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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89] 창작집단 양산박, 장진웅 작 연출 'MZ허균의 율도국 탈출기'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10-08 1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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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소극장에서 창작집단 양산박의 장진웅 작 연출의 MZ허균의 율도국 탈출기를 관람했다.


장진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출신이다. 삼포가는 길, 벚꽃동산, 감정팔이 소녀, 실수로 죽은 시민들, G코드의 탈출, 미스 쥴리, 코리오라너스, 나는 사랑한다 김명순전 그외 다수 작을 쓰거나 연출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연출가다.


MZ세대는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를를 통틀어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X세대와 Z세대 사이의 인구통계학적 집단이다. 일반적으로 1980년부터 1996년까지 출생한 사람으로 정의한다. 전기 밀레니얼(1980년~1988년)과 후기 밀레니얼(1989년~1996년)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 초기 세대의 자녀들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감소하는 시기에 태어났으며, 이전 세대들보다 더 적은 수의 자녀를 두고 있다.


MZ 허균의 율도국 탈출기는 상영작 홍길동전을 만들어 가며 예술창작과 연관된 연기자와 작가와 감독이 홍길동의 저자 허균과 당시 조선왕조의 현황과 모습을 무대위에 그려내며 제작해 가는 내용의 연극이다.



허균 (1569년 선조 2~1618년광해군 10) 의 집안은 문장가 집안이었다. 허균은 아버지 허엽(許曄), 큰형 허성(許筬), 작은형 허봉(許篈), 누이 허난설헌(許蘭雪軒)과 함께 오문장가로 불렸다. 또 사림파의 정치력이 형성되던 시기의 동인 집안이었다. 아버지 허엽은 동인의 영수이고, 장인 김효원(金孝元)은 동인의 선봉장이며, 작은형 허봉은 율곡 이이(李珥)를 탄핵하다가 귀양을 갔다.


이처럼 학문적(문학적) 자산과 정치적 자산을 모두 갖춘 허균이었다. 그러나 그는 기득권 안에 안주하지 않았다. 주변의 소외받는 사람들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의 스승이, 그의 친구가, 그의 제자가 서얼이었다. 그는 「호민론」으로 말했다. 백성을 두려워하라고. 「유재론」으로 말했다.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홍길동전』으로 말했다. 이상국가를 건설하자고.


허균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문장과 식견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만 사람됨에 대해서는 경박하다거나 인륜도덕을 어지럽혔다는 등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부정적 평가에 대해 그는 일갈한다. 하늘이 성인을 내렸으니 성인의 가르침을 어길지언정 하늘이 내려주신 본성을 감히 어길 수는 없다고.


역적모의의 혐의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후 그는 끝내 역적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했다. 그리하여 조선왕조실록에는 그의 이름 끝마다 부정적인 평가가 따라붙는다. 그의 삶과 관직생활에서 일부 보이는 태도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시대를 앞서서 내다볼 줄 아는 혜안과 문장가로서의 능력에는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홍길동정 줄거리 요약하면 조선 세종 때 홍길동은 서울에 사는 홍판서의 시비 춘도의 소생인 서자로 태어났다. 길동은 어려서부터 술을 익혀 장차 훌륭해질 성품을 보였지만 서자 때문에 부적호형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해 가족들에게 멸시를 당한다. 홍판서의 애첩이 길동의 총명함과 홍판서의 길동에 대한 사랑을 질투하였고, 길동의 비범한 재능이 장차 화근이 된다고 하여 자객을 시켜 길동을 죽이려 하였다. 


하지만 길동은 비범한 도술로 자객을 죽이고 집을 나와 방랑여행을 떠난다. 정처없이 길을 걷던 도동은 도적의 소굴에 들어가 힘을 겨루고 두목이 된다. 그리고 기이한 방책으로 해인사의 보물을 탈취하고 활빈당이라 칭하며 팔도 지방 수령의 재물을 탈취하여 빈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양반계급을 괴롭히고 가난한 양민을 돕는다. 


길동을 잡기 위해 조정에서는 전국에 체포 명령을 내렸지만 길동을 만나지 못한다. 결국 홍판서와 길동의 형 길현도 가담하여 길동의 소원인 병조판서의 벼슬을 앞세워 회유하였고, 길동은 이를 받아들여 병조판서가 된다. 하지만 길동은 바로 고국을 떠나 난징으로 가던 중 산수가 수려한 율도국을 발견하고 부하를 이끌고 이상적인 나라를 세운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반원형의 언덕을 만들어 계단으로 오르내리게 하고 계단마다 LED등을 달아 놓았다. 사각의 입체로 된 조형물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스모그를 뿜어 극적효과를 창출시키기도 한다. 홍길동전의 등장인물을 배우들이 맡아 연기하기도 하고, 작가와 감독 기획진을 연기하기도 한다. 출연진의 개별연기와 공동연기 그리고 율동 같은 움직임은 관객의 시선을 시종일관 무대로 끌어들인다.


송화정, 김어진, 장명훈, 이혜주, 서혜주, 전성욱, 권혜빈, 양혜원, 이석진 등이 출연하여 성격창출은 물론 호연과 열연 그리고 율동 같은 동선으로 관객의 시전을 몰입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김주영, 조명디자인 김은빈, 기술감독 김의태, 안무감독 오민주, 그래픽 박재은 등 스텝진의 기량도 일치되어 창작집단 양산박의 장진웅 작 연출의 MZ허균의 율도국 탈출기를 연기력과 연출력이 조화를 이룬 한편의 창아기발하고 특출한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전국 순회공연이 바람직한 공연이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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