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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이야기 64] 대한제국의 상징적 건물 ‘석조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4-06-13 11: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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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전 전경[이승준 기자] 석조전은 덕수궁의 상징이자, 대한제국의 상징적 건물이다.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구상되어 1910년 준공됐다.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얼마 안 되어 당시 총세무사였던 영국인 브라운이 고종에게 석조전 건립안을 제안하면서 시작된다. 이에 고종은 브라운이 소개한 영국인 건축가 하딩에게 설계를 의뢰했고 그는 1898년에 설계도를 완성했다. 


중앙홀/석조전의 로비와 같은 공간으로 접견실과 대기실이 연결되어 있다. 중앙홀을 비롯한 석조전의 각 방은 고종 자료의 검증을 거쳐 준공 당시의 실내 모습으로 재현했다. 탁자는 석조전 준공 당시 가구이다.  

정면 54m, 너비 31m의 3층 석조건물인 석조전은 그리스 신전처럼 정면에 열주가 강하게 드러나고 좌우가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신고전주의 양식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이는 18세기에 영국 식민지 여러 곳에 총독 관저로 세워진 이른바 ‘콜로니얼 스타일(식민지 양식)’이다. 


편전과 침전이 따로 있는 전통 궁궐과는 달리 황제의 침실과 집무실,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응접실이 한 건물에 있는 서양식 궁전으로, 지층은 시종들의 대기 공간, 1층은 황제의 접견실, 2층은 황제의 침실과 응접실 등으로 구성됐다.


귀빈대기실/황제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공간으로 대기 중에는 관리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거나 황실에서 제공하는 비스킷, 샴페인 등의 서양식 다과를 즐겼다. 장식장과 긴의자에는 ' RECEPTION ROOM'이라는 문구가 있다. 

1900년 기공식을 갖고 터 닦기를 시작해 1903년부터 벽체와 골조를 올리는 공사를 1906년까지 계속했다. 외형상으로는 석조건물이지만 안쪽은 벽돌을 쌓은 조적조(組積造)fh, 외벽을 돌로 마감했다. 이 공사는 한국인 건축가 심의석과 설계자 하딩, 일본인 기술자 등이 공사 감독으로 참여했다. 


접견실/황제를 폐현하는 방으로 서양식으로 꾸몄다. 석조전의 다른 방들과 달리 황제의 문장인 이화문[오얏꽃무늬]을 가구와 인테리어에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1907년부터는 실내장식에 들어갔다. 이 인테리어 공사는 석조전에 사용할 가구를 납품한 영국의 메이풀사가 맡아 1910년 석조전이 준공됐으나 고종은 태상황으로 물러났고 같은 해 일제에게 국권을 피탈당하면서 당초의 목적대로는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했다. 


석조전은 완공 후 간혹 이왕직의 연회장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나 사실은 빈집이었고 일본으로 강제 유학한 영친왕이 일시 귀국하면 임시 숙소로 이용했다. 1922년 이후 덕수궁이 방치되면서 석조전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다가, 1933년 덕수궁 공원화 계획에 따라 일본인들의 소장품 중 영친왕이 선별한 것들을 전시하는 덕수궁미술관이 됐다. 


영친왕, 순종, 고종, 순정효황후, 덕혜옹주가 석조전 중앙홀에서 촬영한 사진

이에 반발하자 일제는 1938년 나카무라 요시헤이의 설계로 서관을 짓고 창덕궁에 있던 이왕가박물관을 옮겨왔다. 이렇게 설립된 이왕가미술관은 서관은 창덕궁에서 옮겨온 조선미술품, 동관에는 일본 근대미술품을 전시했다. 


석조전 앞 정원은 하딩의 설계 당시에는 바로크식 정원이었으나 외국 수종(樹種)들이 오래가지 못해 이내 망가졌고, 1938년 서관 준공 때 분수대가 설치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다. 


황제침실/이 방은 고종[광무황제]의 침실로 계획되었으나, 고종은 함녕전 에 머물면서 사용하지 않았고, 일본에 거주한 영친왕이 귀국할 때 사용했다. 가구에는 'EMPEROR'S BEDROOM'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석조전은 해방 후 한때 미소공동위원회의 회의장으로 사용된 뒤 한국전쟁으로 전부 소실된 것을 1953년 수리해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등으로 사용했다. 


대식당/공식적인 행사 후 만찬을 베푼 공간이다. 대한제국 시기에는 연회에서 서양식 요리가 재공되었는데, 석조전에서도 서양식 만찬을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만찬 장면의 재현은 '대한예전'의 연향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서관은 현재도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으로 사용되고 있고, 본관은 궁중유물전시관이 2007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발전해 경복궁으로 이전하면서 2009년부터 5년간 내부를 원형대로 복원해 2014년 대한제국 포고일인 1월 13일 준공해 준공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일반에게 공개됐다./사진-이승준 기자


석조전에서 바라본 덕수궁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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