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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사찰 40] 기도와 나눔으로 함께하는 ‘화계사(2)’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2-10-15 06:37:18
  • 수정 2024-04-02 03: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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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화계사의 가람배치(1)


백운대-만경대-인수봉

백운대(白雲臺), 만경대(萬景臺), 인수봉(仁壽峰) 세 봉우리가 삼각으로 나란히 우뚝 솟아 있어 ‘삼각산(三角山)’이라 불리 운다. 삼각산의 굳센 기세가 주능선 끝자락에 이르러 시원한 계곡과 울창한 숲을 이루니 이 푸근한 곳에 화계사가 자리 잡고 있다.


화계사는 왕실에서 시주해 중창과 중수를 거듭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그래서 여느 사찰과 다른 가람 배치를 이룬다. 특히 ‘보화루’라는 대방이 주 불전인 대웅전 앞에 배치돼 있다. 이 건물은 일반 살림집의 이모저모를 갖춘 곳으로 왕실 가족이 절에 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한 건물이다.


절 입구인 일주문 바로 오른쪽에 백상원이 있다. 이 건물은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승이 머무는 곳으로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다. 템플스테이를 겸하고 있는 국제선문화체험관을 지나면 넓은 마당과 그 위에 대적광전이 웅장하게 서 있다.


대적광전 뒤쪽이 화계사의 중심 구역이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천불오백성전과 명부전이 좌우에 배치돼 있다. 천불오백성전 뒤쪽에는 삼성각이, 명부전 우측으로는 조실채와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채가 있다.


# 일주문(一柱門)



절에 들어가는 어귀에 우뚝 서 있는 문으로, 기둥을 양쪽에 하나씩만 세워서(一柱) 지어진 것이 다른 건물과 다르다. 이 문을 경계로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으로 나뉜다. 이 문을 들어설 때 오직 일심(一心)에 귀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화계사 일주문은 1998년에 조성됐다.


# 대웅전(大雄殿)


현재의 대웅전은 1870년(고종 7년) 대덕(大德) 용선(龍善)과 초암(草庵)스님이 흥선대원군의 지원을 받아 중수했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로서 지붕 옆면이 여덟팔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며 제법 높은 단 위에 세워져 있어 앞마당에서 올려다보면 지붕의 양쪽이 마치 커다란 새가 날개를 펼친 듯 활력이 있다. 또한, 지붕 처마를 받치면서 장식을 겸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놓인 다포 양식 건물이다. 



대웅전은 내부천장의 장식이나 건축 부재의 장식이 모두 조선 후기의 양식을 보여주는 목조건축물로 1986년에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65호로 지정됐다. 대웅전 외벽에는 석가모니불의 일생을 표현한 ‘팔상성도’ 벽화가 그려져 있고, 정면 문 하단에는 연꽃 문양이 그려져 있다.


# 대세지보살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양옆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모셔져 있다. 현재의 불상은 도난 및 훼손으로 1983년 주지 진암 스님이 다시 조성 봉안한 것이다. 후불탱화는 1875년에 화산(華山)이 조성한 것으로, 주불은 아미타불이 모셔져 있고 주변으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보현보살, 문수보살, 지장보살 등과 사천왕, 십대제자 등이 그려져 있다. 문미(門楣)에 걸려 있는 대웅전 현판은 신관호(申觀浩)가 쓴 글씨이다.


