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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둘러보기 5] 극락정토를 꿈꾼 땅에 들어선 'ART PARADISE(1)'
  • 이승준
  • 등록 2023-12-09 14:00:56
  • 수정 2024-02-12 19: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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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수 풀장에서 시끌벅적 유원지를 지나,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예술의 천국으로'

[이승준 기자] 1930년대 삼성산 골짜기 천연수를 이용한 자연풀장 '안양풀'이 문을 연 이래로, 안양유원지는 오랫동안 서울 근교에서 인기 높은 휴양지였다. 1960년대 피서철에는 유원지 입구에 기차 임시 승강장이 설치됐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1970년대 기록을 보면, 여름철 휴일에는 하루 5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안양유원지'라는 이름은 바로 이 즈음에 처음 등장한다. 1969년 1월 21일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입구에 아치모양의 아치 모양의 구조물을 세우고 '안양유원지'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던 안양유원지가 쇠락의 길을 들어선 것은 1960년대 말 심성천 상류에 대형 인공풀장들이 들어선 뒤부터였다. 행락객들이 마구 버린 오물들이 문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71년에 개벌제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안양유원지 일대는 건물 하나로 제대로 짓거나 고칠 수 없게 됐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1977년 사상 유례 없는 규모로 발생한 대홍수였다. 이때 대홍수는 계곡의 경관을 참혹하게 파괴하고 지나갔다. 안양풀장은 상류에서 떠내려온 토사와 자갈, 바위로 휩쓸리고 메워지면서 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더 이상 깨끗하지 않은 계곡물, 낡고 무질서한 시설물...사람들의 발길은 점점 뜸해졌다. 


1평 타워에서 바라본 안양예술공원안양유원지가 새롭게 태어난 계기는 2005년에 개최한 1회 안양공공프로젝트(APAP)였다. 안양지는 APAP 사업을 통해 안양유원지를 단순한 휴식공간의 차원을 넘어 자연과 사람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명소가 새롭게 탈바꿈하는 벙안을 모색했다. 이때 삼성산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공공예술작품을 설치하면서, 시민 공모를 통해 2006년 안양유원지는 '안양예술공원'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현재는 야외 조각과 건축물 등 58점의 작품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안양(안양)'은 불교에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운 극락정토의 세계를 뜻한다. 현재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훼손으로 몸살을 앓았던 안양은 2005년부터 시작한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Art Paradise'로 새롭게 태어났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에 초대받은 국내외 작가들은 가장 먼저 안양을 보고 체험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안양의 역사와 지역 특성을 고찰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작품구상에 들어간다. 다양한 시선을 지닌 작가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두 가지 뿐이다. 첫째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을 것, 둘째는 다른 작품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거리를 둘 것, 이같은 원칙에 따라 2005년 1회 APAP를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안양예술공원과 평촌 등 안양 시내 곳곳에 80여 점의 작품이 보석처럼 뿌려졌다.


APAP 작품지도  한 장만 손에 있으면 안양에서는  누구나 보물찾기를 하듯이 'Art Paradise'를 탐험해 볼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모르는 길을 걷다가 불현듯 예술작품을 만나는 알이 더 기쁨 큰 기쁨일지도 모른다.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이제 당신이 이토록 넓고 달콤한 예술의 품으로 돌아와 말을 걸어다닐 차례이다.


# 안양파빌리온(알바로 시자 비에이라, 포르투칼 , 2006)




포르투칼을 대표하는 건축가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가 설계하는 건축물로 어느 각도에서도 같은 형태로 읽혀지지 않는 독특한 공간 구조를 지니고 있다. 내부 공간은 실내 설치작품과 공원도서관, APAP 작품투아 등 공공예술 전문센터로 운영되고 APAP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가 2005 첫 회의 개최 이후, 1회부터 6회까지 15년의 시간 동안 남겨온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APAP 아카이브 상설전시'가 2020년 10월 27일부터 안양파빌리온에 자리한다. 전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APAP 아카이브 자료를 탐색할 수 있는 아카이브 미디어룰 선보이며, APAP 작품 20점을 정교한 스케일 모형으로 구현한 '3D archive', APAP 예술감독을 포함한 다양한 인물들이 말하는 APAP를 담은 인터뷰 영상 등을 만날 수 있고,APAP의 아카이브 기록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전덜하고자 한다. 


# 물고기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오노레 도, 벨기에, 2005)




삼성천 바위에 설치한 물고기 형태의 분수로, 전기모터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려 열네 개의 서로 다른 물줄기로 뿜어낸다. 분수가 놓인 두 개의 바위는 안양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낳았던 1977년의 홍수때 산에서 굴러내려 온 돌이다. 작가는 이 두 개의 바위와 홍수 피해 현장을 기록한 사진 몇 장 그리고 낡음 신문에서 이 작품의 영감을 더올렸다. 


# 각목분수(고승욱, 한국, 2005)




삼성천 옆에 지리한 작품으로, 분수처럼 뿜어나온 각목 위에서 체조 선수가 한발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1977년 안양 대홍수 이후 급조된 구조물로 자연환경을 망친 과거 사례를 떠올리게 하며, 자연과 개발 사이의 '균형'을 강조한다. 


# 1평 타워(디디에르 피우자 파우스티노, 프랑스, 2005)



작가는 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의 초대를 받고 오랫동안 한국 건축의 넓이 계량 단위였던 한평에서 작품을 착안했다. 안양예술공원 입구 주차장에 자리한 '1펑 타워'는 '한 평'의 가능성에 주목해 최소한의 대지 위에 사용 목적을 정하지 않은 단위 공간을 엇갈리게 쌓아 올리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장을 냈다. 


# 전망대(MVRDB,네덜란드, 2005)




삼성산의 등고선을 연장해 산의 높이를 확장한 전망대로, 추상적인 데이터를 구체적인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시도해온 건축가 그룹이 제작됐다. 등고선 두 개로 윤곽을 결정한 전망대 길을 따라 오르면 안양예술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 거울 미로(예페 하인, 덴마크, 2005)



반짝이는 거울 기둥으로 이루어진 원형 미로, 기독교 문화에서 신성한 장소로 가는 순례자의 길을 상징하는 미로가 순례자의 길을 상징하는 미로가 안양의 풍부한 불교문화와 결합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백팔번뇌를 의미하는 거울 기둥들은 서로 서로 빛을 반사하면서 관람자를 미로의 중심으로 이끈다./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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