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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향교 22]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 ‘성균관(2)’
  • 이승준
  • 등록 2024-01-03 22: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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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균관의 부속건물(1)-진사식당.외삼문.은행나무.존경각.육일각

[이승준 기자] 성균관의 건물 배치는 대성전과 명륜당이 남북 일직선상으로 있다. 대성전이 명륜당 앞쪽에 위치해 전묘후학이라고 하는데, 지방의 향교 중에는 반대로 명륜당이 앞에 자리한 전학후묘를 취한 예도 많다. 더욱이 성균관에서는 봄가을로 석전대제라는 국가의식이 열리고 임금의 알성이 자주 행해지며 중국에서 온 사신들도 곧잘 여기를 방문했기 때문에 전묘후학이 당연했던 것이다. 

성균관 전경

성균관은 대성전 구역과 명륜당 구역이 명확히 구획돼 있다. 주차장에서 이 자리까지가 대성전 구역이고 대문 돌계단부터 위쪽은 명륜당 구역이다. 바로 앞쪽, 동무가 끝난 자리에는 지붕이 한 단 낮은 대성전으로 들어가는 삼문이 보인다. 이를 동삼문(東三門)이라고 한다. 이 문이 바로 임금이 성균관에 알성하려 올 때 드나들었던 어삼문이다. 


어삼문 바로 오른쪽에 붙어 있는 담벽은 동고(東庫)라는 창고 건물의 외벽이고 그 오른쪽에 나 있는 대문이 명륜당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지금 우리는 바로 명륜당 남쪽으로 들어가는 돌계단 앞에 서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대문과 어삼문 사이에 있는 동고 건물이 대성전 구역과 명륜당 구역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하연대/청균관에 행사할 때 타고 온 가마를 내려놓는 곳이다. 

명륜당으로 들어가기 전에 앞쪽에 열려 있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 문은 향문(香門)이라고 불리고 그 안쪽에 부속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향문 바로 곁에 있는 외벌대의 넓은 단은 임금이 성균관에 행사할 대 타고 온 가마를 내려놓는 곳이어서 하연대(下輦臺)라 부른다. 


# 성균관의 부속 건물들


향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학생들의 기숙사인 명륜당의 동재 건물 툇마루가 길게 이어져 있다. 동재의 출입문은 명륜당 마당 쪽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나 있다. 


정록청으로 들어가는 깋/성균관 관리사무소인 청록청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동재와 진사식당 사이로 나 있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정록청의 대문 역할을 하는 고직사의 문이다/ 

진사식당/동재 동쪽에 있는 진사식당은 인조 4년(1626)에 중건된 것으로 전체 33칸의 큰 건물이며 주방이 10칸이고 식당이 20칸이며 나머지 3칸은 북쪽의 출입문과 창고로 쓰였다. 유생들은 이곳에서 아침과 저녁식사를 했다. 동재 맞은편에는 진사식당이라는 긴 건물이 나란히 뻗어 있다. 진사식당은 200명의 유생들이 한꺼번에 식사하던 건물이다. 전체 33칸으로, 안뜰을 중심으로 장방형의 미음자를 이루고 있다. 그중 식당 자체는 20칸이며 주방이 10칸이고 나머지 3칸은 북쪽의 출입문과 창고로 쓰였다.



동재와 진사식당 사이로 난 길을 제법 넓고 길다. 이 길만으로도 규모를 느낄 수 있다. 또 동재와 진사식당 사이 길을 걸으면 바로 앞에 건물 가운데로 문이 나 있는 것으로, 이 건물은 사무공간의 문간채인 고직사(庫直舍)로 이 문을 고문(庫門)이라고 불렀다. 고문 곁에는 직방(直房)이 있고 직방 뒤로는 성균관 유생들의 식사를 담당하는 여자 하인들이 기거하던 비복청(婢僕廳)이 있다. 


정록청/성균관 관리사무소로 정3품 이하의 관리들이 근무하던 정록청은 생활공간이기 때문에 단청이 없다. 


고문 정면에 보이는 정면 4칸 팔작지붕의 번 듯이 건물이 정3품 이하의 관리들이 근무하던 정록청(正錄廳)으로, 이 건물은 생활공간이었기 때문에 단청이 없다. 정록청 오른쪽 뒤쪽에는 성균관의 관원들이 근무하던 서리청(書吏廳)으로, 전체 14칸으로 안뜰을 중심으로 디귿자로 배치되어 있다. 


존경각/성균관의 장서를 보관하던 도서관이다. 

정록청 뒤편은 명륜당 뒤편이기도 하다. 언덕 위에 존경각(尊經閣)이 있고 그 아래에는 육일각(六一閣)이 있다. 존경각은 성균관은 장서를 보관하던 도서관이다. 이 곳에는 각종 유교 경전과 도서관으로, 각종 유교 경전과 역사서만 장서했고, 불교나 도교 및 여타 기술서적은 소장하지 않았다. 이 장서들은 대부분 1924년에 경성국제대학으로 이관되어 지금은 서울대 도서관에 있고, 장서들은 한국전쟁 모두 소실돼 지금은 건물 안이 비어 있다. 


