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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 구석 224] 제갈량을 모시는 사당 '와룡묘'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4-02-09 03:35:58
  • 수정 2024-04-10 22: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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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훈 기자] 와룡묘(臥龍廟)는 중국 삼국시대의 제갈량(諸葛亮, 181~234)을 모시는 사당으로, 건립 동기와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 현재의 건물은 1934년에 재건(再建)되고 1976년에 보수된 것이다. 경내에는 와룡묘 외에 단군성전(檀君聖殿), 삼성각(三聖閣) 등이 같이 있어 한국의 민속 신앙이 혼재하고 있는 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구 예장동에 있는 와룡묘는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이며 군사전략가인 제갈량을 모시는 사당으로, 제갈량의 호인 와룡을 따와서 와룡묘라는 이름이 붙었다.


와룡묘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고종의 후궁인 엄귀비가 세웠다는 설이 있고, 사당 뒤 암벽에 제갈량의 영정이 새겨져 있었는데, 1862년에 제갈량을 흠모하는 이들이 와룡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묘사(廟祠)는 고종의 후궁인 엄귀비(嚴貴妃)가 세웠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일설에는 묘사 뒷면 암벽에 조각된 제갈공명의 영정(影幀)을 받들어오다가 1862년(철종 13)에 제갈량을 추모하는 인사들에 의해 창건됐다고도 한다. 1924년에 화재로 소실된 뒤 1934년에 재건(再建)한 것으로 전해지며, 1976년에 보수했다.


와룡묘는 3칸의 팔작지붕 기와집 건물로 중앙에는 석고로 된 와룡선생상이 봉안되어 있고, 그 우측에는 관성제군(關聖帝君, 관우) 석고상이 있다. 와룡묘 건물 왼쪽 처마에 연이어서 정사각형 지붕의 종각(鐘閣)이 있다. 그리고 경내에는 와룡묘 외에 단군성전(檀君聖殿), 제석전(帝釋殿), 약사전(藥師殿), 삼성각(三聖閣), 문신각(文臣閣), 요사(寮舍) 등이 있다. 




와룡묘는 1924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1934년에 재건됐고 1976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보수했다. 특이한 것은 제갈량과 함께 단군, 관우, 산신 등을 모시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와룡묘가 중국 도교의 신앙과 한국 토속신앙이 합쳐진, 혼합적 종교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와룡묘 경내에는 각각 다른 높이로 와룡묘, 단군성전, 삼성각이 지형에 맞춰져 자리하고 있다. 와룡묘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기와를 얹은 건물이고 나란히 서 있는 단군성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구조이고 삼성각은 정면 3칸 측면 1칸인 맞배지붕 건물이다. 


와룡묘 내부로 들어가면 2m가 넘는 제갈량과 관우의 석고상이 있다. 또 제사 의식을 위한 대북.소북.종 등 악기들도 갖추고 있다.




관우(關羽)를 모신 사당인 동묘(東廟)가 중국 전통 사당의 형식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와룡묘는 단군성전, 삼성각 등 우리의 전통 민속신앙에 따른 사당들을 같이 모시고 있어 한국적인 사당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매년 음력 6월 24일 와룡선생.관성제군 두 분을 위해 제사를 지내고, 평상시에도 신도들이 치성을 드리기도 한다. 


옛날에는 와룡선생 탄신일과 기일(忌日), 명절에도 제사를 지냈으나 근래에 간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1974년 1월 15일 서울특별시 민속자료 제5호로 지정됐다.




한국의 전통적인 무속에서는 최영이나 임경업처럼 역사적으로 유명한 장군들을 신으로 섬기는 경우가 있는데, 중국의 장군이나 영웅을 신격화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와룡 즉, 제갈량과 관성제군이라 불리는 관우이다.


한국에서 제갈량이나 관우를 신격화하고 사당까지 세우기 시작한 것은 임진왜란 이후부터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1605년 평안도에 처음으로 와룡묘가 생겼고 그 후 전국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런 모습이 나타난 이유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물리치는 데 중국의 도움이 컸고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백성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라고 한다./사진-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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