# 팔상성도(八相成道) 대웅전 벽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은 부처님께서 도솔천으로부터 강림하신 것을 표현했다. 부처님께서는 과거 한량없는 세월 동안 수행하면서 호명보살로서 도솔천 내원궁에서 천인들을 교화하고 계시다가 염부제의 중생들을 제도하려는 대원을 품고, 흰 코끼리를 타고 마야왕비의 꿈결에 오른쪽 옆구리로 입태(入胎) 했다.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비람강생상(昆藍降生相)은, 마야왕비의 오른쪽 겨드랑이를 통해 태어나 사방 일곱 걸음을 걸은 후 한 손은 하늘을, 한손은 땅을 가리키며,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도다. 모든 세상이 다 고통속에 잠겨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하셨다. 발자국마다 연꽃이 피어나고 아홉 마리 용(龍)들이 나타나 오색 감로수로 몸을 씻어 주었다. 땅이 진동하는 가운데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천신들이 내려와 예배드리며 이 세상 가장 존귀한 분의 탄생을 축복했다.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은, 태자 고타마 싯다르타는 호화로운 왕궁에서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누렸다. 성년이 된 어느 봄날 태자는 동문에서는 노인(老人)을, 남문에서는 병자(病者)를, 서문에서는 죽은 사람 (死者)을 보고 ‘생명을 가진 어떤 것도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확인했다. 번민하던 태자는 북문에서 인간의 고통에서 해탈하는 길을 닦는 수행자(修行者)를 만나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은, 생노병사(生老病死)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인생의 참다운 행복이란 존재할 수 없음을 통감하고 구도(求道)를 위한 출가(出家)를 하게 된다. 태자는 2월 8일 한밤중 부왕, 아름다운 아내, 그리고 아들과 이별을 하고는 마부 ‘찬타카’ 한사람만을 데리고 성벽을 뛰어넘어 왕궁을 벗어나 출가수행의 길을 간다.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은 눈 덮인 설산의 나무 아래서 혹독한 수행을 하시는 모습을 표현했다.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에 몸은 쇠약해서 뼈가 드러나고 정수리는 부스럼이 생겨 가죽과 살이 절로 떨어졌으나 빛나는 얼굴빛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은, 싯다르타는 보리수 아래서 “내 만일 정등각을 성취하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선정에 든다. 이에 마왕 파순은 요염하고 아름다운 세 딸을 보내 유혹하기도 하고, 온갖 마군의 무리를 동원해 사문 싯다르타를 향해 겁박했지만 싯다르타는 일체의 마군을 항복 받고 대자유인이 돼 붓다가 됐음을 선언한다.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은,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교진여 등 5명에게 처음으로 법을 설하신 것을 표현했다. 이를 초전법륜이라 부른다. 삼법인(三法印),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12연기법 (十二緣起法)을 설하면서 세간의 즐거움이나 출세간의 고행 등 어느 한쪽의 치우침으로는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없고 오직 중도(中道)의 가르침을 통해서만 대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말씀하셨다.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은, 사라쌍수 아래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니, 다섯 비구에게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신 이래 45년 동안 조금도 쉬지 않으시고 중생의 고통을 해결해 주셨다. 뒤늦게 도착한 상수(上首) 제자 가섭존자가 부처님께 예를 표하자 관 속에서 두 발을 내어 보이신 후에 저절로 불이 붙어 다비가 이뤄졌다. 이는 부처님의 육신은 사라져도 법신은 영원불멸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대적광전(大寂光殿)


대적광전은 1991년 정수스님이 조성한 정면 7칸, 측면 4칸의 현대식 복합건물이다. 비로자나불은 연화장(蓮華藏) 세계에 있는 부처님으로 연화장 세계가 장엄하고 진리의 빛이 가득한 대적정(大寂定)의 세계이므로 전각 이름을 대적광전이라 한다. 현재 대적광전 1층은 공양간, 2층은 불교대학 강의실과 스님들의 요사, 3층은 법당, 4층은 시민선원으로 운용되고 있다.



3층 법당은 대중법회와 불공을 드리는 공간으로 내부에는 중앙에 청정법신(淸淨法身) 비로자나불, 좌.우측에 원만보신(圓滿報身) 노사나불과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 석가모니불이 삼신불을 이루고 있고 뒷면에 각각의 후불탱화가 봉안돼 있다. 협시보살로는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모셨다. 동쪽 벽에는 지장보살과 지장보살탱화가 별도로 모셔져 있다. 불상들은 1991년에 조성되었고 탱화는 1998년에 조성했다.


대적광전 주련/예장 종경(豫章宗鏡)스님


청산첩첩미타굴 靑山疊疊彌陀窟 첩첩쌓인 푸른산은 아미타불 전장이요.

창해망망적멸궁 滄海茫茫寂滅宮 망망대해 푸른바다 부처님의 적멸보궁

물물염래무가애 物物拈來無?碍 두두물물 일체 것에 걸림 없다면

기간송정학두홍 幾看松亭鶴頭紅 푸른솔 위 홍학두를 보게 되리라.

보화비진료망연 報化非眞了妄緣 보신과 화신이 참이 아닌 망연된 인연인줄 깨달으면

법신청정광무변 法身淸淨廣無邊 청정한 법신은 가없이 두루 하도다.

천강유수천강월 千江有水千江月 천 갈래 강마다 물이 있다면 천개의 강마다 달이 떠오르고

만리무운만리천 萬里無雲萬里天 만리 하늘에 구름이 없다면 청청 하늘은 만리에 뻗네.


# 미륵석불전




미륵부처님은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 후 56억7000만 년 뒤 이 사바세계가 인간의 수명은 8만4000세요 지혜와 위덕이 갖춰져 안온한 기쁨으로 가득차 있는 이상적 국토로 바뀐 세계에 출현하시는 부처님이다.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고 3회에 걸쳐 사제, 십이연기 등의 법문을 설해 뭇 중생들을 제도하니 이것이 용화삼회의 설법이다.


