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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이해하기 4] 개의 기원과 역사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10-28 15: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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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사람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개가 진화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상식으로 통하지만 그 시기와 지역에 관해서는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개의 조상으로는 여우, 코요테, 자칼, 늑대 등이 거론되었으나 가장 유력한 동물은 늑대가 꼽힌다. 


같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인 호랑이 사자 사이에서는 일대 잡종은 태어날 수 있지만 이들이 자라면 불임이 되어 이대 잡종은 생산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늑대와 코요테, 자칼, 개에서는 서로 간에 자유로운 번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이들은 혈연적으로 매우 가까운 사이임을 보여 주고 있다. 


오늘날의 개는 약 1만5천 년 전 사이에서 길들여진 유라시아 회색늑대의 자손이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 이들이 사람에게 길들여졌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도 그동안 유해를 검증한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조산 개가 탄생한 것이 1만 5000년이라고 주장한다. 


# 인간과 늑대의 만남


몇 가지 가설을 살펴보자. 먼저 미국의 부부 동물행동학자인 레이먼드 코핑거와 로나 코핑거가 2001년 ‘늑대가 부족의 쓰레기장에 살며 스스로 가축이 됐다’는 설이 있다. 이를 ‘스캐빈저 가설’이라 한다. 늑대는 사람이 가축화한 최초의 종이자 유일한 대형 포식동물 종으로다른 야생동물들의 가축화는 모두 농업의 발달과 관련이 있었고 이들 동물은 사람과 가까이 지낼 필요가 있었지만 사나운 포식동물인 늑대의 경우는 다르다. 하지만 늑대의 가축화가 수렵-채집민에 의한 것이라면 늑대가 사람이 남긴 고기를 먹으면서 공동 진화 과정을 통해 사람의 세계로 들어왔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성견일 때의 엄청나게 험상궂은 외모와는 달리 새끼는 그야말로 동네 똥개같은 비주얼을 자랑한다. 사실 똥개가 유전적으로 늑대에 매우 가깝단 걸 생각하면 당연하긴 하다.둘째로, 사냥 협력관계 가설로 3만 2천-1만8천800년 전 유럽에는 곰과 하이에나 등 늑대보다 훨씬 큰 포식동물이 살고 있었다. ‘늑대를 곁에 두고 살면 매우 유용한 경보 시스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개를 길들이게 된 시초일 가능성이 크다. 사냥감을 쫓고, 추적하고, 냄새를 맡고, 잡아내는 늑대의 능력을 통해 인간의 사냥 성공률을 현저히 높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끝으로 늑대 새끼 가설로, 어린 늑대의 새끼를 사람이 키우면 쉽게 길들여지는데 포유동물의 새끼는 젖먹이 때 길러준 인간이나 다른 동물을 자신의 어미로 여기는 습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사람의 손에 길러진 늑대 새끼가 사람을 어미로 알고 성체로 사회화된 늑대들이 번식을 하면서 오늘날의 개로 변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가설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가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온 늑대는 다른 늑대무리보다 인간에게 공포심이나 경계심이 낮은 개체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공포심과 경계심이 낮은 늑대를 선별했을 것이고그 늑대들은 후손에게 유전되어서 대를 이어갈수록 인간에게 친화성이 높은 개체들이 선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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