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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견고하지 않은 땅을 딛고 서기' 전시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11-14 14: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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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시각부문 선정작

3.김정인,서로를_붙잡는-이미지,116.8x91.0cm,oiloncanvas,2020

[민병훈 기자] 서교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 온수공간에서 김정인 개인전 '견고하지 않은 땅을 딛고 서기'가 이달 18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 시각부문 신진파트에 선정된 개인전이다. 


'견고하지 않은 땅을 딛고 서기'는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대적 특징과 수용하게끔 하는 강압적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수용이 더딘 개인의 입장으로서 탈색되지 않기 위한 내적 고군분투를 시각화하는 전시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실행되는 저항 방법은 크고 작은 회화 작품(1, 2층)과 조각 드로잉(3층)으로 구성된다. 관람 시간은 휴관일 없이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이고, 관람료는 무료이다. 


전시제목 '견고하지 않은 땅을 딛고 서기'는 동시대를 반복적 변이가 가능한 액체로 느끼는 지점과 반복적인 변혁, 대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저항적 태도를 내포한다. 그리고 습기 가득한 질퍽한 땅을 견뎌 딛고 일어서는 주체적 인간상을 반영키 위한 것이다. 


김정인은 외면과 내부 구조를 반복적으로 바꾸는 현시대적 특징에 집중하여해 시대의 형질을 유동적인 성질로 변환하여 감각한다. 이렇게 습기로 감각되는 특징들을 작품 속 땅, 공기, 상황 등에 반영해 동시대적 현장을 위기 상황으로 재구축해낸다. 


2.김정인,거울이_동반한-혼란,145.5x112.1cm,oiloncanvas,2020


습한 화면 위에 놓인 기물, 건물, 인물들은 자신이 위치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저항하고 버텨내는 주체성이 상승한 개인(소수)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려진 대상은 급류가 지닌 수압과 견고하지 않은 토대로 인해 자리 잡지 못하는 위태로움을 드러낸다. 김정인은 위험에 노출되고 밀려난 약한 소재들에게 동변상련을 느끼면서 화면 위 인물과 대상들이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염원적 붓질을 보탠다.


전시장 1층과 2층에서 선보이는 김정인의 회화 작품은 버텨내는 상황과 연대하는 이미지, 직접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미지로 구분된다. 이 모든 이미지는 저항성을 산재시키는 붓으로써 구현된다. 김정인의 심상과 사고하는 바가 고스란히 접합돼 있는 의미적인 붓은 소재가 흐트러지지 않게 빚어내는 염원과 저항을 뜻하는 화면 위 마찰을 생성해낸다. 


나누고, 쪼개고, 뭉개지고, 관통하는 질료로써 이미지끼리 서로를 붙잡게 한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화면 속에는 연대감이 형성된다. 그렇지만 너무 공격적이거나 혁명적인 이미지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작가가 속한 동세대의 다소 소극적인 생활태도와 다양한 내적 표현과 맞닿아있다.


김정인_개인전/포스터

전시장 3층에서는 조각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이 드로잉은 회화를 구성하기 이전에 이미지 선택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낙오 이미지로 구성된다. 그래서 기존 회화 작품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도상이자 동시에 관계없는 재고 자료다. 김정인은 기준선을 부유하는 단편적 자료 이미지를 종이 위로 소환시켜 그려내고 자료 이미지와 겹침을 생성해 이미지가 가질 수 있는 저항성을 다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해 단순한 재고 이미지가 아닌 도상의 연대로서 벽에 설치된다. 평소에 회화를 다뤄왔던 태도와 접근을 조금 비틀어 구성되는 3층 전시는 1, 2층 전시와 유사하지만 다른 성격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업적 세계와 고민하는 태도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김정인(b.1991)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와 목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cut! cut! cut!》(새탕라움, 제주, 2020' 경우에는 기획자 겸 작가로 참여했고, '유연한 지대'(Space55, 서울, 2019), '아래서 빛나고 있던 것들', 'On going_7개의 단어'(오픈스페이스 배, 부산, 2019), 'Beyond the border'(쿠보타 갤러리, 도쿄, 2018), 'LEIPZIG Died and was reborn in seoul'(유중아트센터, 서울, 2017), '만원으로 미술하기'(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대전, 2010) 등 여러 기획전에 참여했다. 2020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시각부문 신진 기금과 2019년 오픈스페이스 배 아티스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2017년 대전문화재단 첫술프로젝트 기금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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