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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25] 2021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극단 혈우, 한민규 /연출 '최후의 전사'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3-10 22:08:42
  • 수정 2023-02-15 07: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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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021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극단 혈우, 한민규 /연출 '최후의 전사'

한성아트홀 1관에서 2021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극단 혈우의 한민규 작 연출의 <최후의 전사>를 관람했다.

한민규는 추계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희곡전공 박사다. <보들레르> <기적의 소년> <하트> <어느 날> <천년도> <최후의 전사> <만약의 일기> <잠수괴물> <진홍빛 소녀> <누가 그들을 만들었는가> <마지막 수업> <혈우(血雨)> 등을 발표 공연해 희곡상, 최우수 작품상 신인작품상, 대전창작희곡공모 우수상, 강원도립극단 창작희곡공, 창작산실 희곡공모에 선정된 한국연극의 발전적 기대주인 극작가 겸 연출가다>다.

<최후의 전사>는 삼별초(三別抄) 전사들의 이야기다. 삼별초는 몽골 침략기에 그에 대항하던 고려의 무장 세력이며, 원래는 비정규군이었다가 정규군으로 재편된 군대였다. 삼별초는 처음에 최우가 도둑을 막기 위해 설치한 야별초(夜別抄)에서 유래한다. 야별초는 1219년 최우가 권력 보호를 위해 조직한 사병이었는데, 뒤에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는 정규군으로 편성되었으며, 도방의 직할 부대의 성격을 띠게 된다. 그에 따라 야별초는 다시 좌별초, 우별초로 나뉘었으며, 몽골에 포로로 잡혀갔다 돌아오거나 탈출한 이들로 이루어진 신의군을 포함하여 삼별초라 불렀다. 

삼별초는 주로 경찰·군사 등의 공적(公的) 임무를 띠었으나 무인 정권기의 특성상, 실질적으로는 최씨 무신정권의 사병에 가까운 조직이었다. 한편으로 그 지휘관에는 도령(都領)·지휘(指揮)·교위(校尉) 등의 무반관료들이 임명되어, 어디까지나 국가의 통제를 받는 군조직이기도 하였다. 1231년부터 몽골 침략이 시작되자 최씨 일가와 지배자들은 강화도로 피난을 떠난다. 1258년 김준이 최충헌의 증손 최의를 살해함으로써, 최씨 일가 독재를 종식시켰다. 

그러나 무신 지배가 종식된 것은 아니었고, 임금인 원종이 몽골의 침략을 받은 후에야 무인시대는 완전히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삼별초는 왕족 승화후  온을 추대하여 왕으로 삼고, 강화도의 거의 모든 재산과 사람들을 태운 대 선단을 이끌고 진도로 이동했다. 이에 여몽 연합군은 삼별초를 궤멸시키기 위해 진압군을 파견한다. 진압군이 조직되어 좌군·중군·우군, 즉 세 방향으로 나눠서 진도를 공격해 성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지휘자와 승화후 온은 살해되고 혼란에 빠진 삼별초는 흩어져 각기 피신하였다.

살아남은 삼별초 병사들은 수장 김통정의 지휘 아래 혼란을 수습하고 제주도로 후퇴한다. 그 후 제주도에 상당한 규모의 외성을 건립하는 등 여몽 연합군에 항거하며 일진일퇴가 거듭되었다. 그러던 중 1273년 음력 4월, 진압군 1만여 명이 제주도에 상륙하고, 삼별초는 힘없이 무너졌다. 지휘자 김통정은 산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4년에 걸친 삼별초의 항전은 막을 내린다. 대체로 삼별초 전사들이 제주도에서 궤멸하였다는 것이 통설이나, 일부 세력이 류큐 왕국(오키나와 지역)으로 향하였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연극은 오케나와에 상륙하기까지와 상륙한 뒤의 삼별초 전사들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김통정의 뒤를 이인 김도훈이 군의 수장이 되고, 승화후 온의 여식이 피난선에 몰래 탑승했다가 신분이 밝혀지면서 곤란을 겪게 되고, 자신도 전사들처럼 구국과 민생을 위한 혁명군의 대열에 참가하겠다고 맹세를 함으로써 죽음을 모면한다. 

오키나와에 상륙하면서 일본군에게 통역을 하는 노학자가 유 송이 등장하고, 남성 전사들 속에서 여장부인 전사가 남성보다 맹렬한 무예실력을 보이기도 하고, 오키나와에 상륙 후 제2의 혁명정신으로 나라와 민생을 구하겠다는 수장 김도훈과 전사들이 할 일 없이 음주로 나날을 보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수장이었던 김도훈이 노학자 유 송을 살해한 것이 들통이 나면서 전사들의 집단 공격들 받게 되고 그의 운명이 끝나면서 연극도 마무리를 한다.

무대는 배경 앞에 선박의 갑판 같은 형태의 구조물이 장치되어 있고, 무대 좌우에 목조로 된 가리개가 있어 후반에 가리개를 사용하기도 하고, 고려시대의 병사들의 복장이라든가, 여인의 복장이 독특한 양식으로 의상으로 디자인이 되고, 양날 도끼를 비롯해 장검과 단검 그리고 창 같은 무기가 전사들의 의해 무예시합장 같이 사용되고, 여성전사의 활약과 무술은 남성 전사를 능가하는 것으로 연출된다.

강진휘가 수장 김도훈, 서광재가 노학자 유 송, 조승연이 왕족 여월, 백승문이 삼별초이 수장 김통정, 이수연이 여장부 진청화, 전정욱이 양날또끼 장수, 신동찬이 전사, 정형렬이 전사, 고민재가 일본군, 박근형이 정찰병으로 출연해 성격설정과 호연과 열연은 물론 무예솜씨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킨다. 이수연의 여성장부 역은 기억에 길이 남는다.

작곡 유수진, 무대디자인 서정인, 조명디자인 박종화, 영상디자인 김성준, 무술감독 노경섭, 무술지도 이성민 김태경, 조연출 고민재, 헤어디자인 남규리 박재영, 그래픽디자인 MUN, 분장 김서현, 포토그래퍼 김명집 그 외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혈우의 한민규 작 연출의 <최후의 전사>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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