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123자 적힌 대모산성 목간...“국내 출토 목간 중 글자 수 최다”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11-28 21:30:28
  • 수정 2023-12-21 10:28:34

기사수정

사진 출처 : 양주시시문화재연구원 제공 [이승준 기자] 최근 경기 양주 대모산성에서 출토된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목간 중 가장 많은 글자가 발견됐다.


양주시와 기호문화재연구원이 대모산성 출토 목간 내용을 판독한 결과, 모두 8행에 걸쳐 123자가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목간 하나에 기록된 문자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례로, 경북 경산 소월리 출토 신라 목간의 98자에 비해 20자 이상 많다.


양주시 관계자는 “총 8면 중 그림이 있는 한 면과 공란 한 면을 제외한 나머지에 글씨가 쓰여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발견된 목간 중 문자 수가 최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목간에 남아있는 123자 가운데 유물과 적외선 카메라 촬영 사진 등을 비교해 모두 102자가 판독됐다.


1면으로 보는 한 면에는 사람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 있었고, 그 왼쪽 면(2면)에는 ‘정개 3년 병자 4월 9일’(政開三年丙子四月九日)을 포함한 문구가 남아 있었다.


‘정개’는 후삼국시대 궁예가 세웠던 태봉에서 914년부터 918년까지 사용했던 연호로, 정개 3년은 916년을 뜻한다.


또 목간에 적힌 내용 전반은 4월 9일 제사를 지내고 난 뒤 남긴 기록으로 추정된다.


날짜가 적힌 면에는 ‘성’(城) ‘대정’(大井) ‘대룡’(大龍)이라는 글자가 있는데 ‘성의 큰 우물에 살고 있는 대룡’에게 제사를 지낸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당시 제사 혹은 제의를 어떻게 지냈는지, 무엇을 기원했는지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면서, “중요 행사를 치른 뒤 기록을 정리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4면에는 ‘신해세입육무등’(辛亥歲卄六茂登)이란 글귀가 남아 있는데, ‘신해년에 태어난 26세 무등’으로 해석된다.


60간지 상 신해년은 891년에 해당되며, 정개 3년, 즉 916년 시점에서 보면 신해년 출생자는 26살이 된다.


기존 역사.문헌 기록에는 나오지 않는 새로운 인물 이름으로 추정되는데, 양주시 관계자는 “대모산성은 과거 임진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교통로 상 군사적 요충지였는데, 태봉의 지배 아래에 있던 성주 또는 (지방) 호족이 ‘무등’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목간은 성에서 물을 모으기 위해 만든 집수(集水) 시설에서 발견됐는데, 당시 사람들이 이를 ‘대룡이 있는 큰 우물’로 여기고 바라는 바를 적은 주술적 용도의 목간을 남긴 것으로도 추정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한국의 전통사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조선왕릉 이어보기더보기
 한국의 서원더보기
 전시더보기
 한국의 향교더보기
 궁궐이야기더보기
 문화재단소식더보기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