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슈베르트의 절대적 권위자 이안 보스트리지와 가곡반주의 지존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돌아온다

슈베르트 가곡의 절대적인 권위자,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가곡 반주의 지존으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와 함께 다음 달 10일과 12,그리고 14일 3일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이안 보스트리지 & 줄리어스 드레이크 슈베르트 2019’를 펼친다. 

이번 듀오 리사이틀에서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 전곡을 차례로 준비했다. 슈베르트 해석의 정점에 서 있는 이 두 거장의 특별한 시도는 한국의 관객들에게 큰 감격과 축복의 시간으로 다가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안 보스트리지는 자타공인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다.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에서 철학, 역사학 학위를 받고, 전설적인 리트 전문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권유로 29세의 나이에 정식 데뷔했다. 

타고난 미성과 깊이있는 해석은 그를 단숨에 세계 최고의 리트가수 대열에 올려놓았다. 1996년 그는 데뷔반인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그라모폰 솔로 보컬상을 수상한 이래 그래미상 후보에 무려 15차례나 올랐다. 그는 전문적인 기고와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담아낸 그의 책은 폴 로저러프 쿠퍼 상을 수상했다. 

2016년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됐다. 한국에는 2004년 줄리어스 드레이크와 함께 첫 내한했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지난해 도입한 ‘올해의 음악가’ 제도의 첫 주인공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슈베르트는 31년의 짧은 생애에서 약 600곡의 가곡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가곡집 형태로 출판된 것은 모두 세 작품이다. 작곡 연도를 살펴보면 1823년 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1827년 作 ‘겨울나그네’ 그리고 1828년 作 ‘백조의 노래’ 순이다. 모두 슈베르트가 불치병 판정 이후에 쓴 작품들로, 생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의 삶이 투영돼 있다. 

이번 공연은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하는 2019 서울국제음악제의 신호탄이다. 이안 보스트리지는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서 시냇물이 청년 밀러의 동반자이며, ‘겨울나그네’의 방랑자에게 겨울의 전경은 적대적이다. ‘백조의 노래’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이 세 연가곡집 모두 축제의 주제와 잘 부합된다”면서 선곡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