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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국제 박영희 작곡상 수상자 발표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10-28 23: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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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음향으로 조화되어 현대음악으로 새롭게 태어난 심청가 “꽃잎 한잎”

제5회 국제박영희 작곡상 1등 수상자 장동인

[민병훈 기자] “심청이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상여소리부터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까지 음악으로 표현“


주독일 한국문화원(원장 이봉기)은 ‘5회 국제 박영희 작곡상’ 1등 수상자로 작곡가 장동인의 작품 ‘꽃잎, 한잎(The Falling Petal)’, 공동 2등 수상작품으로 이현우의 ‘물방울(Wassertropfen)’과 곽효진의 ‘땅이 기억하는 사람들(Those, who the land remembers)’, 그리고 3등 수상작으로 김동명의 ‘나선’을 선정 발표했다.


올해 5회를 맞은 국제 박영희 작곡상은 주독일 한국문화원이 지난 2016년 세계 현대음악계에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우러져 연주되는 특화된 작품을 보여줌으로, 우리 현대음악의 다양성과 특화된 한국현대음악을 제시키 위해 시작했다.
 
‘국제 박영희 작곡상’은 한국 전통 국악기가 작품에 반드시 연주돼야 함을 전제로 하는 국내외 유일의 작곡상이다. 이에 한국 작곡가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작곡가들이 응모하면서 한국 전통 국악기가 세계무대에서 서양악기와 같이 연주되고 어우러지는데 손색없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고, 한국음악의 발전을 위한 동 작곡상의 역할을 보여줬다. 


제5회 국제박영희 작곡상 공동 2등 수상자 곽효진

올해 심사위원으로 박영희 교수, 귄터 슈타인케(Günter Steinke) 독일 에센 폴크방 음대 작곡과 교수, 원일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작품심사를 했다.
 
박영희 교수는 “작곡 콩쿠르는 주최 측에서 응모하는 작곡가들에게 일정한 음악미학적인 테두리를 제시 할 수 없어서, 그 해 응모되어진 작품들이 그 해의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면서,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작곡상이 여러 방면의 생각이 함께 형성되는 마당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작품의 주제 자체가 점차 변하고, 깊은 생각과 넓은 시야를 지니고 있는 작곡가들의 내면의 성장을 악보를 통해서 느끼게 되고, 작곡상 첫해에는 전에 작곡된 작품들의 공모비율이 높았다. 그렇지만, 점차 이 콩쿠르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져서 새로운 작품을 작곡해 응모하는 우수한 작품들을 대할 때마다, 악보 하나하나가 작곡가들의 특별한 존재감을 표현하고 있어서 더욱 더 정성껏 악보를 대하게 되고, 한국의 역사, 문화 역사의 큰 숨결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견하고 작품에 전념하는 작곡가 분들에게 그 내면의 성장을 함께 기뻐한다.”면서 5회를 맞은 소감과 수상 발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올해 1등 수상작품인 장동인의 ‘꽃잎, 한잎’은, 판소리 심청전이 소리꾼이 목소리와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꽃잎 한잎’에서는 텍스트를 비롯해 상황, 감정 등 이야기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악기의 소리로 묘사돼 보다 깊은 내면의 감정을 이끌어내고, 해석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제5회 국제박영희 작곡상 공동 2등 수상자 이현우

공동 2등 작품인 곽효진의 ‘땅이 기억하는 사람들(Those, who the land remembers)’은 시인 허난설헌의 ‘아들의 죽음에 울다’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선조들의 죽음을 기억하는 땅의 입장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그 나라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작곡가의 생각을 음악적으로 표현했다. 


역시 공동 2등 수상작인 ‘물방울(Wassertropfen)’은, 아주 작은 하나의 물방울은 보잘 것 없는 작은 에너지이지만 오랜 세월동안 모인 이 작은 에너지는 바위를 쪼개고, 또 거대한 호수에 떨어진 물방울의 파동은 작지만 호수 전체를 덮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물방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으로, 한 작은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온 음악은 보잘 것 없을 수 있으나, 수백 년을 이어서 후 세대에게도 전해지는 음악의 힘을 생각하며 작곡된 작품이다. 


3등 김동명의 나선은 착시현상 중 동심원이 나선으로 보이는 현상에 아이디어를 얻어 작곡된 작품이다. 

   
에센 ‘NOW 현대음악 페스티발’에 초청돼 오는 30일 에센 필하모니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국제박영희 작곡상 수상작 연주회는 주재국 코로나 위기로 인해 연기됐고, 주독한국문화원은 동 작곡상이 5회째이다. 문화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계속됨으로써 우리의 삶을 받쳐주고 견인해주는 한 축이 돼야 한다는 것에 부응키 위해 국악연주자들의 독일 입국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해, 한국에서 전문 톤마이스터(음향 장인)의 녹음과 영상작업을 통해 수상작 연주회는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제5회 국제박영희 작곡상 3등 수상자 김동명

또한 성공적으로 진행돼온 ‘5주년 국제 박영희 작곡상’을 축하하기 위해 1회부터 5회까지 1∼2등 수상작품 중 연주 가능 작품을 선정해 기념음반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번 음원작업에는 KCL 챔버 오케스트라(서양악기 연주, Chamber Orchestra by Korean Culture Leaders)와 청주 나비야 음악그룹(국악)이 동서양 연주단이 하나의 소리로 최고의 연주를 보여줄 예정이다. 독일 국립음대에서 대부분 음악 전공을 한 KCL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유럽 현지 현대 음악의 조류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고, 박영희 교수의 고향인 청주를 기반으로 결성된 음악그룹 나비야는 여러 독일 현대음악 연주회에 참가한 바 있는 실력 있는 국악연주자들이다.


국제 박영희 작곡상 5주년 기념 앨범과 수상작품 연주회 총 음악감독은 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김성진 예술감독이 맡을 예정이다. 김성진 지휘자는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고 미국 뉴욕 시립대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1993년 KBS 국악관현악단 지휘를 계기로 국악 연주를 접한 이후, 2000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단장, 청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초대 단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4월부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1등 수상작에게는 상금 4,000유로와 작품이 기념 앨범에 음원수록 되고, 2등 수상자 2명에게는 각 2,000유로, 3등 수상자에게는 1,000유로의 상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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