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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47] 제9회 무죽페스티벌 공식참가작 극단 화담, 박상협 각색/연출의 가스 라이트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05-22 04:13:45
  • 수정 2023-05-22 04: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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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동국소극장에서 9회 무죽페스티벌 공식참가작 극단 화담의 패트릭 해밀턴 작 박상협 각색 연출의 가스 라이트...ing을 관람했다.


앤서니 월터 패트릭 해밀턴 (Patrick Hamilton, 1904~ 1962)은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이다.


그의 가장 성공적인 희곡 밧줄 과 가스등은 영화로 만들어졌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밧줄 (1948)과 영국제 가스 등(1940), 1944년 미국판 가스등이다 .


해밀턴은 1904년 3월 17일 브라이튼에서 있는 작가이자 변호사인 Bernard Hamilton(1863-1930)과 그의 두 번째 아내 엘렌 아델레Ellen Adèle(1861-1934)사이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알코올 중독과 재정 상실로 해밀턴은 소시작부터하숙집에서 보냈다 . 그의 교육은 형편없었고,. 그의 첫 출판 작품은 1919년 에 시 "Heaven" 을 쓰고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개스 라이트(Gaslight)는 해밀턴(Hamilton)의 인생에서 암울한 시기에 쓰여졌다. 연극이 시작되기 6년 전 해밀턴은 음주 운전에 치여 런던의 거리를 질질 끌고 다니며 절뚝거리고 팔이 마비되고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남았다. 2년 후, 해밀턴의 어머니는 자살했다. 그는 소설 <비겁자의 집(Craven House)>(1962)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3편의 영화가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희곡 <밧줄(Rope)>(1929 공연, 미국에서의 제목은 <밧줄의 끝>)은 같은 제목으로 1948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희곡 <가스등(Gaslight)>(1938)은 연극무대에서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매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가스등>이란 제목으로 나온 이 영화는 잉그리드 베리만과 찰스 보이어가 주연했고, 동일 희곡을 바탕으로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는 <천사의 거리>(1941)라는 제목으로 1952년에 만들어졌다. 소설 <취한 광장(Hangover Square)>도 같은 제목으로 영화로 제작되었다(1945). 해밀턴은 현대 도시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을 그렸다. <심야의 종소리(The Midnight Bell)>(1929) <콘크리트 벌판(The Plains of Cement)>(1934) 등은 모두 <하늘 아래 2만 개의 거리(Twenty Thousand Streets Under the Sky)>(1935)에 수록되어 있다. 런던 동부지역의 분위기와 그 지역의 코크니 방언을 잘 묘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로 <취한 광장> <심야의 종소리>(1929) <콘크리트 벌판>(1934) <비겁자의 집(Craven House)>(1962)을 썼고,


희곡으로는 <밧줄>(1929) <가스등>(1938)이 있다.


박상협은 배우이자 연출이다. 로맨틱 락스타, 70분간의 연애, 물의 노래, 수상한 흥신소 3탄, 지독한 사랑 등에 출연하고, 극적인 하룻밤, 부산 갈매기, 나만빼고, 가스라이트를 연출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 범죄.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는 단어다. ‘가스라이팅’ 또는 ‘가스등효과’는 심리적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정신적 학대로 가정, 학교, 직장, 연인 등 주로 밀접하고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


