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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49] 유라시아 셰익스피어극단, 남육현 연출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05-28 21: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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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아트홀 1관에서 유라시아 셰익스피어극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 송원문 번역 남육현 연출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를 관람했다.


번역을 한 송원문 교수는 알라바마 대학교(University of Alabama)에서 석사,위스콘신 메디슨 대학교(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신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남육현 교수는 서강 대학교 대학원과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런던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유라시아 셰익스피어 극단을 창단해 셰익스피어 전체 작품을 공연할 목표로 <열두번째 밤>까지 24개의 작품을 공연했다. 88올림픽 예술축전 6개국 해외 공연 팀 책임연출하고, <열두 번째 밤>, <베로나의 두 신사>, <나스타샤>, <헛소동>,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사랑의 헛수고>, <맥베스> <리처드 2세>, <헨리4세 제1부>, <헨리4세 제2부>, <헨리5세>, <헨리6세 1,2,3부> <리처드3세> <존왕>, <아테네의 타이먼>, <에드워드 3세>, <햄릿>, <리어왕>, <오셀로>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열두번째 밤> 등 24개의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출 공연했다. 번역 작품으로는 <맥베스>, <고곤의 선물>, <위대한 신 브라운> 외에도 다수 작품이 있다.


로마 제국의 3거두의 한 사람인 안토니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사랑에 빠져 그곳에 머문다. 로마에서 그의 부인 풀비아가 죽었다는 소식과 폼페이가 안토니가 없는 동안 3거두 정치 반대 세력을 키운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런 긴박한 상황이 되자 안토니는 로마에 돌아 올 수밖에 없게 된다.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시저 와 다툼이 벌어지고 레피더는 두 사람을 화해시키느라 바쁘다. 그러나 폼페이를 무찔러야 하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동맹인 으로 그들은 누그러진다. 이미 부인이 죽었으니 많은 사람들의 권고로 안토니가 시저의 누이, 옥타비아와 결혼함으로 그들 관계는 한결 더 돈독해지고 옥타비아는 두 사람에게 충의를 지킨다.


이집트에서 안토니의 결혼 소식을 들은 클레오파트라는 질투심에 펄펄뛴다. 그리고 사람을 보내 옥타비아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보게 한다. 그녀가 지극히 평범하고 매력이 없는 여인이란 말을 듣고 안심한 클레오파트라는 언제고 안토니가 자신에게 돌아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다.


폼페이의 삼 거두는 폼페이와 회의를 거듭하면서 그에게 시칠리아와 사드니라 섬의 통치자자리를 주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전쟁 없는 휴전으로 들어간다. 그날 저녁, 축하파티를 열고 네 사람은 그들의 협정을 축하하며 진탕 마신다. 이때 폼페이의 병사가 폼페이의 삼 거두 암살 계획을 폭로한다. 이리하여 폼페이의 음모 계획은 무산되고 그 사이에 안토니가 보낸 장군 한사람이 파르티아왕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다.


안토니와 옥타비아가 아테네를 떠나자 시저는 바로 협정을 깨고 레피더스의 군대와 합세하여 폼페이를 쳐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는 동료인 레피더스를 감옥에 가두고 반역자로 몰고 그의 영토와 소유물을 몰수한다. 이 소식을 들은 안토니는 화가 나서 공식 석상에서 옥타비어스 시저를 비난 하는 연설을 한다. 이에 놀란 옥타비아는 두 사람이 싸우면 그녀의 사랑이 양쪽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고 오빠와 무리 없는 관계를 유지하도록 안토니에게 탄원한다. 이에 안토니는 올리비아를 평화 사절로 로마에 파견하고 자신은 바로 군대를 강화하여 옥타비어스 시저와 싸울 준비를 한다. 여러 측근의 조언을 무시한 채 안토니는 해상 전을 벌리기로 하고 그의 군대와 함대를 이끌고 이집트로 향한다. 그리고 그의 충신 이노바버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클레오파트라에게 참전을 촉구한다. 이 싸움에서 안토니의 군대는 참패하고 클레오파트라 의 함대는 도망가고의 추종자들과 나머지 함대들도 흐지부지 흩어진다.


크게 실망한 안토니는 패전의 이유가 클레오파트라때문이라고 그녀를 만나 탓하다가 용서하고 그녀와 다시 화해한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는 시저에게 안토니가 이집트에 주둔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시저는 안토니의 요구를 무시한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에게는 따로 메신저를 보내 애인을 배반하는 조건이면 그녀의 말을 들어 주겠다고 알린다. 클레오파트라가 시저의 메시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안토니가 들어와 그녀를 나무라며 부하를 시켜 죄 없는 메신저를 때리도록 명한다. 어이없어 하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안토니는 바로 자기의 처신을 사과한다. 이를 목격한 안토니의 충신 이노바버스는 그의 상관이 이제는 끝이라는 생각을 하며 옥타비어스 시저의 진영으로 망명한다.


