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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노래 ‘한양가’와 함께 떠나는 조선 후기 서울 여행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9-27 2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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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국립중앙도서관.국립중앙박물관 제공[이승준 기자] 조선 후기 풍요롭고 구경거리가 넘쳐나던 서울의 풍경을 담은 한글 노래 '한양가'를 중심으로 한 기획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가 이달 27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1844년 한산거사가 지은 '한양가(漢陽歌)'는 조선 후기 수도 한양의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본 듯 그려낸 한글 가사이다. 묘사가 매우 생생하고 내용이 흥미로워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상업용 출판물인 방각본으로도 간행됐다.


'한양가'는 한양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한글 문학으로, 그동안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게 부각돼 왔다. 한양 시장에서 파는 물건, 별감의 승전(承傳)놀음 등 다른 사료나 개인 문집 등에는 없는 조선 후기 한양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내용들이 담겼다.


'한양가'는 중인층 이하로 추정되는 저자가 사대부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한양의 시정 풍속과 사람들의 삶에 주목해 한글로 쓴 문학 작품이기에 사료의 역할을 겸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우리 말글의 관점에서 '한양가'의 가치를 조명하는 최초의 전시이다. 이를 위해 '한양가'에 묘사된 조선 후기 한양의 여러 공간을 거니는 것처럼 전시장을 구성하고, '한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방식으로 연출했다.


문헌 자료에 등장하는 실제 대상을 직접 보여주는 다른 박물관 전시와 달리 '한양가'의 문장과 단어를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이 우리 말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양가'에 나타나는 직업명과 물건명 등 다양한 우리말 어휘를 통해 당시의 삶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1부 ‘아름다운 수도 한양을 노래하다’에서는 한글로 노래한 서울 문학 작품을 고려가요에서부터 한산거사의 '한양가'에 이르기까지 소개하고, '한양가'가 등장하기까지 시대적 배경을 관련 유물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활기차다 한양 거리, 번화하고 신기하다’에서는 '한양가'의 내용에 따라 전시장을 구성하고, 왕의 공간 궁궐에서부터 관아가 있는 육조거리, 왁자지껄 시장, 별감의 승전놀음, 왕의 능행길, 궁에서 열린 과거 시험장 풍경 등을 관련 유물 및 인터랙티브 영상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였다.


3부 ‘변화하는 수도 서울, 힘차게 나아가다’에서는 '한양가' 이후의 서울 관련 문학 작품을 비롯해 사진, 지도, 서양 서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근대 도시로 변모하고 끊임없이 도약하는 수도 서울의 모습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전하는 '한양가'의 목판본과 목판, 다양한 필사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이다.


또한, 한글로 풀어쓴 전염병 치료서 '간이벽온방언해'(1578)(보물), 김천택이 엮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 '청구영언'(1728)(보물), 허준이 저술한 동아시아 최고의 의학서 '동의보감'(1613)(초간본), 조선 후기 거문고 악보 '삼죽금보'(국립국악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등 '한양가'의 내용 이해를 돕는 다양한 희귀 자료도 공개된다.


조선 전기 한양의 열 가지 경치를 노래한 한시 '한도십영漢都十詠'(1479년경, 국립한국문학관)은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국내 유일본으로 실물로는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한양가로 그려낸 조선 후기 한양’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다음 달 13일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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