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문화재청이 최근 발굴이 끝난 '세종 스마트그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유적' 조사에서 백제 한성기에 조성된 고분 5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고분은 큰 규모의 '다곽식 적석분'으로, 한 무덤 봉분 안에 여러 매장시설을 두고 돌을 쌓아 만든 무덤이다.
발굴조사 결과, 백제 한성기 고분 5기는 주변이 조망되는 해발 약 109m 높이의 구릉 정상부에 있고, 주변에서 고분의 추정 진입로와 집터 등 요구 40여 기가 확인됐다.
구릉 정상부 중앙에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된 1호분은 봉분의 최대 규모가 직경 약 58m, 높이는 약 6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로 쌓은 거대한 봉분 내부에는 목곽과 석곽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설치됐다. 유적의 보존을 위해 고분 내부조사를 다 마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시설은 목관(곽) 5기와 석곽 10기 등이며, 내부에서 크고 작은 항아리류와 뚜껑이 있는 접시, 발이 세 개 달린 그릇 등 백제의 전형적인 토기와 고리자루큰칼, 재갈, 화살촉 등 무기, 마구 등의 부장품이 출토됐다.
특히, 1호분에서 가장 규모가 큰 8호 석곽에서는 '금제가는고리귀걸이'(금제세환이식) 한 쌍도 출토됐다.
1호분의 서쪽 사면에 맞닿아 조성된 2~5호분은 직경 20m 내외, 높이 2.5m 내외의 작은 규모로, 여러 겹의 돌로 쌓인 1호분과 달리 흙으로 봉분을 조성하고 2~6기의 매장시설을 갖추고 있어 1호분보다 낮은 위상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사면에는 구릉의 아래쪽에서 고분으로 올라가기 위한 추정 진입로가 확인됐는데, 약 50m 길이의 긴 도랑 내부에 돌무지시설을 한 형태이다. 그 밖의 주변 시설로는 의례를 위한 부속건물(1호 수혈주거지)과 제단으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매장시설과 부장품, 출토된 유구 등으로 미뤄볼 때 고분이 백제 한성기인 4~5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이를 통해 지역의 유력한 지방세력이 존재했다는 점과 함께 당시 고분 축조를 위한 토목기술과 묘역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파악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앞으로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 문화재 지정과 학술조사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