‘가스라이팅’이란 용어는 어디에서 유래한 걸까?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패트릭 해밀턴(Patrick Hamilton, 1904~1962)이 쓴 스릴러 희곡 <가스등(Gas Light)>의 제목에서 비롯됐다. 남편이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아내를 미친 사람으로 몰아가고, 아내 스스로도 이를 믿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배경은 1880년 영국 런던의 한 중상류층 저택. 잭 마닝함(Jack Manningham)이 아내 벨라(Bella)를 미친 사람인 듯 몰아붙인다. 물건을 숨겨놓고는 아내의 기억력을 탓한다. 잭의 기만과 속임수가 교묘하게 반복되자 벨라는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분열증이 있다고 믿고는 약까지 챙겨먹으며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잭은 왜 아내를 미친 사람으로 몰아가고 스스로 이를 확신하게 만든 것일까? 잭은 저택의 소유자 알리스 발로우(Alice Barlow)의 살해범이다. 보석을 훔치기 위해서였지만 정작 아무 것도 손에 쥐지 못했다. 2층에 올라가 샅샅이 찾아봐야 하는데 걱정거리가 있다. 집을 뒤지려면 가스등을 켜야 해서다.


등을 켜는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건물 전체가 가스를 나눠 쓰는 방식. 위층에 올라가 불을 켜면 아래층 불빛이 약해져 의심을 살 수 있다. 또 다른 염려는 위층 뒤지는 소리를 아래층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 아내의 현실감각과 인지능력, 판단력을 무너트리는 게 잭이 찾은 방법이었다.


1944년 영화 '가스등'에서 그레고리(샤를 부와이에)가 가스등을 켠 채 다락방을 뒤지고 있다.

정신 이상을 스스로 확신하면서 벨라는 점점 남편 잭만을 의지하게 된다. 아래층 불빛이 약해져도, 위층에서 소리가 들려 무섭다고 말해도 이제는 문제될 게 없다. 벨라의 인지능력장애쯤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 테니.


이때 은퇴 경찰관 러프(Rough)가 등장한다. 러프는 매일 밤 아래층 불빛이 어두워지고, 이층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가 망상이 아닌 벨라가 보고 듣는 현실이라고 설득한다. 벨라가 잭이 자신에게 가한 모든 일에 복수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러프의 도움 덕분이다.


놀라운 반전은 잭 마닝함의 정체가 시드니 파워스(Sidney Powers)였다는 사실. 시드니는 벨라의 재산까지 가로채려했던 것. 연극은 잭이, 아니 시드니가 경찰에 의해 끌려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무대는 거실이다. 배경 가까이 좌우에 식탁과 의자를 배치하고 흔들의자도 배치했다. 벽에는 수채화 그림이 액자에 두 개 걸려있고 연극의 진행에 따라 세 개가 걸린다. 배경 중앙에 내실과 부엌으로 가는 통로, 하수 쪽에 창문이 있고 그 옆으로 출입통로가 있다. 상수 쪽에 벨라의 침실로 가는 통로가 있고, 하수 객석 가까이에 다락으로 가는 통로가 있다. 벨라는 실내복차림으로 시종일관 연기하고, 잭은 평상복과 외출복, 가정부 1은 간호사 같은 차림과 모습 가정부 2는 붉은 투피스로 방문객처럼 등장한다. 상수 쪽 객석 가까은 천정에 개스등이 있어 불빛이 흐려졌다 밝아졌다 한다.


김달님이 아내인 벨라 역, 박성협이 남편인 잭, 전세기가 은퇴경찰 러프, 변나라가 가정부 1, 조은진이 가정부 2, 류승주가 경찰로 등장한다. 출연진의 호연은 물론 성격설정과 감성표현이 대사 발성과 함께 작품성격에 어울리게 진행되고, 음악과 조명변화가 극분위기 창출을 돕는다.


드라마 투르기 주소형, 기획 전세기, 음악감독 박민수, 조명 라이팅 박, 의상 소품 허솔빈 이형규, 음향오퍼 김희연 김석진 정의진, 무대제작 최강국, 포스터 최연후, 조연출 최준혁, 각색고문 이자순, 진행 민일홍 윤상규 서지훈, 마케틴 윤예진 등 스텝진의 기량과 열정이 어울려, 제9회 무죽페스티벌 공식참가작 극단 화담의 패트릭 해밀턴 작 박상협 각색 연출의 가스 라이트...ing 을 관객의 기억에 남을 수준급 스릴러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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