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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사찰 83] 천관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장흥 '천관사(天冠寺)'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3-01-23 14:43:36
  • 수정 2024-04-02 0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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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천관사는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천관산(天冠山)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의 승려 통령이 창건한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의 말사로, 천관산은 지제산(支提山)이라고도 한다. 신라 진흥왕 때 통령화상(通靈和尙)이 보현사(普賢寺).탑산사(塔山寺).옥룡사(玉龍寺) 등 89암자와 함께 창건했고, 천관보살(天冠菩薩)을 모셨다 하여 사찰명을 천관사라 했다.





9세기에는 천관사의 홍진대사(洪震大師)가 훗날 신무왕(神武王)이 되는 김우징(金祐徵)과 관계가 돈독했는데, 이곳에서 함께 참례해 화엄신중을 감동시킴으로써 김우징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바닷가에 위치한 관계로 신라 말기부터 고려시대, 그리고 조선시대를 통해 왜구의 침입으로 차차 그 규모가 축소됐다. 



1659년(효종 10)에 천관사의 역사를 담은 '지제산사적(支提山事蹟)'을 펴냈고, 그전에도 1561년(명종 16)에 '묘법연화경'을 펴낸 것을 비롯해 전부 13차례나 경전 등을 간행했다. 1963년에 한택이 대웅전과 칠성당을 중건했다. 이 무렵 한때 관산사(冠山寺)라고도 불렀다. 1986년에 도통이 중창했고, 1980년에 요사 2동을 지었고 1991년에 범종각을 지어 오늘에 이른다. 



현재 천관보살을 봉안했던 법당을 비롯해서 삼성각.범종각.요사 등의 건물이 있다. 법당은 극락보전(極樂寶殿)으로 편액돼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극락보전은 건축양식이 간결하고 지붕의 선이 직선형이며, 벽면의 장식도 기교보다는 현실적으로 꾸며져 소박함을 보여주고 있어 고려시대의 간결미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현존하는 유물로는 삼층석탑이 1984년 보물로 지정됐고, 석등과 오층석탑이 1986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 중 석등은 화강석으로 만든 높이 2.5m의 고려 말기 작품이다.


# 장흥 천관사 삼층석탑(長興天冠寺三層石塔)


1984년 보물로 지정됐다. 높이 4m. 석탑은 법당에서 북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2층 받침돌 위에 3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올리고 꼭대기에 머리장식인 상륜(相輪)을 장식한 모습이다. 바닥돌은 여러 장의 길고 큰 돌로 조성됐다. 아래층 받침돌의 면석은 4장의 널돌로 조립됐는데, 각 면에는 가운데 기둥이 없이 모서리 기둥만 조각돼 있다. 덮개돌은 2장의 큼직한 널돌을 덮었는데, 약간의 경사가 있는 윗면에는 높직한 1단의 둥근 굄과 함께 각진 1단의 낮은 굄이 새겨져 있다. 



윗층 받침돌의 면석은 4장의 돌로 짜여졌고, 역시 모서리 기둥은 있지만 가운데 기둥을 새겨져 있지 않다. 덮개돌은 1장의 넓적한 돌로 이뤄졌는데, 밑면에는 쇠시리인 부연(副椽)이 낮게 표시됐고, 윗면에는 2단의 굄이 있다. 탑신부(塔身部)는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구성됐다. 각 층의 몸돌에는 좌우에 모서리 기둥이 조각됐고, 지붕돌에는 밑면에 4단 받침이 있고 윗면에는 1단의 굄이 있다. 윗면인 낙수면은 급한 경사를 이루는 듯 보이지만, 전각(轉角)에 이르러서는 점차 평박(平薄)해 졌다.


밑면의 추녀는 직선이고, 네 귀퉁이의 전각에는 반전이 커서, 지붕돌 전체가 경쾌하게 보인다. 상륜부에는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노반(露盤)과 함께 둥근 공 모양의 복발(覆鉢)이 놓여 있다. 이 석탑은 2층의 받침돌 위에 경쾌하게 보이는 탑신부를 올린 안정감을 갖춘 석탑으로, 일반형 신라 석탑의 양식을 충실히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덮개돌 밑면의 낮은 받침은 신라 석탑의 일부분이 시대가 지나면서 지방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보아, 건립 시기는 고려 전기로 추정된다.


# 천관사 석등



이 석등은 방형의 지대석 위에 세운 평면 8각의 일반형 석등이다. 하대석에는 복엽 8판의 복련을 새겼고 윗면에 높직한 굄을 마련해 간주를 받고 있다. 상대석은 하대석과 대칭으로 복엽 8판의 앙련을 새겼다. 화사석은 4면에 화창이 있고, 옥개석은 8우전각에 반전이 뚜렷하면서 경쾌하다. 상륜은 높직한 보주석 하나가 놓여 있다. 각 부의 단아한 양식수법으로 보아 신라하대의 건립으로 추정된다. 화강암으로 조성한 높이 2.52m의 중형석등이다.


# 천관사오층석탑



높이 4.2m. 1986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4매의 긴 장대석으로 지대(地臺)를 구축하고 그 중앙에 기단부를 두었다. 단층기단으로 하대석은 호각형(弧角形)의 2단괴임을 하고 그 위로 4매판석으로 면석을 짰고 각 면에 양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중앙에 탱주[撑柱 : 받침기둥] 1주를 두었다. 갑석은 두꺼운 편이고 아랫면에 1단 괴임을 하고 윗면 중앙에도 1단괴임을 각출해 탑신을 받치고 있다. 탑신부는 탑신과 옥개석이 각 1석씩이고, 탑신 각 면에 양 우주를 새겼는데, 그 형식은 5층까지 같고, 옥개석의 층급받침은 1층에서 5층까지 3단이다.


이 탑에서 특이한 형식은 옥개석이 매우 두꺼운 옥개석이라 하겠다. 이는 탑의 연대가 하대로 내려오면서 발견되는 예일 것이다. 특히 옥개석 처마로 내려오는 전각의 반전도 심한 편으로 이러한 현상도 고려 하대에서 흔히 볼 수 다. 층급받침이 3단이면서도 그 단면이 매우 얕고 옥개석이 전체적으로 보아 두껍고 평박해 탑이 중후하게 보인다. 같은 경내에 있는 석등의 정제되고 균형 잡힌 조각솜씨나 또한 3층석탑(보물, 1984년 지정)의 준수하고 우아한 기법과는 판이한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 등으로 보아 조성연대는 고려 하대로 내려올 것 같다./사진-윤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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