화계사 홈페잊; 캡처미륵불신앙은 미륵불이 출현하는 국토의 풍요로움과 안락함에 대해 설함으로써 중생에게 죄악의 종자인 모든 업장과 번뇌의 장애를 끊고 자비심을 닦아 미륵불의 국토에 태어나도록 하자는데 그 깊은 진의가 있다. 이 미륵불에 대한 신앙은 삼국의 불교 전래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널리 신봉됐다.


2015년 11월 미륵존불 조성을 결의한 이후 2017년 12월 3일 복장물 봉안법회를 가졌고, 2018년 12월 7일 점안법회를 봉행했고, 다음 해 5월 5일 12존불 안치 7일 특별기도 입재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밝은 햇살 아래 동쪽을 향해 편안하게 앉아 계시는 화계사 미륵부처님은 우리가 소원하는 바를 무엇이든 언제까지든 들어주실 것만 같은 모습이다.



특이하게도 주불 뒤에는 인도, 미얀마, 중국, 태국 등 여러 불교권 국가의 불상 열두 분이 모셔져 있다. 크기도 재료도 표현방식도 각기 다른 부처님의 모습을 보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한결같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얼마나 다양한지 나라별 문화적 코드를 읽는 재미 또한 남다르다. 내 것만이 중하고 우리만이 옳다는 배타적 생각은, 다양한 모습의 부처님 앞에서 설자리가 없어지고 화계사 미륵부처님의 큰 가르침과 한없는 자비로움에 마음은 더욱 경건해진다.


# 명부전(冥府殿)


명부전은 저승(명부)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꾸며놓은 전각이다. 죽은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원해 주기 위해 대원력을 세운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모신 곳이고, 또한 저승의 심판관인 열 명의 왕을 모신 곳이라고 해 지장전(地藏殿) 혹은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한가운데에 지장보살이 판사처럼 앉아 있고 주변에는 시왕들이 검사처럼 날카로운 눈매로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지정보살 좌우로 지장보살을 돕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시왕을 돕는 동자, 판관과 녹사, 신장 등이 실내 앞면을 가득 메운다.



한편에 생전에 저지른 죄를 비춰볼 수 있는 업경대가 설치돼 있다. 업경대로 죽은 사람의 죄를 비춰보고 시왕들이 문초를 하고, 이때 지장보살이 망자의 변호사가 돼 망자의 선행을 찾아내 변론을 해 주는데, 그 결과에 따라 극락이든 지옥이든 삼계(三界) 가운데 어디론가 망자를 보내게 된다.


망자는 죽은 지 49일째가 되는 날에 심판의 결과(업의 선악)에 따라 다음 세상으로 가게 되는 까닭에 후손들은 이날 특별히 정성을 다해 불공을 올린다. 죽은 이가 마음의 미련을 버리고 다음 세상으로 편안히 갈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식을 49재라 한다. 자신의 조상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면서 49재를 지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 민족이 효(孝)를 가장 중요한 인간의 도리로 여기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정면 3칸 측면 2칸, 맞배지붕의 명부전은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지장보살과 시왕을 모셔오라는 왕명을 받아 황해도 백천(白川)의 강서사(江西寺)에 있던 지장보살과 시왕상을 이곳 화계사로 모셔 봉안하고(1877년), 익년(1878년) 초암 스님이 조대비(趙大妃)의 시주를 받아 중수한 것이다.



2001년 기와를 바꿔 얹고 외벽 채색은 물론 내부의 지장보살상, 각종 시왕상, 동자상 등 말끔하게 단장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의 친필 현판과 주련, 지장보살의 후불탱화는 1875년에, 시왕 각부 탱화는 1878년에 조성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명부전의 지장보살상은 개금불사를 위한 복장 수습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경(佛經), 다라니(陀羅尼)와 함께 1649년(인조27)에 강서사에서 제작했다는 발원문이 나와 조성 시기가 밝혀졌고, 목조지장보살 삼존상 및 시왕 상 일괄은 2014년 보물 제1822호로 지정됐다.


명부전 주련


지장대성위신력 地藏大聖威神力 지장보살님의 위대하고 신통한 힘은

항하사겁설난진 恒河沙劫說難盡 억겁을 두고 설명해도 다하기 어렵나니

견문첨례일념간 見聞瞻禮一念間 보고 듣고 예배하는 잠깐 사이에

이익인천무량사 利益人天無量事 사람과 하늘에 이익 되는 일 헤아릴 수 없어라.


