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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98] 극단 툇마루, 조금희 연출 헤다 가블러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11-07 16: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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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툇마루의 헨릭 입센 작 박경희 각색 조금희 연출의 헤다 가블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극단 툇마루의 헨릭 입센 작 박경희 각색 조금희 연출의 헤다 가블러를 관람했다.


헨릭 입센은 1828년에 태어나 1906년 타계한 노르웨이의 극작가이다. 서양 연극사는 그를 '근대연극'의 아버지', 혹은 '사실주의의 대가'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평가를 막연하게 알고 있을 뿐 그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연극은 과거에는 그런대로 입센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한국연극 초기에 입센은 매우 적극적으로 수용되기 시작했고, 특히 그의 <인형의 집>은 여성해방을 주제로 한 작품이 아니라 입센의 의도대로 인간해방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이해되었고, 그런 관계로 이 작품의 공연은 일제 치하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1928년 입센 탄생 100주년에는 주요 일간지들이 비록 작가의 생애와 작품들의 제명을 열거한 벙보전달 수준이기는 했으나 입센 특집을 다루었다. 또한 1936년 입센 서거 30주년에는 전보다 더 많은 일간지들과 잡지들이 입센을 특집을 다루었다. 이때 역시 정보 전달 수준이었고, 입센의 작가적 면모는 천착되지 못했다. 그 이후 입센은 언론매체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입센은 약 반 세기에 걸친 저작 생활 동안 25편의 희곡을 썼다. 그 중 한국에서 무대화된 작품들은 <인형의 집>, <유령>, <바다에서 온 여인>, <어린 에욜프>, <헬게란트의 바이킹>, <민중의 적>, <페르 귄트>, <헤다 가블러>, <들오리>, <요한 가브리엘 보르크만>이 있다. 그의 전작 중 절반도 소개가 되지 않은 셈이다.


각색을 한 박경희 작가는 방송예술교육진흥원에서 방송대본과 시나리오 창작을 가르치는 교수다. 방송드라마 <기다리는 빛> <나의 부모님> <이것이 인생이다>외의 다수 작품을 집필했고, 영화로는 <2000 여고졸업반> <시집가는 날> <그날> <여보, 미안해> 외의 많은 시나리오를 썼다. 희곡으로는 <달님과 손뼉치기> <롤렉스 금장> <세 여자의 파티> <독도는 우리 땅이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어린왕자> <트라이 앵글> <5학년 5반 맹춘자> <울 엄마 부티투짱>외의 많은 희곡을 발표 공연한 여성작가다.


조금희 연출가는 극단 툇마루의 대표다. 극단을 창단한 1989년 이후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연극 <제2의 증언>을 비롯해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자유혼> <우리 집에 리어왕이 산다>: 등을 연출했다.


장군의 딸인 헤다는 신혼여행에서 막 크리스티아니아(현 오슬로)의 별장으로 돌아온다.그녀의 남편은 조지 테스먼으로, 신혼여행 동안 연구를 계속한 젊고 야심차며 신뢰할 수 있는 학자다. 연극에서 그녀가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지만, 그녀는 젊었을 때 버려졌던 세월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지와 결혼한 것이다.


조지의 경쟁자인 에일러트의 재등장은 그들의 삶을 혼란에 빠뜨린다. 작가인 에일러트는 지금까지 그의 재능을 낭비해 온 알코올 중독자였기 때문이다. 헤다의 오랜 동창인 테아 엘브스테드와의 관계 덕분에, 에일러트는 재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다시 집필을 시작해 조지와 같은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출판한다. 헤다와 에일러트가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때 그들이 예전 연인 사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최근 출판된 에일러트의 작품의 결정적인 성공은 조지에게는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에일러트는 이제 조지가 기대했던 대학교수로서의 경쟁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지와 헤다는 재정적으로 너무 많은 돈을 갖고 있지만, 조지는 헤다에게 에일러트로 해서 그녀가 기대했던 정기적인 오락이나 호화로운 살림살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한다. 그러나 에일러트를 만난 부부는 그가 교수직을 가지고 경쟁할 생각이 전혀 없고 오히려 지난 몇 년 동안 그의 걸작이라고 생각되는 작품인 최근 출간된 작품의 "시퀀스"에 몰두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에일러트에 대한 테아의 영향력을 질투하는 듯, 헤다는 그들 부부 사이에 끼어들기를 원한다.그의 음주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에일러트가 조지와 그의 동료인 브랙 판사와 함께 파티에 가도록 격려한다. 조지는 파티에서 집으로 돌아와 술에 취해 잃어버린 에일러트의 성공작품의 사본을 발견했다고 밝힌다. 그리고 나서 조지는 원고를 헤다의 소유로 남겨두고 그의 숙모의 집으로 불려간다. 에일러트가 다녀와 헤다와 테아를 보았을 때, 헤다가 고의로 원고를 불태웠음을 알게된다. 테아는 분개하고, 그것이 에일러트와 그녀의 합작품이었음이 밝힌다. 테아가 떠난 후, 헤다는 에일러트에게 그녀의 아버지 소유였던 권총을 주며 자살을 권유한다. 


에일러트가 정말로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지와 테아는 테아가 보관해 온 에일러트의 메모를 통해 그의 책을 재구성하려고 결심한다. 헤다는 브랙 판사가 에일러트의 죽음이 우발적이었음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는다. 이 말도 안 되는 죽음은 헤다가 그와 상상했던 아름답고 자유로운 죽음과 대비된다. 더 나쁜 것은, 브랙이 권총의 출처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헤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밝히면 그녀 주변에서 스캔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헤다는 이것이 브랙이 그녀에 대한 모든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있지만, 그녀는 그녀의 작은 방으로 들어가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쏜다. 방에 있던 사람들은 총을 쏘소리를 따라가 작은 방안을 들여다 본다. 연극은 조지, 브랙, 테아가 헤다의 시신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끝이난다.


주인공 헤다는 방은희가 열연하고, 율리아 가족은 도영희와 이태원이, 베르테는 강선숙이, 에일러트 부인은 임채원이, 예일러트는 남승화가, 브랙 판사는 이원종이 맡아 경륜있는 연기자들의 능숙한 기량이 바탕이 되어, 2시간의 공연시간동안 호연을 펼친다.


총괄기획 : 임성주 / 제작PD : 도영희, 손정민 / 무대감독 : 유준기 / 무대디자인 : 엄진선 / 조명감독 : 이상근 / 음악감독 : 김문 / 의상,분장 : 김종한 / 조연출 : 김다빈, 박정연 / 사진촬영 : 박종명 / 아트웍디자인 : 강지우 / 기획 & 홍보 : 노주현, 양준모, 서승현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극단 툇마루의 헨릭 입센 작 박경희 각색 조금희 연출의 헤다 가블러를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한편의 탁월한 우수작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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