육일각/영조 19년(1743)에 임금이 직접 대사례를 행하고 그때 사용한 화살릏 보관하기 위해 세운 공간이다. 

육일각은 영조 19년(1743)에 임금이 직접 대사례(大射禮)를 행하고 그때 사용한 활과 화살을 보관하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활쏘기에는 육예(六藝) 가운데 하나인지라 이름을 육일각이라 한 것이다. 


향대청/향대청은 봉향청이라고도 불리며 정면 4칸의 번듯한 팔작지붕 집인데 문묘 향사 때 헌관들이 숙식하고 봉황에 쓰이는 향과 축문을 봉안하는 곳이었다. 춘추 문묘제례 때만 사용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동재 서재에 들어가지 못한 유생들의 기숙사로도 쓰였다.

육일각 뒤에는 봉향청(奉享廳)이다. 봉향청은 향대청(香大廳, 오늘날의 성균관의 안내도에는 향관청이라고 적혀 있다)이라고도 불리고 정면 4칸의 번듯한 팔작지붕 집이다. 이 건물은 문묘 행사 때 헌관(獻官)들이 숙식하고 향사에 쓰이는 향과 축문을 봉안하는 곳이었다. 좌우들이 집사들이 사용하는 향관청(享官廳, 오늘날의 성균관 안내도에는 동.서월랑이 적혀 있다)이 배치 되어 있다. 향관청 두 건물에는 각각 6칸의 방이 있는데 평소에는 비어 있기 때문에 동재.서재에 방을 얻지 못한 유생들이나 홀로 조용히 있고 싶은 유생들은 이곳에 나와 있곤 했다. 


# 외삼문


외삼문/ 대성전의 정문인 외삼문은 성현들의 넋이 드나든다고 해서 신문이라고도 불린다. 

성균관 입구/대성전의 정문인 외삼문은 성형들의 넋이 드나든다고 해서 신문(神門)이라고도 불린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좌우는 문묘 외곽을 두르는 담장과 연결되어 있고 동서 양끝의 동말문(東末門)과 서말문(西末門)이 있다. 그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돌계단을 앞에 두고 세벌대 석축 위에 있어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문묘답다. 또한 담장 안쪽에는 외삼문 좌우로 은행나무 고목이 파숫꾼처럼 서 있어 더욱 역사의 연륜과 기품이 느껴진다. 


성균관 입구/ 대성전의 외삼문이 성균관의 정면관이라 할 수 있는데 담장 양옆에 있는 한 쌍의 은행나무가 성균관의 연륜을 말해주고 있다. 

외삼문은 항시 닫혀 있고 봄가을 석전 때에만 열린다. 외삼문은 임진왜란 후 선조 37년(1604)에 중건된 것으로, 석전제 때만 열렸고 임금도 이 문으로 출입하지 않았다. 임금이 공자에게 예를 올리기 위해 문묘에 올라가는 것을 알성이라 한다. 알성할 때 출입하는 문은 어삼문(御三門으로 문묘 동쪽에 따로 있다. 


# 은행나무


성균관에는 모두 네 그루의 은행나무 고목이 있다. 그중 명륜당 앞마당의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다. 높이 21미터에 가슴높이의 둘레는 12미터에 달하는 웅장한 나무로 발달이 왕성하고 품이 넓다. 천연기념물 제59호로 지정됐는데, 해마다 11월 초가 되면 아름답기는 환상적이다. 그중 동쪽의 나무는 한국전쟁 때 포탄을 맞아 가지가 일곱으로 갈라졌지만 이제는 상처는 회복됐다. 


명륜당 앞의 은행나무(겨울)두 은행나무 아래로는 싹 돋아 한 아름씩 되는 7개의 ‘싹 나무’가 주위를 호위하고 있다. 도상봉(1902-77) 화백이 그린 ‘성균관 풍경’은 성균관 은행나무를 그린 명작이다. 성균관 풍경이지만 주제는 은행나무라 화폭 전체가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고, 사실파도 아니고 고전주의에 가까운 도상봉 화백의 화풍으로 은행나무와 명륜당의 품격이 아주 고고하게 그려져 있다. 


명륜당 앞의 은행나무(가을)/자료사진‘증보문헌비고’에 의하면 중종 14년(1519) 대사성 윤탁이 명륜당 아래에 은행나무 두 그루를 마주 보게 심으면서 기초가 든든해야만 학문을 크게 이루고 나무는 뿌리가 무성해야 가지가 잘 자라니 공부하는 유생들도 이를 본받아 정성껏 잘 키울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명륜당 앞마당에는 은행나무 외에도 회화나무.느티나무.말채나무.단풍나무.팔배나무.떡갈나무 등의 마당의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어 공감을 정감있게 해 주고 있다./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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