# 지장보살(地藏菩薩)과 명부시왕(冥府十王)



지장보살상은 전체적으로 강건한 기상이 엿보인다. 얼굴은 둥그렇지만, 눈매가 길고 콧마루가 우뚝하고, 굳게 다문 입은 용맹스러움이 배어 있다. 설법인(說法印)을 짓고 있는 손매도 탐스럽고 탄력이 있고 어깨선도 부드러우면서 풍부하다. 무릎은 전후좌우의 길이와 폭이 알맞은 비례를 갖추면서 넉넉한 두께를 유지해 안정감을 준다. 불의(佛衣)는 상당히 두껍게 표현했다. 


좌우에 시립해 있는 도명존자상과 무독귀왕상은 물론 시왕, 판관, 동자, 사자, 수문장상도 모두 지장보살과 같은 양식 기법으로 제작됐다. 판관의 사모나 시왕의 의관 또한 이 시대의 의제(衣制)를 가늠할 수 있을 만큼 사실적이다. 이렇듯 지장보살상과 시왕상은 당시를 대표할 수 있는 미술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복장 유물까지 온전하게 나와 불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 천불오백성전(千佛五百聖殿)


불사(佛事) 전 내부 모습대웅전의 왼편에 자리 잡은 천불오백성전(千佛五百聖殿)은 오백 나한을 모신 전각으로, 건물 자체가 높은 단 위에 설치된 데다가 내부에 많은 나한상(像)을 봉안하고 있어 건물 높이가 상당하다.


봉안된 조각상은 찬하(餐霞) 최기남 거사가 조성한 것으로, 최기남은 1915년 관직에서 물러나 금강산에 들어가 조국의 광복을 기원하면서 십팔나한상과 천불상, 오백나한상 등을 조각했다. 조성한 조각상들을 강남 봉은사와 여주 신륵사에 봉안했다가, 1964년 최기남의 아들 무방(無方)거사의 시주로 천불오백성전을 건립하고 이곳에 모시게 됐다.



나한(羅漢)은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최고의 깨달음을 얻었으므로 부처님이나 보살 못지않게 공양을 받을 만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이러한 나한을 모신 건물에는 흔히 ‘오백나한전’, ‘나한전’ 또는 ‘응진전’이라는 이름이 붙는데, 이곳만은 특이하게 ‘천불’이 덧붙여져 있다. 그래서 법당에 불상이 천 개 모셔져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오백나한과 석가모니불, 관음보살, 지장보살이 모셔져 있다. 건물 이름에 ‘천불’이 붙어 있는 것은 천불전과 나한전을 겸한다는 의미이다.


오백 나한은 경전에 많이 등장한다. 석가모니가 중인도 교살라국 사위성에서 오백나한을 위해 설법을 했다고 하고, 매달 15일 마다 오백나한들을 위한 계를 설했다고도 한다. 또 석가모니가 열반에 드신 후 중인도 마가다국 칠엽굴에서 오백 나한이 모여 불전을 편찬했고, 석가모니 사후 600년이 지난 뒤 인도 서북부의 가습미라에서 열린 제 4결집에 모인 비구의 수가 500이라 오백 나한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나한은 석가모니 생존시에 의하면 500명의 제자를 뜻하기도 하고, 열반하신 뒤에 여러 가지 중요한 일에 모여들었던 500명의 나한이나 비구를 뜻하기도 한다.



나한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특별한 신앙의 대상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른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조성된 오백 나한의 모습이 제각각 다르며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닮아있고 해학적인 모습이 많다.


천불오백성전 주련


통화현관안저심 通化玄關眼底尋 깊고 오묘한 가르침 깊이 들어가니

색즉공혜공시색 色卽空兮空是色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네

차시와석즉황금 此時瓦石卽黃金 이때에 기와장이 황금이 되는 때이니

도심맥맥의심심 道心脈脈意沈沈 보리 구하는 마음 계속 깊이 이어가네.


- 통화(通化) : 부처의 가르침을 널리 펴서 중생을 교화함을 의미한다.

- 현관(玄關) : 본래의 뜻은‘깊고 오묘한 이치에 통하는 관문’이다. 불교를 일컬어‘현문(玄門)’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깊고 오묘(玄)해서 절대의 피안인 이상향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비유에서 나온 말이다. 불법의 세계에 들어서는 문, 선의 세계에 들어서는 시작이란 의미의 불교 용어가 선종 사찰의 입구를 일컫게 됐고, 그것이 오늘날 집안으로 들어서는 입구를 가리키는 용어가 됐다./다음 호에 계속(사진-박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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