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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때 부엌 바닥에 묻어 지켜낸 고문헌 선보인다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10-13 13: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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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 기증전’ 개최


[민병훈 기자] “저의 선친께서 6·25 전쟁 때 부엌 바닥의 땅을 파서 대대로 보관해온 이 자료들을 묻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덮어 위장하고 피난 다녀오면서 지켜냈던 소중한 고문헌들입니다.” - 파평윤씨 정정공파 22대 종손 윤성익(81종 121점 기증)


“증조부가 종손이신 저의 아버지에게 농사일을 시킬 수 없다고 하시며 한의사를 초빙해서 한의학을 공부하게 하셨습니다. 기증자료 중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은 ‘동의보감’이라고 생각합니다." - 의학서를 다량 기증한 이병호(53종 75점 기증)


“평생을 주역 연구와 역서의 집필로 삶을 보낸 선친께서 어린 저에게 한시문을 읽어주시고, 그림으로 역서의 괘를 설명해 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 전북대학교 문헌정보학 교수 퇴직한 김포옥(18종 20점 기증)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서혜란)은 이달 13일부터 내년 3월 21일까지 고문헌 기증전시 제2회 ‘기증인이 직접 쓴 기증이야기’를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에 고문헌을 기증한 기증인 중 9명을 선정하고, 기증인에게 직접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기획됐다. 유일본 ‘정옹집(靜翁集)’등을 포함해 9명의 기증자료 170종 246점 전시된다.

 

가장 많은 자료를 기증한 윤성익 기증인은 세조 비 정희왕후와 중종 비 문정왕후를 배출한 파평윤씨 정정공파 집안의 종손으로 조선후기 문인인 윤창렬(尹昌烈, 1741-1820)의 개인 문집이자 국내 유일본인 ‘정옹집(靜翁集)’등 81종 121점을 기증했다.
 
기증인의 아버지가 6.25 전쟁 때 기증자료들의 보관을 위해 애썼던 이야기를 비롯해, ‘동의보감’등 의학서 6종을 포함해 53종 75점을 기증한 이병호 기증인, 주역 연구로 평생을 보낸 한학자 아버지가 저술한 자료를 기증한 前 전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김포옥 기증인 등 9명이 전하는 기증 관련 이야기가 흥미롭다.


국립중앙도서관 안혜경 학예연구사는 “가치 있는 자료들을 한 집안, 문중에만 국한하지 않고 국민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기증이라는 아름다운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인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기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고문헌의 연구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도서관 사전예약자에 한해 관람 가능하고, 온라인 영상으로도 제작해 도서관 유튜브를 통해 향후 서비스한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는 도서관 개관 75주년을 맞아 인문학 특별강연 ‘세계기록유산과 동의보감(강연자: 봉성기 학예연구관)’을 14일 오후 2시 온라인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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