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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 구석 245] 최초의 서양식 근대교육기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구 배재학당 동관)'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2-14 13:07:24
  • 수정 2024-04-10 22: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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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배재학당역사박물관(구 배재학장 동관)은 1916년 준공해 배재중.고등학교가 1984년 강동구로 이전하기 전까지 교사로 사용한 곳이다. 배재학당은 선교사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가 1885년 8월에 세운 학교로 처음에는 주변의 민가를 사들여 교사(校舍)로 사용했다. 처음에는 영어를 가르친다는 뜻에서 ‘영어학교’로 불리다가, 1886년 고종이 ‘배양영재(培養英材, 훌륭한 인재를 양성함)’의 줄임말인 ‘배재(培材)’라는 교명을 하사하면서 교육기관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해 나갔다.








정동길 로터리에서 러시아대사관을 지나 올라가다보면 붉은 색 벽돌로 지어진 르네상스식 건물인 배재학당 동관이 있다. 규모가 컸을 때는 러시아대사관, 배재공원 그리고 새롭게 들어선 배재빌딩 건물까지 모두 배재학당 자리였다. 처음 2칸짜리 한옥에서 시작한 배재학당은 주변의 한옥과 대지를 구입한 후 1887년 아펜젤러가 새로운 교사를 짓기로 결정하고 전망이 좋은 언덕에 1층짜리 르네상스식 벽돌 건물을 지었다. 1888년 완공된 이 건물은 워렌(Warren)이 감독하고, 일본인 건축가 요시자와 토모타로[吉澤友太郞]가 설계한 것이다. 훗날 이 교사를 헐고 들어선 것이 배재학당 서관(西館)이다.




현재 배재학당 동관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건물은 외장 및 치장 쌓기 벽돌구조가 뛰어나고 정면 현관과 양 측면 출입구의 부재들이 건립 당시의 원형대로 잘 보존되어 있어 한국 근대건축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내부는 크게 1930년대 배재학당을 체험할 수 있는 배재학당 교실체험, 배재학당의 처음을 알 수 있는 배재학당의 태동과 배재의 정신, 우수한 졸업생들을 소개하는 명예의 전당, 배재학당의 초기 학칙.교지.학보.교수진.교육과정 등을 알 수 있는 배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배재학당을 세운 아펜젤러 가족을 소개하는 곳으로 나뉜다.






1885년 배재학당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학교 규모가 매우 작았다. 당시에는 서양 학문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어 학생 모집이 힘들었다. 대부분 며칠 공부하다 도망을 쳐서 처음에는 담배도 공짜로 주고 쌀도 주고, 수업료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노력을 고종에게 인정받아 정식으로 배재학당이라는 이름을 받게 됐다. 또한 졸업생을 나라의 관리로 채용한다는 서명까지 받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때부터는 전국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관리가 되기 위해 배재학당으로 몰려왔다. 고종황제는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학생들의 공부에 필요한 학용품과 수업비를 대신 내주었다고 한다. 박물관 1층에서 고종이 하사한 배재학당 현판을 볼 수 있다. ‘배재학당(培材學堂)’은 '유능한 인재를 교육하는 학당’이라는 뜻이다.




현재의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건물은 배재학당 동관(東館)이었다. 1916년 조선총독부에 고등보통학교 설립인가를 받을 무렵에 신축된 동관은 연면적 1,194.59㎡에 지하실을 포함한 3층 붉은 벽돌 건물로서 6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이때 대리석 머릿돌에는 ‘덕기성취(德器成就) 지능계발(知能啓發)’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즉 ‘덕행(德行)과 기량(器量)을 이루고 지식(知識)과 재능(才能)을 계발하라’는 뜻이었다.




배재학당 동관은 ‘아펜젤러 홀’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배재학당의 첫 교사가 불에 탄 이후에는 배재학당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되었다. 1984년 배재고등학교가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으로 이전할 때까지 학교 건물로 사용되어오다가, 2001년 서울시 기념물 제16호로 지정됐고, 2008년에는 배재학당역사박물관(培材學堂歷史博物館)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이곳에는 설립자인 아펜젤러의 유품을 비롯해 고종(高宗)에게 하사받은 현판(懸板), 시인 김소월 등 배재학당 출신 인재들의 유물들이 함께 전시됨으로써 한국 근대교육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사진-박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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