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통령실 [박광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은 ‘정치 방역’이자 ‘이념 방역’이었다며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정부는 ‘K-방역’이라는 말로 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 방역 정책을 두고 “엄밀하게 평가하면 국민의 자유로운 일상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영업권과 재산권, 의료진의 희생을 담보로 한 정치방역”이라고 했다.

이른바 ‘정치.이념 방역’이라는 이유로는 △2020년 초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한의사협회 건의에도 중국인 입국을 통제하지 않았고 △청와대와 정부의 감염병 콘트롤타워(지휘본부) 인사들을 전문성이 아닌 이념 성향을 가진 인사들을 쓴 것을 들었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

또 지난 2020년 3월 자신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신도들의 반발이 뻔한데도 신천지 대구교회를 공개 압수수색하라고 지시했던 점도 정치방역의 사례로 윤 대통령은 제시했다.

사진-댜통령실윤 대통령은 “대외정책에서도 국민 안정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난 7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면서 우리 정부가 입국규제를 했더니 중국도 보복 조치를 했지만, 결국 양쪽 다 풀었다”고 설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위험 중증환자를 선별해서 한정된 의료 자원을 선택과 집중해서 투입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의료시스템, 건보시스템, 정보통신테이터 등을 연계하고 플랫폼화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대상에 적합한 맞춤형 방역이 가능하다”고 ‘과학 방역’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10일 국무회의에서도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연이틀 전 정부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전 정부를 비판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 “중요한 정책 분야에서 개혁 또는 혁신을 하다 보니 저절로 전 정권의 잘못된 점들이 드러나는 것 같다”면서, “과거 정부의 잘못을 들춰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개혁을 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과거 정부의 잘못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