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관장 직무대리 나오미 벡위스)이 공동기획한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전이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현지 시각) 미국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이하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성공적인 서울 개최에 이어, 연간 65만여 명이(2022년 기준) 방문하는 구겐하임미술관을 순회하는 것으로 한국의 실험미술과 그 주역들이 글로벌 미술계에 최초로 소개되는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이는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실험미술이 꽃 피웠던 1960년대 냉전을 배경으로 미국은 68혁명, 반전 평화운동, 페미니즘 등 인식의 전환기를 맞이하였고, 한국은 압축적 근대화와 산업화의 급속한 사회 변화와 ‘인식의 전환’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전시는 이 시기 한국의 청년작가들이 서구의 언어를 대안 언어로 받아들여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당대 한국미술의 면모를 새롭게 한 점을 중시했다. 또 이들이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주장, 보수화된 기성세대의 형식주의에 반발하면서, 기존의 회화, 조각의 영역을 벗어나 입체미술, 해프닝, 이벤트, 영화 등 다양한 매체들을 전위적 ‘실험미술’의 이름으로 포괄하면서 역동적인 사회 현상을 반영한 점, 파리비엔날레 등 국제 흐름에 동참해 마침내 세계 미술계의 일원으로 그 실천의 영역을 확장한 점등을 주목했다.
특히, 구겐하임미술관은 재료와 과정에 대한 한국 작가 공통의 급진적인 접근 방식이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아방가르드 실천 중 하나를 만들어 내었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구겐하임미술관에서도 MMCA서울 전시와 동일한 규모와 내용으로 총 29명 작가의 작품 약 80여 점, 자료 30여 점이 타워갤러리의 3개 층인 2, 4, 5 및 탄하우저(Thannhauser)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다양한 글로벌 관람객들에게 한국 실험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의 이미지들을 통한 서사구조를 만들어 직관적인 감상이 되도록 했다. 동시에 전시 주제 및 그룹, 연표 등의 설명문들을 제공해 보다 풍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카이브도 소실된 작품들과 작가들의 활동을 사진 자료로 구성해 이 시대를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을 위해서는 국/영문 도록에 한국 실험미술의 담론형성을 위한 다양한 연구자들의 에세이, 당대 작가 글, 비평글 등을 충실히 수록했다. MMCA 전시에서 국문 도록이 배포된 것과 같이 뉴욕 전시 개막에 맞추어 영문 도록이 전 세계에 배포돼 한국 실험미술이 세계 전위미술사의 층위를 다양화시키고 확장시키는 역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기간 중 이건용의 '달팽이 걸음'(10.13-14.), 성능경의 '신문읽기'(11.17-18.), 김구림의 '생성에서 소멸로'(12.1-2.) 퍼포먼스가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서울과 뉴욕에 이어 내년 2월 11일부터는 LA 해머미술관을 순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