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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마애불 세우기 어려우면 지하통로 방식 검토”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9-27 21: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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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5㎝의 기적’으로 불리는 넘어진 경주 마애불을 세우기 어렵다면 지하에 통로를 만들어 관람객이 아래에서 쳐다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총무원장 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두고 26일 서울 종로구 소재 불교문화역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단은 세우는 게 목적”이라면서도 “문화재 위원들이 세우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그때 제2안으로 (지하 통로 관람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우스님은 마애불을 세울 수 없는 경우와 관련해 파손, 균열에 의한 변형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토지소유권, 문화재 관리 권한, 각종 허가, 예산, 시뮬레이션 등 여러 제약과 행정절차 등의 단계가 있기 때문에 기대만큼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내후년 정도에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경주 남산의 마애불은 2007년 5월 22일 남산 열암곡석불좌상과 일대를 발굴 조사하던 중 지면과 얼굴의 코 부위가 약 5㎝ 간격을 두고 넘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마애불의 길이 약 6.8m, 너비 약 4m, 두께 약 2.9m에 달하면서 무게는 약 70∼80t으로 추정된다.


진우스님은 최근 정치권에 대립과 혼란이 이어지는 것에 관해 정치인들에게 조언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꾸짖는 등 종교 지도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교훈을 주는 법어를 내리거나 꾸짖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총무원장을 찾아오는 정치인이 많다. 보도가 잘 안 되지만 굉장히 꾸짖는 경우가 많고, 서로 화합시키려는 시도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첨예한 진영 논리 속에서 (공개적으로) 일갈하면 양비론으로 번질 확률이 높고, 각자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서 또 다른 정치적 논리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공개 발언이 어려운 이유를 부연했다.


진우스님은 현재 문화재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받는 정부 지원금에 대해 “문화재를 국보, 보물, 지방문화재로 지정한 것에 대해서는 국가가 어느 정도 보호.관리.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관람료 차원이 아니라 국가가 당연히 국가 문화재로서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이어진 조계종 조직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빠르면 내년 3월에 조계종의 헌법에 해당하는 종헌과 종법 등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집행부는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의 3원 구조로 돼 있는데 이를 변경하는 구상을 고려 중이라고 진우스님은 덧붙였다.


한국적 명상 프로그램인 ‘K명상’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구상도 재차 소개했다.


진우 스님은 “전국사찰 통해서 명상 프로그램 운영하는 동시에 도심에 명상 센터를 빨리 만들어야겠다”면서, “명상연구소나 명상과 관련된 부대 시설을 함께 건립하는 등 명실상부한 한국의 ‘K명상 본부’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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