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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해하기 8] 아브라함과 세 천사(창세기 18장 1~16절)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3-01-19 14: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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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e Doré - Abraham and the Three Angels

[우성훈 기자] 아브라함이 살던 시대, 하나님께서 두 천사를 거느리고 이 땅에 강림하신다. 그리고 하나님께선 아브라함에게 찾아와 아브라함이 내년 이맘때엔 아들이 있을 거라면서 천하 만민이 아브라함으로 인해 복을 받는다고 하시면서 아브라함에게 희망을 전달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선 두 번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브라함을 떠나 소돔과 고모라 땅으로 향하신다. 하나님께선 고대의 대도시 소돔과 고모라의 타락이 극심하다는 소문을 듣고 그 소문의 진상을 파악한 뒤 그들의 타락과 패악에 대한 심판을 집행키 위해 그 땅을 찾아가고자 하신다. 


하나님께선 이처럼 세상에 희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세상에 타락을 정화하고 정의와 질서를 세우기 위해 이 땅에 찾아온다. 그런데 이때 한 가지 특이점이 발생한다. 아브라함이 떠나시려는 하나님을 붙잡고 그 향하시는 곳을 묻더니 그것이 소돔을 심판하려고 가시는 것을 알자 하나님께 소돔 땅을 위한 변호를 하는 게 아닐까? 


게다가 아브라함은 소돔에 오십 명, 사십, 삼십, 아니 열 명밖에 의인이 없을지라도 그 땅을 멸하지 말아 달라고 하나님께 부탁한다. 그 큰 소돔 땅에 의인이 고작 열 명밖에 없다면 멸망시키는 게 더 나을 텐데도 어째선지 하나님께선 아브라함의 이 무리한 부탁을 받아들인다. 하나님께서 소돔에 의인 열 명만 있다 하더라도 소돔을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아브라함과 소돔이 연결된다.


창세기에 일어난 이 희망과 심판의 사건은 세상 사람들에겐 별개의 사건으로 기억된다. 또 아브라함이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마치 아브라함이 50명에서 점점 숫자를 줄여가면서 마치 흥정하듯 하나님께 빌었던 흥미로운 일화로 여겨질 뿐 아브라함과 소돔을 연결 지어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일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과 심판이라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건이 하나님이 이 땅에 강림하신 그 시기에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것이 롯이라는 존재로 인해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연결성에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처럼 소멸과 영원이라는 별개의 두 성격을 가진 사건과 그 존재가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끼쳐 서로 닮아가는 점이 이 하나님의 강림으로 인해 일어난 아브라함의 축복과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사건에 나타난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이루고 있다. 소돔과 아브라함이 하나님 앞에 같이 서게 된다.


아브라함은 소멸할 운명이었다. 이미 여든을 넘긴 초고령에 자식이 없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아브라함은 이제 세상과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소멸할 운명에 처해진 존재였다. 반면에 소돔과 고모라는 영원하다. 기껏해야 백몇 년 살고 말 사람과 달리 그 당시 가장 큰 도시였다는 소돔과 고모라는 앞으로도 몇백 년간은 그 주변 많은 나라와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과 또 대도시로서 많은 나라와 중동지방에 행사하는 중요한 거점이 되겠다. 


또 단순히 도시의 존재뿐만이 아니라 대도시부터 출발했던 그리스와 로마 문명이 문화와 제도라는 형태로 몇천 년이 지난 현대 문명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소돔과 고모라라는 그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일궈온 문명과 문화는 일개 개인이 끼치는 영향보다 더 엄청난 영향력과 변화를 그 고대사회와 인근 도시에 행사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도시와 운명을 바꾼다. 변화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과감히 자신의 살던 땅을 버리고 하나님을 의지하기로 한 용기를 보여준 아브라함의 존재를 계속 이어나가게 하시기로 하지만 세속의 타락에 젖어들어 더 존속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그 도시를 심판해 멸망 시켜 버린다. 소돔과 고모라가 소멸할 위기에 처한다.


그때 이 별개의 사건이 긴밀히 연결되기 시작한다. 하나님께 영원을 약속받아 이제는 소멸할 운명에서 벗어난 이 영원의 존재 아브라함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놓인 소돔의 백성들을 위해 애원하는 게 아니겠는가?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소돔 땅에 의인 50명만 있더라도 소돔을 살려달라고 소돔을 위해 빌기 시작한다. 물론 이 호소는 그의 조카 롯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돔에 그의 조카 롯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조카 롯에 대한 걱정이 소돔의 거주민들한테까지 번진 게 아브라함이 소돔을 위한 호소일 것이다. 


소돔이 멸망하면 당연히 소돔에 살고 있던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아브라함과 갈라서 그곳에 정착하게 된 롯과 그의 가족들 또한 도시와 함께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래서 소돔과 고모라는 다시 갱생할 기회를 얻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소돔에 대한 심판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었지만 소돔은 이제 단호히 없어져야 할 만큼 타락이 극심한 땅에서 열 명의 의인을 찾아야 할 땅, 그래서 그 열 명을 통해 변할 수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하는 간절함이 깃든 땅으로 변한 것이다. 


그래서 소멸할 운명을 지닌 소돔은 이제 영원의 축복을 받은 아브라함을 통해 심판을 면할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다. 멸망할 뻔한 소돔과 그 땅의 거주민들이 축복과 영원의 존재 아브라함을 통해 죽음의 운명을 넘어 그 생명을 이어갈 기회를 얻는다. 소돔이 아브라함을 통해 구원의 빛을 얻는다.


이 같은 아브라함과 소돔과의 연결을 하나님께서 수락하신 것은 소돔도 결국 하나님이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비록 소돔은 냉정하게 말해서 세상에 타락한 문화와 풍습이 퍼지지 않도록 멸망시키는 게 인류의 존속과 구원을 위해 백번 옳은 땅이지만 하나님 앞에 선한 자 아브라함과 소돔이 연결된다면 소돔이 변화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비록 소돔은 이미 그 자신들만의 의로움으로는 심판을 면할 수 없는 타락한 도시였지만 조카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들을 변호하고 도와주려는 아브라함의 모습을 보고 그와 닮아간다면 그 옛날 군대를 일으킨 아브라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과거의 때처럼 그들의 영혼 또한 도움을 받고 변화를 받아 그들의 잘못된 모습을 돌이키고 회개해 심판과 멸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소돔의 부정적인 모습이 세상에 퍼져 인류에게 악영향을 끼칠 위험에도 하나님이 소돔을 축복과 변화의 가능성인 아브라함을 연결시킴은 멸망할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예수님을 더한 것과 같은 마음이 소돔의 도시민들에게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축복의 존재 아브라함을 소돔과 연결해 소돔을 굽어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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