 1890년 모스크바를 출발한다. 사할린 섬에 유배된 수인(囚人)들의 비참한 생활은 체홉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새긴다.


7개월 이상이나 걸려 모스크바에 다시 돌아와 1892년, 교외에 저택을 사서 양친·누이동생과 함께 살게 된다. 의사로서 이웃 농부들의 건강을 돌보거나 마을에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1899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얄타를 마주보는 크림 반도로 옮긴다.


1900년에는 러시아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나 스스로 사임하고 1904년에 체홉은 폐결핵으로 44년의 생애를 마친다.


체홉의 만년은 연극, 특히 모스크바 예술극단과의 유대가 강했고, 1901년에 결혼한 올리가 크니페르는 예술극단의 여배우다. 체홉 자신도 직접 무대에 서서 연기력을 발휘했다.


1887년에 집필한 <이바노프>는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기교적으로는 <프라토노프>보다 성공적이었고, 다음에 집필한 <숲의 정(精)>이 있고, 단막 <곰>(1888)과 <결혼신청>(1889) 등 뛰어난 희극을 발표 공연했다.


체홉의 명작은 1896년의 <갈매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은 모두 체호프의 대표작이다. 체홉의 작품은 모두 모스크바 예술극단이 공연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벚꽃동산>은 체호프의 44세 생일에 초연되었다. <세 자매>나 <벚꽃동산>은 체홉의 사후 곧바로 이루러진 러시아 혁명을 예언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여무영은 50년간 무대를 지켜온 개성 있는 연기자이다. 서울예대를 나와 영화와 TV 드라마에도 출연했지만, 러시아에 유학해 사실주의 연극을 전공했고, 서울시극단 전속 배우 겸 지도위원과 서울예대 연기과 교수를 역임했다.


정재호 연출가는 경기도 양평 출생으로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이다. 연극 국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전천후 연출가로 서울문화예술대학 교수다. 극단 광장, 극단사조에서 조연출, 무대감독, 연출을 하며 열과 성을 다해 연극현장에서 연극의 길을 쉼 없이 걷고 뛰어왔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사)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연극과 뮤지컬 <이구아나> <천년도> <도착, 양인대화> <팝페라 WHITE LOVE> <황진이> <카프카의 변신> <바우덕이> <백애> <들뜬도시> <일곱난장이> 등을 연출했고, 극단 이구아구의 대표다.


원작은 근대화가 찾아온 제정 러시아 후기 관공서 직원들이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돈을 주지 않으면 본척도 들은척도 안하던 러시아의 망국적 현상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무대는 관공서의 사무실이다. 중앙에 탁자와 의자, 배경 하수쪽에 등을 올려놓은 탁자가 있다. 창문을 상징하는 듯한 4각의 문양이 배경 중앙에 있고 그 좌우로 사무실 내보 통로 그리고 관객 출입구도 등퇴잘로로 사용된다.


워낙 짧은 단막이라 반복되는 장면을 늘이고대사를 띄엄 띄엄 내뱉다가 후반부에서야 제대로 한다.


현재 어떤 나라의 국전, 사진전, 공모전, 평론상 부문에 돈을 뭉텅이로 주어야 수상힌다는 소문과 흡사하다.


출연은 엄지용, 임은연이 최선을 다해 시간을 늘여가며 열연을 한다.


스텝진의 조연출 고희선, 음악 박광배, 조명 무대 송훈상, 홍보 정영숙 이 철, 진행 정주연 정다은, 프로듀서 임 밀 등의 기량도 드러나 극단 이구아구의 안톤 체홉 작 여무영 각색 번역 정재호 연출의 스쁘라브카 열람을 제정 러시아 말기한 흡사한 어느 나라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싶은 성공적인 풍자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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