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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304] 극단 작은신화 30주년 기념공연, 최용훈 연출 '밥풀'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11-17 12: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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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터쿰에서 극단 작은신화 30주년 기념공연 전경화 작 최용훈 연출의 밥풀을 관람했다.


최용훈 연출은 <극단 작은신화>의 대표로 1986년 <극단 작은신화>를 창단하여 진지한 자세와 열정을 생명으로 순수 연극만을 지향하며 30년간 극단을 이끌어 왔다. 


또한 우리 창작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하는 우리연극 만들기, 실험 단편연극제인 자유무대, 고전을 새롭게 해석함과 동시에 그 가치를 발견하는 고전 넘나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극단을 운영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 한국연극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2016년 2월 공연된 <토일릿 피플>을 연출하며 변기 타고 탈출한 탈북난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부조리 하고 모순에 찬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냈으며 10월에 공연된 <싸지르는 것들>을 통해 현대사회 상류층의 속물근성과 이기주의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판하는 등 활발한 연출 활동으로 2016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로부터 연출가 상을 수상한 중견 연극연출가다. 2017년에는 국립극단의 <광주리를 이고 가시네요.>를 연출해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전경화는 서울예술대학출신의 극작가다. 월간문학 희곡부문 신인상, 창작콘텐츠 발굴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우수상 퍼포먼스 <소슬야담>, 커뮤니티 아트 <홍놀이 프로젝트(2015~2020)>, 장소특정형 연극 <귀신전_돌아올 귀, 새로울 신> 외 다수작을 발표한 미녀작가다.


<밥풀>은 한국적 정서가 드러나는 연극이다. 엄마가 차려주는 집밥의 소박한 정성과 따뜻함을 잊은 지 오래된 자식들. 함께 마주앉아 밥 한 번 먹기도 힘들어지는 요즘 세상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눈치 없는 할멈에게는 간절한 바람이 하나 있다. ‘그저 밥 한 번 모두 모여서 다함께 먹으면서 정도 나누자’ 늙고 힘없는 할멈은 죽은 영감의 밥상을 핑계로 제멋대로 살고 있는 찢겨진 가족들을 모아보려고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그 흔해빠진 밥상 한 번 차리는 게 너무 힘에 부친다. 할멈의 울분은 계속 차오르기만 할 뿐이다. 밥알을 짓이겨 끈끈한 밥풀처럼 찢어진 자식들을 이어붙이고 싶지만, 힘에 부치는 일이다. 까짓것, 할멈은 더 늦기 전에 마지막 힘을 내보려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밥상을 내 손으로 차려보겠다고 아르바이트까지 하려고 나서는 데, 마음과 달리 자꾸만 일이 점점 꼬여만 간다. 그러는 사이, 숨겨졌던 가족들의 비밀과 거짓이 낱낱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서로 욕설을 해대고 폭력까지 휘두르면서 결국 노모는 죽음에 이른다.


무대는 배경을 흑색의 검은 판 여러개를 부착하고 배경에 열린 공간이 있어 무대 좌우에서 그 안으로 통하는 통로를 사용한다. 상수쪽 객석 가까이 천지신명께 제사를 드리는 복자를 쓴 작은 장과 그 위에 적색과 청색에 천자와 지자를 한자로 쓴 기가 작은 항아리에 꽂형있다. 중앙에는 탁자의 의자를 배치하고, 하수쪽에는 옷을 잔뜩 넣은 트렁크가 여섯개 쌓여있다. 무녀노릇을 하는 딸의 의상 그리고 고인의 이상과 소품인 접는 칼이 눈에 띈다.


할멈 역에 홍성경 , 며느리 역에 정세라, 아들 역으로 서광일, 딸 역으로 이지혜, 영감과 노인 역으로 윤노찬, 손주 역에 전재홍 , 경찰,상담1,2 역에 김아연이 출연해 출연진 전원이 경상도와 전라도의 방언을 사용하며 혼신의 열정으로 호연을 펼친다. 할멈 역에 열연은 관객의 손에 땀을 쥐도록 만든다.


조연출_이필주 / 음악_이형주 / 조명_박유진 / 음향오퍼_한정훈 / 조명오퍼_구찬서 / 진행_장은비, 티켓 공연관리 솔루션 공기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극단 작은신화 30주년 기념공연 전경화 작 최용훈 연출의 밥풀을 가장 한국적 색채와 향기가 넘치는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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