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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을 연결하는 솔올미술관 개관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4-01-19 06: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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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2월 14일 개관...문화도시 강릉의 예술적 랜드마크로서 품격 있는 문화 관광 활성화 기여

솔올미술관 조감도 외부 전경/© Meier Partners Architects[이승준 기자] 솔올미술관(관장 김석모)이 오는 2월 14일 강릉의 새로운 공공 미술관으로 개관한다. ‘솔올’이라는 이름은 미술관이 자리한 지역의 옛 이름으로, ‘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솔올미술관은 강원강릉시 교동7공원에 2020년부터 4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3221.76㎡ 규모로 조성됐다.


솔올미술관은 마이어 파트너스(Meier Partners)의 건축 작품으로 현대건축의 거장인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의 건축 디자인과 철학을 보여준다. ‘백색 건축’으로 대표되는 리처드 마이어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일컫는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 수상자이자 애틀랜타 하이 미술관(1983),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관(1985),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1995), 로스앤젤레스 게티 센터(1997) 등을 설계했다.

 

솔올미술관은 미술 본연의 미적 감각이 발현되면서 미술, 자연, 사람이 어우러지는 개방된 공간을 지향한다. 미술로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솔올미술관의 비전이 내부와 외부의 상호작용을 강조한 마이어의 건축으로 조화롭게 시각화됐다.


진입로를 시작으로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해발 62m 높이에 백색의 미술관이 서서히 드러나도록 설계됐다. 미술관 주변으로 소나무가 우거진 공원이 조성돼 있어 미술을 즐김과 동시에 자연을 거닐며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와 쉼을 얻을 수 있다. 


솔올미술관 건축은 예술을 담는 순수한 배경이 된다. 3개의 전시실과 로비, 카페 등으로 구성된 미술관은 미니멀한 백색 마감과 절제된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연광이 전시실을 자연스럽게 채우도록 설계됐다.


차량 진입로와 보행자 통행로에는 노약자와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이는 조경 디자인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솔올미술관은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을 연결하는 미학적 담론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석모 솔올미술관장은 “미술을 매개로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솔올미술관이 우리나라의 미술관 생태계에 의미 있는 좌표를 찍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솔올미술관 조감도 외부 전경/© Meier Partners Architects솔올미술관은 국내외 다양한 미술관 및 미술관계 기관과 소통하며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한다. 특히 현대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역사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조명한다. 나아가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미학적 연결성을 찾아내어 우리 미술의 미술사적 가치를 세계미술계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 미술관의 비전이다.


솔올미술관은 문화도시 강릉의 새로운 랜드마크이다. 강릉 시민과 강릉을 찾는 관광객들이 자연을 즐기고 세계적인 수준의 미술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강릉의 관광산업에 품격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솔올미술관은 문화 예술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술에 대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대상 별 이해와 특성을 반영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내외 문화예술기관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솔올미술관은 개관전으로 현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1899-1968, Lucio Fontana)의 공간주의(Spatialism)를 소개한다. 캔버스를 찢은 폰타나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아이콘으로 대중의 기억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폰타나의 공간주의를 더욱 본질적으로 보여주는 네온 공간설치 작업 6점이 소개된다. 폰타나의 공간설치 작업이 아시아 미술관에서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시는 루치오 폰타나 재단(Fondazione Lucio Fontana)과의 협업으로 준비됐다. 


1940년대 ‘공간주의(Spatialism)’를 주창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미술사에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 폰타나는 빛을 이용한 라이트 아트, 몰입형 미술 등 현대미술의 혁신적인 움직임을 조형적으로 실험한 선구자이다.


솔올미술관 1전시실에서는 1947년 폰타나의 ‘공간주의 선언문’ 발표 이후 제작된 대표작 21점을 소개한다. 공간주의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인 ‘베기(Tagli)’ 연작에서 작가는 캔버스를 칼로 베어 전통 회화의 평면성에서 벗어나 물리적 공간을 작품에 끌어들인다. 캔버스에 구멍을 뚫은 ‘뚫기(Buchi)’ 연작, 그리고 돌과 비슷한 형태의 금속을 베거나 뚫어 ‘자연(Natura)’ 이라고 이름 붙인 조각 연작에서 폰타나는 당시 기성 예술에서 나아가 ‘예술의 발전을 지속’하고자 한 자신의 공간개념을 보여준다.


솔올미술관 2전시실과 로비에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공간환경 연작 6점이 설치된다. 각 작품의 원본이 전시된 1940~60년대 당시 공간과 네온 설치를 그대로 재현했다. 관객은 물질에서 나아가 빛과 공간으로 확장된 폰타나의 공간환경 안으로 들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한다.


솔올미술관 조감도 외부 전경/© Meier Partners Architects또 'In Dialog: 곽인식'展이 오는 2월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열린다. 


‘In Dialog’는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 전시이다. 현대미술 거장의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이들이 발산하는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그 안에 내재된 미학적 담론이 한국의 현대미술과 마주할 때 어떠한 미학적 반향을 일으킬지 관찰하기 위한 것이다. 


루치오 폰타나의 공간주의 미술과 우리 미술과의 미학적 관계성을 탐구하기 위해 첫 번째 ‘In Dialog’ 프로젝트에서는 곽인식(1919-1988)의 작품을 소개한다. 곽인식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일본 미술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한국과 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사에 영향을 끼친 중요한 미술가다. 폰타나와 곽인식 사이에 직접적인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In Dialog’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 다른 동시대 두 미술가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자 한다.


솔올미술관 3전시실에는 곽인식의 예술 세계 중심에 자리한 ‘물성의 탐구’를 보여주는 주요 작품들이 전시된다. 작가가 화면에 변형을 가하거나 돌, 유리, 철판, 화지 등 일상적인 재료의 특성을 탐구하며 재료의 내적 성질까지 파악하기 위하여 시도한 사건의 기록으로 완성되는 - 깨트리거나 꿰매거나 뚫거나 만지거나 붓질을 쌓는 행위를 통해 – 물질성에 미학적 관심을 집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솔올미술관 개관 및 초기 운영을 맡은 재단법인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Korean Research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KoRICA)은 솔올미술관 운영, 전시 기획, 브랜딩 전략 수립 및 홍보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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