다음 싸움에서 기대하지 않게 안토니가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이노바버스 의 탈당을 알고는 훌륭한 인물을 놓쳤다는 슬픔에 자신의 비운을 슬퍼한다. 그리고 이노바버스의 소유물 모두를 챙겨 시저의 진영에 보내 준 후, 클레오파트라와 승리 잔치에 참여한다. 이노바버스는 충성치 못한 자신의 행동에 비굴함을 느끼고 죄책감에 자살을 한다. 다음날 안토니는 시저와 해상 전을 벌린다. 전과 같이 마찬가지로 이집트 함대가 싸움은 고사하고 한창 지고 있는 안토니 군대를 내버리고 도망간다. 이때 안토니는 클레오파트라를 죽일 것을 맹서한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클레오파트라는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기념관에 숨어 살면서 자살 했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에 안토니는 슬픔에 젖어 죽음으로 그녀와 내세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다. 그리고 사병에게 죽여 달라고 부탁 하지만 사병은 대신 자신이 죽어 버린다. 할 수없이 안토니는 자신의 칼을 들이 받지만 바로 죽지 않고 클레오파트라의 기념탑으로 옮겨진다. 이제야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실을 재확인하고 안토니는 숨을 거둔다.


이제 시저는 포로와 다름없는 여왕을 로마로 데려가 자기의 승리의 표적으로 삼으려 이집트에 왔지만 클레오파트라 는 이미 시신이 된 후이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는 1960년대 극단 동인극장의 창단공연으로 공연되고, 2011년에는 실험극장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일본인 니나가와 유키오 연출, 무대미술은 알제리 출신의 영국 로열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수석디자이너가 하면서 한국의 셰익스피어 제작능력은 알제리만도 못하다고 혹평했다. 당시 교포 연출가로 소련의 공훈예술가 칭호까지 받은 맹동욱씨는 한국연극을 둘러본 소감을 다른면에서는 한국이 많은 발전을 했지만 연극여건은 오히려 나운규가 활약한 1920년대만도 못한 것 같습니다고 뼈아픈 한마디를 했다. 그는 인민의 혼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정서체험을 관객에게 주는 연극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하면서 한국연극은 너무 상업주의적인 제작을 하고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연극의 위기는 무엇보다 치열한 예술정신의 붕괴에서 비롯되고 있다. 따라서 그 정신의 부활없이는 미래의 밝은 전망은 불가능하다. 오늘의 한국연극은 60년대 동인제 극단을 탄생시킨 신선하고 순수한 열정과 의지를 되찾아야 한다. 전쟁의 폐허 위에 연극을 일으켜 세우고 70년대의 유례없는 연극혁신과 붐을 조성해준 모체가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연극은 그동안 너무나 사회·정치문제에 골몰해왔다. 그래서 잃은 것이 많다. 무엇보다 우리의 혼과 정서를 뒤흔들 예술작품으로서의 연극이다. 메시지와 구호가 아닌 감동의 연극, 민족으로서의 한국인, 개인으로서의 한국인의 새로운 정신을 개척하고 창조하는 연극을 잊어버리고 있다. 인간정신의 회복이 무엇보다 요청되는 이 시대에서 연극은 그것의 첨병이며 투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대는 배경에서부터 양옆의 벽이 고대 이집트 피라밑과 성벽의 기둥과 벽화의 사진으로 가득찼다. 상수쪽만 클레오파트라 관련 사실주의 화풍이 역시 사진으로 확대되어 부착되어 있다. 무대 배경 양쪽에 비너스와 아크리파의 백색 석고상이 백색의 받침대 위에 놓이고 그 위로 원형의 방패 같은 장식물이 부착되어 있다. 무대 양쪽에 두단 높이의 계단과 의자로 사용될 조형물이 놓이고, 바닥에 카펫을 깔아놓았다. 출연진의 의상이 완벽에 가깝고, 음악과 조명 그리고 분무 안개도 극적 분위기 창출을 돕고, 배경 좌우와 객석 중앙이 출연진의 등퇴장로로 사용된다.


정영신이 아그리피나와 시골사람, 봉기한이 안토니, 남유미가 클레오파트라, 이귀우가 레피더스와 돌라벨라, 김민정이 옥타비아와 이라스, 김인하가 이노바버스와 프로클레이어스, 이도율이 옥타비어스 시저, 조승현이 베시나스와 길러스와 사자, 장은서가 차미안, 라현우가 폼페이와 에로스, 유병용이 메나스, 최보라가 도미티아로 출연한다. 등장인물의 작중인물 성격설정에서부터 감정표현은 물론이고, 극적 상황에 따른 다채로운 변화로의 연기력은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연극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이끌어간다. 남미리의 클레오파트라 역은 과거 공연보다 훨씬 어울린다는 느낌이고, 원래 흑인인 클레오파트라를 능가하는 미모라는 느낌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매우 어렵고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라시아 셰익스피어극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 송원문 번역 남육현 연출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를 출연진과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 그리고 의지가 하나로 뭉쳐 공연을 눈부신 성공작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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