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아트홀에서 원로예술인지원사업 선정작, 은세계씨어터컴퍼니와 극단 서울무대 그리고 극단 대중의 이재진 작, 이동준 연출의 <가면을 벗다 뒤렌마트 오디션>을 관람했다.

이재진 교수(1941~)는 한국외국어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쾰른(Köln)대학에서 연극학을 전공했다. 극작가들 중 레싱, 실러, 클라이스트, 뷔히너, 헤벨, 베데킨트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브레히트와 뒤렌마트에 전념했다.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 등 많은 작품을 연출했고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 등 여러 희곡을 번역했다. 방송과 공연을 통해 어린이.청소년극과 라디오 드라마 활성에도 노력했다. '브레히트 후기 희곡 작품의 3차원적 구조에 관하여' '베데킨트 드라마에 나타나는 여성상과 신화적 특성' 등의 논문이 있다. 단국대학교 명예교수다.

극단 가교의 창단대표 이승규 연출과 공군복무를 함께 했기에 가교 초창기의 '노부인의 방문'을 비롯한 독일희곡작품 공연이 이재진 교수의 번역으로 극단 가교에서 공연되었다. 그 후 극단 프라이에뷔네를 창단하기도 했다.

이동준은 은세계씨어터컴퍼니에서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연극 ‘윤이상 나비이마주’, ‘오필리아의 그림자극장’, ‘박스스토리’, ‘잘못된 선택’, ‘어느 작곡가의 기억’ 등을 연출한 베테랑이다.

<가면을 벗다 뒤렌마트 오디션>은 은세계씨어터컴퍼니 20주년 기념 공연이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원로예술인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연극은 유럽 시장에 걸 맞는 배우를 선발하는 최종 오디션장을 배경으로 배우들과 심사위원장의 대화를 펼친다.

최종 단계에 주어진 과제는 스위스 태생의 독일어권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enmatt)의 주요 작품을 분석해 현재 우리 사회를 비평하고 조명하는 것이다.

배우들은 뒤렌마트의 작품인 '노부인의 방문' '로물루스대제' '천사 바빌론에 오다' '미시시피 씨의 결혼' 등을 통해서 정의를 찾고 투쟁도 벌인다. 열연 후, 배우들은 시원하게 가면을 벗는다.

무대는 스카이라운지 같은 반원형의 창이 있고 그 아래 15개의 기둥을 세우고 한 개 건너 등을 달아놓았다. 상수 쪽에 책상과 의자가 놓이고, 객석 첫 번째 줄 의자가 심사위원장과 기획자의 좌석이 되고, 기둥 뒤 쪽으로 배우들이 등퇴장을 한다.

반원형의 창에 고대 건축물과 미국 무역센터 파괴 영상 그리고 날씨의 변화 그리고 책장과 장서의 영상을 투사해 관객의 이해를 돕고, 조명변화와 기둥에 달린 등을 하나하나 켜거나, 끄기도 하며 연극이 진행된다.

남녀 경륜있는 배우들의 오디션이 끝나면, 심사를 한 작가와 연출가라는 것을 숨기고 오디션에 참가한 연출가가 남아, 과거화 현재, 이념문제, 노벨상 문제, 정의와 위선, 바빌론과 무역센터의 무자비한 파괴 그리고 무신론임을 주장한 작가에게 인류의 선행과 미래를 위해 신의 존재를 부정해서는 아니 됨을 따진다. 결국 연출가가 소지했던 권총으로 작가는 연출을 향해 발사하게 되고..... .대단원에서 출연진이 가면을 벗은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를 한다.

이연수가 여배우 1로 노부인의 방문의 주인공, 나기수가 남배우 1로 작가, 로물루스 황제 역,  이일섭이 심사위원장 겸 작가, 정영신 여배우 2 로물루스 황제 부인 율리아, 벌거벗은 아우구스테, 정 인이 여배우 3, 권영민이 남배우 2, 이국선 여배우 4, 김태영 남배우 3, 민아람이 제작사 대표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성격창출은 물론 감성표현과 호연으로 연극을 수준급으로 이끌어 간다.

예술감독 현천행, 제작감독 반잔수, 조연출 민아람, 무대디자인 정숙향, 조명디자인 이상근, 영상디자인 이용우 허빛누리, 의상디자인 박남규, 움직입코치 이경열, 액팅코치 한혜선, 음악 황승경 조정은, 분장 이다인 김민주. 제작진행 고명오 심규성 이창원, 마케팅 배창훈, 홍보 노주현 이은정, 사진촬영 스튜디오 쉼표, 그래픽디자인 강지우 등 스텝진의 열정이 드러나, 원로예술인지원사업 선정작, 은세계씨어터컴퍼니와 극단 서울무대 그리고 극단 대중의 이재진 작, 이동준 연출의 <가면을 벗다 뒤렌마트 오디션>을 고수준 고품격의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